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정책, 한국 독자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정책을 둘러싼 논쟁이 2026년 4월 현재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평화를 위한 단호한 선택이라는 옹호론과 도덕적 질서를 파괴하며 혼란을 심화시킨다는 비판론이 극명하게 대립하면서, 한국 독자들에게도 중요한 외교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러한 논쟁은 단순히 미국과 중동 간의 문제를 넘어서, 한국이 직면한 지정학적 도전과 미래 외교 정책 방향에 대한 함의를 함께 고민할 대상으로 만든다. 2026년 4월 초 현재, 이란과 이스라엘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디언은 4월 3일자 칼럼에서 트럼프를 '노쇠한 가부장이 부패한 질서를 이끌고 있다'고 표현하며, '트럼프 팀이 이란에 대한 끊임없는 전쟁을 벌이면서 복음주의 민족주의자들이 우리가 한때 가졌던 모든 도덕적 세계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특히 4월 4일자 후속 칼럼에서는 '트럼프가 이란에 대한 언어에서 노골적인 악랄함(unabashed viciousness)을 사용하고 있다'며 그의 언행이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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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비판의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수년간 취해온 일련의 강경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2018년 트럼프 정부는 이란 핵합의(JCPOA)를 일방적으로 탈퇴하며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 전략을 통해 경제 제재를 강화했다. 2020년 1월에는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었던 거셈 솔레이마니를 바그다드 공항에서 드론 공격으로 제거하는 초강경 조치를 취했다.
당시 이 사건은 미국과 이란 간 전면전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국제적 충격을 가져왔다. 2026년 현재까지도 트럼프는 이러한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 진보 진영의 주장이다. 가디언은 4월 4일 또 다른 기사에서 '아이들이 중동 전쟁의 위기로 내몰렸다(children middle east war crisis)'고 보도하며, 전쟁과 혼란으로 인해 수많은 어린이와 평범한 중동 시민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점을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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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이스라엘 간 갈등, 예멘 내전의 지속, 시리아 난민 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중동 전역의 민간인, 특히 아동들이 극심한 인도적 재난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수 성향의 내셔널 포스트는 전혀 다른 렌즈로 트럼프의 중동 정책을 바라본다. 저명한 칼럼니스트 콘래드 블랙은 자신의 칼럼에서 '트럼프 덕분에 중동이 평화의 문턱에 있다(Middle East is on the brink of peace thanks to Trump)'고 역설하며, 트럼프의 단호한 조치가 역내 적대 세력을 제압하고 '온건한 순환(benign cycle)'을 가져와 평화 구축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블랙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동맹 구축 전략, 특히 아브라함 협정을 통한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 간의 관계 정상화가 중동의 새로운 안보 구조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강조한다. 블랙의 주장에 따르면, 이란에 대한 제재와 군사적 압박은 이슬람 국가(IS)와 같은 극단주의 세력을 억제했으며, 이란의 지역 패권 확장 야욕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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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트럼프의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란 정권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고 지역 안정화를 위한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시각은 워싱턴 포스트 4월 2일자 논설에서도 부분적으로 공명하는데, 해당 기사는 '트럼프가 이란과의 전쟁을 위한 주장을 펼치려고 시도한다(Trump Iran war case)'는 제목으로 트럼프의 전쟁 정당화 논리를 소개하면서도, 그의 전략이 일정한 억제 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도 함께 제시했다.
중동의 불안정성, 한국 경제와 국제 정세에 미치는 영향
한국 독자로서 우리는 이 논쟁에서 국제 사회의 중요한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은 단순히 전쟁과 외교의 문제를 넘어 글로벌 경제에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 2025년 기준 원유 수입의 약 68%를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UAE, 쿠웨이트, 이라크가 주요 공급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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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국제 유가는 급등하며, 이는 국내 기업과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충격을 준다. 실제로 2020년 1월 솔레이마니 제거 직후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고,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시에는 중동 원유 공급 불안 우려와 맞물려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에너지 원가 상승은 곧바로 제조업 원가 증가, 운송비 상승,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며, 이는 한국 경제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킨다.
