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 공습의 국제법적 쟁점
2026년 3월 초,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습을 단행하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지정학적 충돌을 넘어, 국제법 준수와 일방적 군사 행동의 정당성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근본적 논쟁을 재점화했습니다.
특히 이번 작전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사전 승인 없이 진행되면서, 국제법 전문가들과 외교 안보 학자들 사이에서 격렬한 찬반 논쟁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복잡한 안보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한국 사회에 이러한 국제 사건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이는 현대 국제질서의 본질, 강대국의 힘의 정치, 그리고 중견국의 역할이라는 주요 이슈들에 대해 깊은 성찰을 요구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번 공습의 국제법적 정당성과 도덕적 방어 가능성에 대한 양극화된 시각입니다. 진보적 성향의 국제법 석학들은 이번 공습이 국제법적으로 타당하지 않으며, 도덕적으로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강력히 주장합니다.
특히 Project Syndicate에 2026년 3월 8일 게재된 Gareth Evans의 칼럼 'What would make an illegal war morally defensible?'는 이러한 비판적 시각을 잘 대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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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호주 외교장관이자 국제위기그룹(International Crisis Group) 전 총재인 Evans는 "국제법상 불법인 전쟁이 도덕적으로 방어될 수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전제하며,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은 이러한 예외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단언했습니다. 그는 유엔 헌장이 자위권과 안보리 승인이라는 두 가지 예외를 제외하고는 무력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이란이 즉각적이고 명백한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공습은 자위권 행사로 볼 수 없다"고 체계적으로 분석했습니다.
Evans는 특히 강대국들이 국제법을 경시하는 광범위한 경향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중견국들이 이러한 불법 행위에 대해 단합된 반발을 조직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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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국제사회의 규범과 제도가 일부 강대국의 편의에 따라 무시될 때, 전체 국제질서의 정당성이 훼손된다"며, "캐나다, 호주, 한국과 같은 중견국들이 국제법 준수를 강력히 요구하고, 유엔 시스템을 통한 다자주의적 해결을 옹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법률적 논쟁을 넘어, 힘의 논리가 아닌 규칙 기반 국제질서(rules-based international order)의 미래를 위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반면, 보수적 성향의 전문가들과 논객들은 이번 공습의 전략적 필요성과 정당성을 강력히 옹호합니다.
The Wall Street Journal 편집위원회는 이란의 지속적인 핵 개발 프로그램과 지역 내 대리 세력을 통한 불안정화 활동을 지적하며, 선제적 군사 행동의 불가피성을 주장해왔습니다. 특히 RealClearPolitics에 게재된 Hoover Institution의 Peter Berkowitz의 칼럼 'U.S.-Israel Joint Action Against Iran Is Just and Necessary'는 이러한 보수 진영의 논리를 명확히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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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kowitz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임박한 상황에서,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 공격은 국제법의 엄격한 해석을 일시적으로 넘어설 수 있다"고 주장하며, "자위권은 공격이 발생한 후에만 행사될 수 있다는 제한적 해석은 핵 시대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역설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원천 자료는 J.D. Vance 현 부통령이 2023년 Wall Street Journal에 기고한 글이 최근 재조명되고 있다고 언급합니다.
Vance는 당시 상원의원으로서 "미국의 국익을 위협하는 적대 세력에 대해서는 다자주의적 합의를 기다리기보다 단호한 일방적 행동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는 현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대외 정책 기조와 일맥상통합니다. 이러한 보수 진영의 시각은 국제법과 다자주의보다는 국가 주권과 실질적 안보 이익을 우선시하는 현실주의적 접근을 대변하며, 국제사회의 합의 도출이 느리고 비효율적일 때 일방적 행동도 불사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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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긴장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
이처럼 진보와 보수 진영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중동 정세를 면밀히 주시해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중동 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국가입니다. 한국석유공사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의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2022년 기준 전체 원유 수입량의 약 60%를 중동 지역에서 조달했으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이 주요 공급국입니다.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격화되고 호르무즈 해협 등 주요 해상 수송로가 위협받을 경우, 국제 원유 가격의 급등은 물론 공급 차질로 인한 에너지 안보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 시마다 국제 유가는 큰 폭으로 요동쳤으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습니다. 중동 정세의 불안정은 단순히 에너지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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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긴장이 역내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대립은 직간접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예멘 등 주변국들의 복잡한 종파적·정치적 갈등과 얽혀 있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이 지역은 대리전, 테러, 내전 등 다층적 분쟁의 중심지였으며, 강대국들의 개입은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지역적 불안정은 한국의 외교적 부담을 가중시킵니다. 한국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 기구에서 중동 문제에 대한 입장을 표명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으며, 이는 미국과의 동맹 관계, 중동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 그리고 국제법 준수라는 원칙 사이에서 섬세한 균형을 요구합니다.
