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신뢰도, 고립주의 속으로
최근 발표된 2025 에델만 신뢰도 지표(Edelman Trust Barometer) 조사 결과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심각한 신뢰 문제를 보여준다. 에델만 신뢰 연구소(Edelman Trust Institute)가 2025년 10월 25일부터 11월 16일까지 전 세계 28개국 3만 3,9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특히 한국 응답자 중 74%는 자신과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한국 사회가 사회적 신뢰를 크게 상실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이를 '고립의 시대'로 진입하는 신호로 파악한다.
이러한 신뢰도 문제는 단순히 개인 간의 상호작용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모든 영역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고립주의적 사고방식이 경제적 민족주의의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졌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37%는 "국내에서 영업하는 해외 기업의 수를 줄여야 한다"고 응답해, 경제적 자립에 대한 요구가 일부 국민들의 신뢰 부족과 결합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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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경제적 관점에서도 타인과의 연결보다 자국 중심의 사고가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같은 경제적 민족주의는 국내 경제를 단기적으로 보호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제적 협력과 산업 경쟁력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공급망과 국제 분업이 심화된 현대 경제 체제에서 폐쇄적 경제 정책은 기술 혁신의 속도를 늦추고 시장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신뢰 부족은 특정 기관에 대한 불신으로도 나타난다.
이번 조사는 응답자의 52%가 정부와 기업이 공공의 이익보다는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작동한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고립적 사고 집단에서 이러한 불공정 인식은 개방적 사고 집단보다 4%포인트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일반적인 사회적 불신이 특정 집단과 공공 기관에 대한 불신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장성빈 에델만 코리아 대표는 "단순한 불신을 넘어선 고립이 사회적 합의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국가 경쟁력을 저해한다"고 경고하며, "사회 전반에 만연한 불신이 단순히 개인적 대립으로 끝나지 않고, 모두가 참여해야 할 공공 영역과 제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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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다른 가치관을 가진 리더에 대한 신뢰 부족은 제도적 리더십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조사에 따르면, 가치관이 다른 리더가 기관을 이끄는 경우 해당 기관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응답은 기업에서 40%, 정부에서 39%로 나타났다. NGO(35%)와 미디어(27%)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이는 사회적 고립이 기관 전반의 리더십 신뢰를 무너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도적 기반이 취약해지고 권위가 약화될 때, 사회적 안정성과 경제적 성장 가능성이 함께 저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현상은 우려스럽다. 리더십에 대한 신뢰는 조직의 효율성과 직결되며, 이는 곧 국가 경제의 중요한 동인인 일자리 창출, 외국인 투자 유치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사회적 불신과 경제적 민족주의의 연결고리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한국 사회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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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델만 코리아의 장성빈 대표는 '신뢰 연결'이라는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이제는 차이를 없애려 하기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는 '신뢰 연결'이 기업과 정부의 필수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뢰는 단순히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자본으로서 공공 및 사적 영역 모두에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기업과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는 정책 설계부터 실행 및 평가까지 신뢰가 핵심 가치로 자리 잡을 때 가능하다. 신뢰 연결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필요하다.
우선 기업과 정부는 투명한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공공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정책 수립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결정의 근거를 명확히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미디어와 NGO는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정보 제공을 통해 사회적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개인 차원에서도 자신과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의 대화를 회피하지 않고,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공통점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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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의 경제적, 사회적 현실에 대한 경고로 해석된다. 신뢰 없이 경제적 협력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고립주의적 사고는 한국 경제가 더 큰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잃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기술 혁신이나 새로운 시장 진출에서 해외 협력은 필수적이다. 인공지능,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는 경쟁력의 핵심 요소다. 이를 간과한 채 고립적 경제를 추구한다면 결과는 폐쇄성과 혁신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해외 기업과의 협력을 제한하고 국내 시장만을 고집한다면, 기술 발전의 속도가 늦어지고 글로벌 표준에서 뒤처질 위험이 있다.
해법은 무엇인가, 신뢰 연결의 역할
2025 에델만 신뢰도 지표가 밝힌 한국 사회 내의 깊어지는 불신과 분열은 경제 및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자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74%의 국민이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은 단순한 통계 수치를 넘어, 사회 구성원 간의 소통과 협력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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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불신의 벽이 높아질수록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는 더욱 요원해진다. 결론적으로, 2025 에델만 신뢰도 지표는 한국 사회가 신뢰의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이 위기가 계속된다면 한국 경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장기적인 발전 가능성을 방해받을 수 있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은 신뢰를 기반으로 한 협력과 포용의 문화를 구축해야 하며, 개인 역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사회적 신뢰 구축에 직접 참여해야 할 것이다. 신뢰는 단순한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지속 가능하고 번영하는 사회를 위한 핵심 기둥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에델만 신뢰 연구소가 전 세계 28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되는 신뢰 위기의 일부임을 시사한다.
하지만 한국의 74%라는 수치는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이는 한국 사회가 특히 심각한 신뢰 문제에 직면해 있음을 나타낸다. 이제는 구체적인 행동과 실천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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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vertexaisearch.cloud.googl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