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주택자 ‘급매’ 멈추고 관망 정부 규제 완화에 시장 판도 흔들렸다
“팔지 않아도 된다” 양도세 유예 확장에 부동산 시장 ‘숨 고르기’
세금보다 타이밍 택한 다주택자 한 달 유예에 매물·가격 동시 요동
이재명 대통령, 양도세 중과 유예 기준 ‘허가 신청’까지 확대 지시 매물 증가 기대 속 시장 혼선 우려도 제기
다주택자들이 서둘러 집을 처분하던 흐름이 멈췄다. 정부가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기준을 완화하면서 시장의 시간표가 다시 짜이고 있다. 매물 증가 기대와 가격 반등 조짐이 동시에 나타나며 부동산 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기준을 한층 완화하는 방안을 지시했다. 오는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 ‘완료’가 아니라 ‘신청’만 해도 중과를 피할 수 있도록 하라는 취지다.
이는 시장의 숨통을 틔우기 위한 조치다. 기존에는 계약과 잔금 일정에 쫓겨 매물을 급하게 처분해야 했지만, 이제는 일정에 여유가 생겼다. 다주택자들이 ‘급매’ 대신 관망으로 돌아서는 배경이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4월 중순 이후 매각이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기준 완화를 주문했다. 동시에 1주택자 역시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매각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허가 후 4개월 내 실거주’ 의무가 매물 출회를 막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다주택자에게는 일부 완화가 적용됐지만, 1주택자는 규제가 유지됐다. 그러나 정부는 현재 시장 상황에서 수요 자극보다 공급 확대 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
정책의 핵심은 공급 확대다. 다주택자뿐 아니라 임대사업자와 비거주 1주택자까지 매물 출회를 유도해 시장의 ‘매물 잠김’을 막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시장은 이미 변화를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달 급증했지만 최근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열흘 사이 약 3000건이 줄었고, 강남성동 광진 등 주요 지역에서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시장이 다시 균형점을 찾고 있는 흐름이다.
가격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용산구와 동작구는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 전환했다. 서초 송파구 역시 낙폭을 줄이며 반등 신호를 보였다.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도 최근 상승 폭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정부가 기준을 ‘잔금→계약→허가 신청’으로 잇달아 완화한 것은 거래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허가 절차에 최대 3주가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기준은 사실상 거래를 제한하는 장벽으로 작용했다.
다만 정책 변경에 따른 혼선도 적지 않다. 불과 두 달 사이 기준이 바뀌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지적이다. 일정에 맞춰 움직이던 실수요자들이 오히려 혼란을 겪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매물 증가를 유도할 것으로 본다. 한 달의 유예 기간이 확보되면서 매도자들이 다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중장기 흐름은 보유세 정책 방향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시장은 다시 선택의 기로에 섰다. 팔 것인가, 버틸 것인가.
지금 이 순간, 다주택자의 판단 하나가 시장의 방향을 바꾸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