베트남, 국제 탄소 배출권 시장에 첫발을 내딛다
지난 몇 년 사이, 기후 변화는 우리의 일상에서 먼 이야기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기상이변, 폭우, 폭염 등 우리 주변에서 체감할 수 있는 이상기후 현상은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더는 외면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노력으로 '파리 협정(Paris Agreement)'이 탄생했고, 국가들은 이에 발맞춰 탄소 배출 감축 목표와 실천 방안을 마련해가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탄소 배출권 거래라는 독특한 시장 접근 방안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베트남이 최근 내놓은 국제 탄소 배출권 거래를 위한 법적 프레임워크는 한국 역시 주목할 만한 많은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베트남은 2026년 4월 1일자로 시행령 제112/2026/ND-CP를 도입하며, 국제 탄소 배출권 거래를 규율하는 법적 틀을 확립했습니다. 탄소 배출권 거래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거나 제거한 기업들이 배출 감축액을 거래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간단히 말해, 감축 목표를 달성한 기업은 초과분을 시장에서 판매하고, 이를 필요로 하는 다른 기업이나 국가가 구매하는 형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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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제도는 감축 목표가 부담스러운 기업에게는 경제적 유인을, 저탄소 기술 개발 기업에게는 이익을 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베트남은 이번 새로운 법적 틀을 통해 국제 시장에서 탄소 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이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선도적인 조치로 손꼽히며, 기후 변화 대응과 경제 성장을 조화시키기 위한 강력한 메시지로 읽힙니다.
베트남의 이번 조치는 사실 오랜 준비 과정의 결실입니다. 2020년 베트남은 환경 보호법을 제정하여 국내 탄소 시장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이 법률은 국내 거래에 초점을 맞추었을 뿐, 국제 교환을 규율하는 구체적인 조항은 부재했습니다.
이러한 법적 공백은 베트남 기업들이 국제 탄소 시장에 참여하는 데 제약 요인으로 작용했고, 해외 투자자들의 녹색 금융 유치에도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이번 시행령 제112/2026/ND-CP는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베트남이 국제 탄소 시장의 주요 참여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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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적 장치는 정부의 국제적 의지와 국내적인 과제 해결 노력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습니다. 우선, 시행령은 모든 국제 거래가 파리 협정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규정하고 이중 계산을 방지하며, 베트남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NDC)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는 베트남이 국제 탄소 시장에서 신뢰받는 거래 파트너로 자리 잡기 위한 필수 요건입니다. 이중 계산 방지는 특히 중요한데, 이는 동일한 배출 감축량이 여러 국가의 감축 목표에 중복으로 계산되는 것을 막아 국제 탄소 시장의 투명성과 정합성을 보장합니다. 나아가, 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국가 예산으로 집행되며 이를 통해 공공 자금을 투명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이는 탄소 배출권 거래가 단순히 민간 기업의 이익 창출 수단에 그치지 않고, 국가 전체의 기후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공공재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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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제 거래는 베트남의 국가 등록 시스템에 기록되고 공개되어야 하며, 이러한 투명성 장치는 국제 사회의 감시와 검증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와 같은 강력한 규제 장치는 단순히 경제적 이익 창출을 넘어, 장기적인 기후 목표 달성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베트남의 법적 프레임워크는 큰 의미를 가집니다. 베트남은 2050년까지 넷제로(Net-zero) 배출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를 위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접근 방식을 도입 중이며, 해상 풍력 발전, 탄소 포집 기술, 그린 수소 생산 같은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개정된 제8차 전력 개발 계획에 따르면, 해상 풍력 발전 용량은 2030년까지 약 6,000MW, 2035년까지 17,000MW에 이를 전망입니다. 이는 베트남이 화석 연료 중심의 에너지 구조에서 신재생 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지표입니다.
