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규제,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은 급속한 발전을 거듭하며 사람들의 일상과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편의와 장점은 이미 우리 일상 속 깊숙이 스며들었지만, 이와 동시에 그 기술적 잠재력이 불러올 위험 역시 커다란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AI 기술의 혁신을 장려하면서도 동시에 철저한 거버넌스를 통해 사회적 문제를 방지해야 한다는 논의가 국제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제는 특히 AI 강국으로 자리 잡아가는 한국에서 더욱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과제일 것입니다. 글로벌 미디어들은 AI 거버넌스를 둘러싼 상반된 시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진보적 성향의 매체들은 AI 규제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들은 딥페이크 기술, 자율 무기 개발, 그리고 대규모 일자리 대체의 위험성을 언급하며 AI 기술이 인류에게 안전하고 윤리적인 방식으로 통제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특히 독립적인 감독 기구를 설립하여 국제적으로 구속력을 갖춘 조약을 만들어야 한다며 다자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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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규제는 AI 기술이 사회에 부여한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인간의 가치를 중심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전문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반면 시장 중심적 시각을 가진 매체들은 이러한 규제가 지나치게 엄격해질 경우 AI 기술 혁신에 대한 잠재력을 억제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를 나타냅니다. AI는 의학, 환경 보호 및 생산성 향상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 발전을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에, 산업 주도로 표준을 마련하고 유연한 규제 샌드박스를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러한 관점은 시장 친화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다국적 기술 경쟁력을 보호하고, 권위주의 국가가 규제를 악용해 자유로운 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글로벌 AI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전 세계 AI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5,000억 달러에서 2030년 1조 5,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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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생성형 AI 시장은 연평균 42%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산업 전반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급속한 성장은 규제의 필요성과 동시에 과도한 규제가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은 AI 기술 개발과 활용에서 글로벌 강국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한국의 AI 산업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8조 원에서 2027년 20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정부는 산업계와 협력하여 AI 기술 연구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이어왔고, 한편으로는 이를 윤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법적 틀을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0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사람이 중심이 되는 인공지능 윤리기준'은 인간 존엄성, 사회의 공공선, 기술의 합목적성이라는 3대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한국의 AI 기술 진흥을 위한 고민
그러나 AI의 급속한 발전 속도는 기존 규제와 관리 시스템의 유효성을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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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AI 기반의 딥러닝 기술을 통해 생성된 콘텐츠가 저작권 문제를 야기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4년 미국에서 뉴욕타임스가 OpenAI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은 생성형 AI가 기존 저작물을 학습 데이터로 사용하는 것의 법적 정당성에 대한 중요한 논쟁을 촉발했습니다.
한국에서도 2025년 초 여러 출판사와 언론사들이 AI 기업들의 무단 콘텐츠 학습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AI 규제 및 진흥 정책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2023년 정부는 '인공지능 기본법' 제정을 추진하며 AI 안전성 평가, 고위험 AI 시스템 관리 등의 내용을 담았으나, 산업계의 규제 부담 우려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법안의 한계로 인해 여전히 국회에서 논의 중입니다. 카이스트 AI 정책연구센터 김진형 소장은 "한국은 AI 기술 강국으로서 기술 발전과 사회적 안전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세밀한 관리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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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단순히 국내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거버넌스 논의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AI 규제의 필요성에 대한 반론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기술 산업계는 지나치게 높은 규제가 오히려 AI의 혁신을 저해할 가능성을 경고합니다. 한국인공지능협회가 2025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AI 스타트업의 73%가 과도한 규제가 기업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한국 역시 인공지능 개발이 국가 경제를 이끌어갈 중요한 분야로 자리 잡고 있기에 규제의 강도와 방향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네이버 AI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국내 AI 업계는 아직 성장 단계에 있는 만큼, 정부가 과도한 규제를 통해 성장의 가능성을 제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정부는 기술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규제가 혁신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국제적인 AI 거버넌스 논의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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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많은 국가, 특히 EU와 미국은 AI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EU는 2024년 3월 세계 최초로 포괄적인 'AI 법안(AI Act)'을 최종 승인했으며, 이는 AI 시스템을 위험도에 따라 분류하고 고위험 AI에 대해서는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미국은 2023년 10월 바이든 대통령이 AI 안전성과 보안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연방 차원의 AI 거버넌스 체계를 강화했습니다. 한국은 기술 강국으로서 이러한 논의에서 선도적인 목소리를 내야 할 위치에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AI 정책 이니셔티브의 이준영 교수는 "한국은 국제 AI 규칙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기술적 강점을 활용해 중재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한국은 2024년 5월 영국, 싱가포르와 함께 'AI 서울 정상회의'를 개최하며 AI 안전성에 대한 국제 협력을 주도한 바 있습니다.
이 회의에서는 28개국 정부와 주요 AI 기업들이 참여하여 AI 안전 연구, 위험 평가, 투명성 제고 등에 대한 공동 선언을 채택했습니다. 한국이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함으로써 자국 내 규제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세계적 논의 속에서 한국의 역할은?
향후 한국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첫째, 우선적으로 국내 규제 시스템 내 디지털 거버넌스를 강화하여 국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예를 들어 딥러닝 기술 사용에 따른 데이터 윤리 문제를 상세히 논의하고, 이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기술 표준을 제정하는 노력도 시급합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25년 'AI 개인정보 보호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AI 시스템이 개인정보를 처리할 때 준수해야 할 원칙을 제시했으나, 이를 법적 구속력 있는 규제로 발전시키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둘째, 한국은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규제와 동시에 혁신을 촉진하는 균형적 접근 방식을 마련해야 합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적절한 수준의 규제는 오히려 신뢰를 높여 AI 산업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영국의 '규제 샌드박스' 모델이나 싱가포르의 '검증된 AI 거버넌스 프레임워크'처럼,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안전성을 확보하는 유연한 접근법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제적인 협약 논의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기술 진흥과 사회적 안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한 모범적인 규제 모델을 제안해야 할 것입니다.
OECD AI 원칙, UNESCO AI 윤리 권고안 등 국제 기준 수립 과정에 한국의 경험과 관점을 적극 반영하고, 특히 중소·중견 AI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비례적 규제 원칙을 국제사회에 제안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물음은 아직 명확히 답변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미래를 주도하는 힘은 기술뿐만 아니라 그 기술을 다루는 규제와 윤리적 책임에서 나온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현재 한국은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할 중요한 기로에 서 있으며, 그 선택은 국가의 기술적 미래뿐 아니라 전 세계의 AI 거버넌스 방향에까지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한국이 기술 혁신과 사회적 책임 사이의 균형을 찾아내는 모범 사례를 만들어낸다면, 이는 다른 국가들에게도 중요한 참고점이 될 것입니다.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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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nytimes.com
sj.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