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Water)이 마른 미국, ‘에너지 병목’에 시달리다
디지털 문명의 화려한 외관 뒤에는 냉혹한 물리적 기반이 존재한다. 거대 AI 데이터센터를 돌리려면 천문학적인 전기와 이를 식힐 ‘물’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테크 기업들이 밀집한 미국의 캘리포니아와 텍사스는 현재 심각한 지하수 고갈과 용수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작년 초 LA의 대형 산불이 오랫동안 진압되지 못한 이유도 결국 불을 끌 물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인프라의 노후화와 자원 고갈, 이것이 현재 미국 테크 산업이 마주한 거대한 병목이다.
엔지니어의 국가 vs 변호사의 국가
이병한 교수는 이 차이가 결국 ‘리더십의 성격’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중국(엔지니어의 나라): 덩샤오핑부터 시진핑까지, 중국의 핵심 권력층은 대부분 기술 관료(테크노크라트) 출신이다. 과기부 장관 한 명이 12년 동안 재임하며 일관된 기술 정책을 밀어붙인다. 이들은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공학적 사고로 국가를 경영한다.
미국과 한국(변호사의 나라): 리더십의 주축이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이다. 변호사의 업무 본질은 과거에 일어난 사건의 잘잘못을 따지고 심판하는 것이다. 미래를 설계하기보다 과거의 시비(是非)를 가리는 데 에너지를 쏟는 구조다.
독일이 자랑하던 자동차 산업이 중국의 전기차 공세에 붕괴되는 현상은, ‘과거의 규제’에 머문 법조인 마인드와 ‘미래 표준’을 선점하려는 엔지니어 마인드의 격차가 낳은 결과다.
‘중화 미래주의’에는 있고, 한국에는 없는 것
중국은 무서울 정도로 치밀한 타임라인을 가지고 움직인다.
2025년: 제조 강국으로 도약(이미 달성 중).
2035년: 세계 기술 표준 선점(차이나 스탠더드 2035).
2049년: 건국 100주년, 명실상부한 세계 1위(G1) 등극.

이른바 ‘중화 미래주의’다. 반면 한국은 어떠한가? 당장 오늘의 정쟁에 매몰되어 20년, 30년 뒤의 국가 비전은 실종된 상태다. 5년 단임제 아래서 부처 이름은 수시로 바뀌고, 정책의 일관성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인 2048년에 우리는 어떤 나라가 되어 있을지, 그 청사진조차 제대로 그려본 적이 있는가.
이제는 ‘미래를 설계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기술이 표준이 되고 에너지가 권력이 되는 시대, 과거를 심판하는 잣대만으로는 거대한 문명의 파고를 넘을 수 없다. 중국이 장기 비전을 초과 달성하며 우리 턱밑까지 쫓아온 지금, 한국에 필요한 것은 정쟁의 기술이 아니라 미래를 구축하는 ‘설계의 기술’이다.
‘디지털삼국지’에서 우리가 들러리가 되지 않으려면, 우리 역시 100년을 내다보는 긴 호흡의 국가 설계도를 다시 그려야 한다.

연재 中 ↆ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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