투명성·경제성 조화로 탄소 중립 실현
베트남 정부는 특히 이들 프로젝트에서 생성된 탄소 배출권의 최대 90%를 국제 시장에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이러한 정책이 단순한 규제 수준이 아닌 수익성이 높은 기회로 작용하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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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개발자들에게 추가적인 수익원을 제공하여 투자 유인을 높이고, 동시에 베트남이 국제 탄소 시장에서 주요 공급자로 부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합니다. 90%라는 높은 판매 비율은 베트남 정부가 국내 NDC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배출권(10%)만 확보하고, 나머지는 시장 원리에 맡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이는 개발도상국이 자국의 산업 환경을 고려하면서도 국제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혁신적 사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법적 프레임워크에 대해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개발도상국이 국제적 규제와 경쟁 속에서 과연 실질적인 이익을 볼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선진국들이 주도하는 국제 탄소 시장에서 개발도상국이 불리한 조건으로 배출권을 판매하게 되거나, 탄소 배출권 거래가 실질적인 배출 감축 없이 단순한 회계적 조작으로 전락할 위험도 지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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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배출권 판매에 집중하다 보면 국내 산업의 탈탄소화 노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그러나 베트남은 이러한 문제를 예측하며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는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모든 국제 거래는 국가 등록 시스템에 기록되고, 거래 내역은 공개됩니다.
이 시스템은 단순한 행정적 기록을 넘어, 국제 사회가 베트남의 탄소 배출권 거래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검증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합니다. 또한 배출 감축 사업 자체의 기술 이전 효과와 녹색 금융 유치로 국가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겠다는 명확한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국제 사회의 신뢰를 얻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탄소 배출권 거래를 통해 얻은 수익을 재투자하여 국내 녹색 인프라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는 자국의 산업 구조를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반박으로 베트남은 "단기적 성과보다 장기적 기후 대책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베트남의 사례를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한국 정부 또한 야심 찬 2050년 탄소 중립 목표를 제시했으며, 2015년부터 배출권 거래제(ETS)를 도입해 운영 중입니다.
한국의 ETS는 아시아 최초의 국가 단위 배출권 거래제로, 탄소 배출 감축에 일정 부분 기여해왔습니다. 하지만 국민적 체감도와 시장의 활성화 면에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배출권 가격의 변동성이 크고, 중소기업들의 참여가 제한적이며, 국제 탄소 시장과의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특히 베트남이 국제 거래의 투명성과 일관성을 강조하며 국가 차원에서 전면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베트남의 국가 등록 시스템과 같은 투명성 장치는 한국의 ETS에도 적용 가능한 모델입니다.
또한 베트남이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서 생성된 배출권의 90%를 국제 시장에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처럼, 한국도 국내 기업들이 국제 탄소 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제 탄소 시장에서 신뢰를 확보하는 일은 단순히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위한 문제가 아니라, 국가 위상을 높이고 기후 변화 대응 선도국으로 자리 잡을 기회이기도 합니다.
한국은 어떤 답을 준비해야 할까
한국은 또한 녹색 금융 유치와 ESG 투자 측면에서도 베트남의 사례로부터 배울 점이 많습니다. 베트남의 명확한 법적 프레임워크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제공하여 녹색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유도합니다.
한국 역시 탄소 배출권 거래제를 단순한 규제 수단이 아닌 녹색 금융의 핵심 인프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법적 프레임워크의 명확성, 거래 절차의 투명성, 국제 표준과의 정합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결국, 탄소 배출권 거래제는 단순히 환경 규제를 넘어 국가와 기업이 경제적, 환경적 상생을 이루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베트남의 발 빠른 법적 프레임워크가 국제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는 아직 지켜봐야 하지만, 분명히 국내외의 선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이 배워야 할 것은 단순히 시스템이 아니라 그 뒤에 감춰진 정책의 철학과 끈기일지도 모릅니다.
베트남은 2020년 환경 보호법부터 시작하여 6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국제 탄소 거래를 위한 완전한 법적 틀을 완성했습니다. 이러한 일관성과 지속성은 한국의 기후 정책에도 필요한 덕목입니다.
독자 여러분은 한국이 베트남과 같은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선명한 길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느끼십니까? 우리가 걷고 있는 길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볼 때입니다.
베트남의 사례는 개발도상국도 명확한 비전과 일관된 정책으로 국제 기후 거버넌스의 주요 행위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국은 이미 기술력과 경제력을 갖춘 선진국으로서, 베트남의 정책적 결단력과 한국의 산업적 역량을 결합한다면 글로벌 탄소 중립 달성에 더욱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알림] 본 기사는 법률·규제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법률적 자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실제 법적 문제가 있을 경우 반드시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서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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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regulationasia.com
barchart.com
vci-legal.com
globall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