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닥인가, 더 떨어지나”…서울 아파트 시장, 매도자·매수자 ‘극한 눈치싸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앞두고 거래 절벽…강남권은 버티기, 중저가는 실수요 유입
서울 아파트 시장이 다시 갈림길에 섰다. 다주택자 매물 출회를 둘러싸고 매도자는 “지금이 바닥”이라며 버티기에 들어갔고, 매수자는 “더 떨어져야 산다”며 관망세를 강화하고 있다.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시한이 다가오면서 시장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다주택자 매물을 둘러싼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인식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매도자는 추가 하락을 부정하며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다. 반면 매수자는 최소 1억 원 이상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매수 시점을 늦추고 있다.
서울 마포구 한 공인중개업소에는 특정 단지의 가격이 20억 원 수준까지 내려가면 연락해 달라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호가보다 큰 폭의 하락을 전제로 한 ‘대기 수요’다. 강동구와 송파구 일대 중개업소 역시 “문의는 늘었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급매물 소진 이후 거래가 급격히 위축된 모습이다.
시장 변수는 분명하다. 다주택자가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면 오는 5월 초까지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 절차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4월 중순이 매도 시한의 마지노선이다. 이 기간 동안 가격 격차가 좁혀질지가 시장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서울 아파트값은 겉으로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3월 넷째 주 기준 상승률은 0.06%로, 8주 만에 상승폭이 확대됐다. 그러나 이는 외곽 지역의 실수요 유입 영향이 크다.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와 용산은 여전히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가격 조정이 먼저 시작된 강남권에서는 매도자의 버티기가 두드러진다. 서초구 반포동 일대는 고점 대비 수억 원이 하락했음에도 추가 인하에는 소극적이다. 일부 중개업소에서는 “이 수준 이하라면 차라리 매물을 거둔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송파와 강동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일정 수준 이하 가격에서는 매도 의지가 급격히 약해진다. 고가 아파트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뚜렷하다.
반면 매수자의 시선은 더욱 냉정해졌다. 과거 급매로 여겨지던 가격도 이제는 매력적인 수준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일부 지역에서는 “현재보다 수억 원 더 내려야 거래가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시장 기대치 자체가 한 단계 내려간 셈이다.
가격 협상 역시 제한적이다. 실제 거래에서는 수천만 원 수준의 조정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간극이 쉽게 좁혀지지 않는 이유다.
다만 시장 전반이 얼어붙은 것은 아니다. 20억 원 이하 중저가 구간과 소형 평형에서는 실수요가 유입되며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대출이 가능한 가격대라는 점이 수요를 지탱하는 핵심 요인이다.
노원구 등 중저가 지역은 오히려 상승 흐름을 보인다. 일부 단지는 연초 대비 1억 원 이상 가격이 오르며 회복세를 나타냈다. 실거주 목적의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시장 방향을 가를 또 다른 변수는 세금이다. 양도세뿐 아니라 보유세 부담도 커지고 있다. 공시가격 상승과 현실화율 인상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세 부담 확대가 예고된 상황이다.
전문가 의견은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이미 급매물이 상당 부분 소화된 만큼 추가 하락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본다. 보유세 부담이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세 부담 증가가 추가 매물 출회를 유도해 가격 하락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고가 주택 시장에서 조정 폭이 확대될 가능성을 제기한다.
결국 서울 아파트 시장은 현재 ‘버티는 매도자’와 ‘기다리는 매수자’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지 못한 채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다.
4월 중순, 그리고 5월 초. 이 두 시점을 지나며 어느 한쪽이 먼저 움직일지에 따라 시장의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