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올해 제7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래 경쟁력 확보와 대규모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현금 보유액을 현재 12조 7000억 원에서 100조 원 이상으로 크게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곽노정 대표는 “글로벌 톱티어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한층 강화된 재무 건전성이 필수적”이라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및 미국 인디애나 첨단 패키징 공장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며 충분한 현금 준비를 강조했다. 이 같은 전략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둔 상황에서도 주주환원보다는 투자에 집중하려는 경영진의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주주환원 확대 요구 속, 재무 건전성 우선 전략 견지
그러나 일선 주주들 사이에서는 기업의 막대한 현금 보유 계획에 대해 “주주환원에 소홀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주주는 “수익은 크게 내면서도 100조 원 이상 자금을 쌓아두는 것에 대해 의문”이라며 대주주 위주의 경영을 우려했다.
곽 대표는 이에 대해 지난해 주당 1500원의 추가 배당과 14조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는 노력을 했음을 설명하며, 반도체 업종 특성상 안정적인 재무구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주가가 고가인 점을 고려해 액면분할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미국 ADR 상장 추진 및 AI 사업 확장 계획 밝혀
아울러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로 상장 신청서를 제출하고 미국 ADR 시장 상장을 추진 중임을 밝혔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AI 메모리 선도 기업으로서 적절한 기업 가치를 평가받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더불어 미국 내 ‘AI 컴퍼니’ 설립 계획도 함께 공개해,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AI 데이터센터 생태계에서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확장하고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한편,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에 대해 곽 대표는 올해 HBM 출하량이 전년과 유사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상반기에는 HBM3E가, 하반기부터는 후속 모델인 HBM4가 시장에서 점차 비중을 높일 것임을 밝혔다.
또한, 주요 빅테크 고객사와의 장기공급계약(LTA)에 대해서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선별적 체결’ 전략을 유지하며 고객 관계와 비즈니스 가치 등을 종합 고려해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제78기 재무제표 승인과 정관 변경,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그리고 자본준비금 일부 감액을 통한 이익잉여금 전입안 등 주요 안건들이 80~90%대 찬성률로 원안 가결되었다. 이번 자본준비금 감액 조치는 향후 배당 여력 확대를 위한 재원 마련 차원에서 이뤄졌다.
종합하면 SK하이닉스는 향후 글로벌 경쟁 심화에 대비해 투자를 강화하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재무 안정성 확보에 무게를 두는 한편, 미국 시장 진출과 AI 생태계 확장에도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주주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