2026년 현재도 중동 정세 불안이 지속되면서 국제 유가는 배럴당 85달러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으며, 환율 변동성과 금융시장 혼란도 함께 커지고 있어 더욱 세밀한 대응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한국은 중동의 불안정성을 활용하거나 극복해야 할 때가 많았다. 1973년 제1차 오일 쇼크를 겪은 뒤, 한국은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에 걸쳐 중동 건설 붐을 통해 경제적 돌파구를 마련했다.
당시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 한국 기업들의 중동 진출은 외화 획득과 건설 기술 향상에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1970년대 후반 한국의 중동 건설 수주액은 연간 100억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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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험은 한국이 중동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포착하고 경제적 이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2026년 현재 상황은 1970-80년대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중동에서 일어나는 지정학적 갈등이 점점 더 예측 불가능하고 다층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과거와 같은 단순한 경제적 기회 포착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란의 핵 개발 문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장기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종파 갈등, 예멘 내전, 시리아 재건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어느 한 국가나 세력의 정책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구조적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한국의 입장에서 중동 갈등은 외교적으로도 큰 함의를 갖는다.
미국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 중 하나이며, 한미동맹은 한반도 안보의 핵심 축이다. 따라서 미국의 대외정책 방향에 어느 정도 동조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제약이 존재한다.
하지만 최근 중동에서의 미국의 공세적 정책은 일부 동맹국들 사이에서도 우려를 낳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은 중동에서의 군사 개입 및 경제적 제재에 대해 미국과는 다소 다른 유연한 대응 방안을 선택하며, 이란과의 전통적 우호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지 않는 선에서 자국의 에너지 안보 이익을 조율하고 있다.
한국 역시 이에 따라 동맹 관계 유지와 자국 이익 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2019년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에서 한국은 미국의 요청과 이란과의 관계, 자체 안보 이익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독자적인 '청해부대 파견 확대' 방식으로 대응했던 바 있다. 2026년에도 유사한 외교적 딜레마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으며, 한국은 미국 중심의 안보 체제와 중동 에너지 안보, 그리고 자체 외교적 자율성 사이에서 정교한 균형을 찾아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미래를 위해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들
국제 정세 전문가들은 한국이 중동 문제에 더욱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울대 국제대학원의 한 중동 전문가는 "중동의 위기는 갑작스러운 지정학적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한국같이 에너지 의존도가 높고 중동 시장에 상당한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진 국가들은 치밀한 리스크 분석과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현대자동차는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에서 2025년 기준 약 12%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중동 가전 시장 점유율도 20%를 상회한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도 중동 지역에서 석유화학 합작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중동 정세 불안은 한국 주요 기업들의 사업 환경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한국은 중동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에서 균형 잡힌 접근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한국의 주요 에너지 공급국이자 방산 수출 대상국이며, 동시에 이란도 역사적으로 한국과 경제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국가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인해 한국은 이란과의 경제 관계를 대폭 축소했지만, 향후 정세 변화에 따라 관계 재정립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한다는 전략적 고려가 필요하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정책은 평화와 위기 사이에서 극명하게 엇갈린 시각을 던지고 있다.
가디언이 지적하는 '도덕적 세계 질서의 파괴'와 콘래드 블랙이 주장하는 '평화의 문턱'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평가는, 국제 정치의 복잡성과 다층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한국 독자들에게 중요한 질문은 '이 경험에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고, 어떤 준비를 할 것인가'에 있다.
2026년 현재 한국은 미중 갈등, 북한 핵 문제, 공급망 재편이라는 다중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여기에 중동 정세 불안까지 겹치면서 외교안보 환경의 복잡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향후 국제 정세에서는 중동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상호 연결성을 깊이 이해하고, 다가올 위기에 대비할 종합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에너지 안보 다변화, 외교적 자율성 확보, 경제 이익과 안보 가치의 균형, 인도주의적 책임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전략적 사고가 요구된다.
이제는 단순히 주변 강대국의 외교를 관전하는 수동적 시각을 넘어서, 한국이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는 길을 깊이 고민할 시점이다. 트럼프의 중동 정책이 희망인가 혼란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 열려 있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이 이 질문을 남의 일이 아닌 우리 자신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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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theguardian.com
nationalpost.com
ashingtonpos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