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암호화폐 통행료로 제재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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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진형 기자] 이란이 세계 핵심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암호화폐로 통행료를 납부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과의 휴전 국면 속에서도 해협 통제권을 제도화하고, 국제 금융 제재를 회피해 실질적인 국가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평가 후 즉시 비트코인 결제"… 미국의 금융망 우회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유조선에 화물 정보를 사전에 제출하도록 하고, 평가가 완료되면 즉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로 통행료를 낼 것을 통보했다.
이란이 결제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지목한 것은 미국의 환거래 은행 시스템(SWIFT)을 거치지 않아 실시간 동결이나 압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란 석유·가스·석유화학제품 수출업자연합의 하미드 호세이니 대변인은 “평가가 끝나면 선박은 몇 초 안에 비트코인으로 결제해야 한다”며 이는 제재에 따른 추적을 막기 위한 조치임을 시사했다.
■ 혁명수비대가 통행 심사… 우호도 따라 ‘고무줄 통행료’
해협의 실질적 통제권은 이란 정예군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행사한다. 선박 운영사는 IRGC와 연계된 중개자에게 승무원 명단과 화물 명세서 등을 제출해 심사를 받아야 한다. IRGC는 미국이나 이스라엘과의 연관성을 점검해 적성국 선박의 통과를 거부하며, 우호 국가에 대해서는 등급에 따라 통행료율을 차등 부과한다.
통행료는 원유 1배럴당 0.5~1달러 수준으로, 초대형 유조선(VLCC) 한 척당 약 200만 달러(약 3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를 통해 이란이 월간 6억~8억 달러(약 8,800억~1조 2,000억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케슘섬 환전소 설치 및 법제화… ‘해상 톨게이트’ 상설화 우려
이란 의회는 이미 이 같은 ‘호르무즈 해협 관리 계획’을 법제화하며 운영 체계를 공고히 했다. 이란 관세당국은 수납된 암호화폐를 리알화로 환전하거나 해외로 송금하기 위해 케슘섬(Qeshm Island)에 전용 디지털 통화 환전 창구를 설치하는 등 대규모 자금 처리를 위한 인프라까지 구축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이번 조치를 ‘주권 행사’로 규정하고 인프라를 상설화했다는 점에서, 2주의 휴전 기간이 끝난 뒤에도 통행료 징수 체계를 철회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만약 이 체계가 지속된다면 글로벌 해상 요충지에서 암호화폐 인프라가 국가 수익 창출 메커니즘으로 활용된 첫 번째 사례가 될 전망이다. 관련 소식이 전해진 8일 밤, 비트코인 시세는 한때 7만 2,000달러를 돌파하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AI부동산경제신문 | 편집부
이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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