그렇다면 국제법 준수를 강조하는 진보 진영의 주장과 국가 안보 이익을 우선시하는 보수 진영의 논리 사이에서, 한국은 어떤 외교적 방향성을 모색해야 할까요?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한국이 강대국들 간의 이견을 회피하거나 단순히 추종하기보다는, 중견국으로서의 독자적 역할을 적극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중견국 외교(middle power diplomacy)는 강대국 중심의 국제정치 구도에서 규범과 제도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전략으로, 캐나다, 호주, 노르웨이 등이 성공적으로 실천해온 모델입니다.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의 한 국제정치학자는 "한국은 전통적으로 강대국의 외교 정책을 따르면서도 점진적으로 독자적인 국제적 입장을 형성하려 노력해왔다"며, "중동 문제에서도 중견국으로서 국제법과 유엔 헌장의 준수를 강조하면서, 동시에 갈등 당사자들 간의 대화와 외교적 해결을 촉진하는 중재자 역할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이는 Gareth Evans가 강조한 중견국들의 단합된 목소리가 국제질서 유지에 중요하다는 주장과도 맥락을 같이 합니다. 국제사회에서 협력과 다자주의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는 현대 외교 환경에서, 한국이 규범 기반 질서의 수호자로서 독자적이면서도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다양한 시각으로 본 국제 정세의 미래
그러나 이러한 접근법이 결코 쉬운 길은 아닙니다. 미국-이스라엘의 공습 논리는 강대국들의 일방적 힘 행사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의 현실적 정치·경제적 권력 관계를 재확인시켜 줍니다.
북한의 핵 위협이라는 실존적 안보 도전에 직면한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최우선 외교 과제로 삼을 수밖에 없으며, 이는 중동 문제에서 미국의 입장과 완전히 다른 노선을 취하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 제약입니다. 또한 이란은 북한과 오랜 기간 군사·경제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국가'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란의 미사일 기술이 북한으로 이전되었다는 의혹도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복잡한 연계성을 감안할 때, 한국의 이란 문제 접근은 신중하고 다층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동시에 한국은 중동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걸프 국가들은 한국의 주요 에너지 공급국일 뿐 아니라, 건설, 플랜트, 방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는 전략적 파트너입니다. 최근 한국 기업들은 사우디의 네옴(NEOM) 프로젝트 등 대규모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UAE와는 원전 건설 등 장기 협력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중동 지역의 정치적 균열선—특히 이란 대 아랍 걸프 국가들의 대립—에서 어느 한쪽에 지나치게 경도된 입장을 취할 경우, 경제적 이익이 손상될 위험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한국은 원칙적으로는 국제법 준수와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되, 실제 외교 행동에서는 모든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섬세한 균형 감각이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2026년 3월 초 발생한 이란 공습을 둘러싼 국제적 논쟁은 단순히 한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아니라, 오늘날 국제질서의 본질과 미래 방향을 규정하는 중요한 시금석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국제법 준수와 다자주의를 강조하는 진보 진영의 규범적 접근과, 국가 안보 이익과 현실주의를 우선시하는 보수 진영의 전략적 접근 사이의 긴장은 앞으로도 국제정치의 핵심 갈등선으로 남을 것입니다. 한국은 중견국으로서 이러한 복잡하고 다층적인 국제 상황을 철저히 분석하고, 국익과 보편적 가치를 모두 고려한 균형 잡힌 외교 정책을 마련해야 할 중요한 시점에 서 있습니다. 이란 공습의 직접적 결과와 중동 지역의 지속적인 긴장 상태가 가져올 장기적 영향—에너지 안보 위기, 국제 유가 변동성, 지역 분쟁의 확산 가능성, 국제법 체계의 약화—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사건은 한국 사회에 에너지 정책의 다변화, 경제 안정성 확보, 그리고 무엇보다 독자적 외교 주체로서의 역량 강화라는 과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Gareth Evans가 촉구한 중견국들의 단합된 목소리, Peter Berkowitz가 강조한 국가 안보의 현실적 고려, 그리고 한국이 직면한 독특한 지정학적 위치를 모두 감안한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외교가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독자 여러분은 국제법 준수와 국가 안보 사이의 이 복잡한 딜레마를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그리고 한국은 이 국제적 논쟁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러한 질문들이 현대 외교의 복잡한 현실과 한국의 전략적 선택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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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project-syndicate.org
sj.com
realclearpolitic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