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경지가 있다. 거대한 건물의 외벽을 타고 내려오며 세월의 때를 벗겨내고, 거친 공사 현장을 비로소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준공 청소'의 세계가 그렇다. 경기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명품환경의 고경숙 대표는 이 험난한 현장에서 16년째 '명품'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고 대표의 이력은 이색적이다. 강남성모병원에서 8년간 근무하던 전문 인력이었던 그는 결혼과 함께 퇴사한 후, 가계 상황이 어려워지자 생소한 청소업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막막하고 고된 도전이었지만, 평소 청소를 즐기던 그의 꼼꼼함은 곧 강력한 무기가 됐다. "상황이 어려워 시작한 일이었지만, 이제는 제 선택이 옳았음을 확신한다"는 그는 청소를 단순한 노동이 아닌 하나의 '특기'이자 '예술'의 단계로 끌어올렸다.
현장에서의 활약은 눈부시다. 5년 전 일주일간 매달렸던 인천 가천대학교 외벽 청소는 지금도 잊지 못할 기억이다. "지저분하던 건물이 아수라 백작처럼 반은 때가 벗겨지고 반은 깨끗해지는 과정을 지켜보며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는 고 대표, 작년 안성 바우덕이 축제를 앞두고 바닥 벽돌을 하나하나 며칠간 닦아내며 성공적인 축제의 밑거름을 자처했던 일화 역시 그의 완벽주의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재 명품환경은 학교, 공장, 상가, 사무실 등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난도 준공 및 외벽 청소 전반을 수행하고 있다. 건설사와 인테리어 업체들이 먼저 그를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 집처럼 닦는' 그의 진심을 알기 때문이다. 대외적으로는 비즈니스 네트워크인 BNI 회원으로도 활발히 활동하며 경영인으로서의 보폭도 넓히고 있다.
고 대표의 시선은 이제 건물의 외벽을 넘어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으로 향한다. 그의 최종 목표는 사업을 키워 소년소녀가장을 돕는 장학재단을 설립하는 것이다. "현장에서 정직하게 땀 흘려 번 돈으로 청소년들의 꿈을 지켜주고 싶다"는 고 대표의 말에서, 건물의 때를 벗겨내는 것만큼이나 맑고 투명한 진심이 느껴졌다.
땀방울로 세상을 닦아내는 고경숙 대표. 그의 손길이 머무는 곳마다 공간은 새 생명을 얻고, 그의 꿈이 머무는 곳마다 미래의 희망이 자라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