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완 박사칼럼 <인생후반전, ‘왕과 사는 남자’를 보고>
OTT가 대세인 영상 시장 상황에서 실로 오랜만에 극장을 방문하여 ‘왕과 사는 남자’ 제목의 영화를 보았다. 그전에 극장을 가면 거의 80%가 빈자리였는데 이번 영화는 반대로 객석의 80%가 채워져 있는 모습에 먼저 놀랐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화려한 권력의 서사가 아니라, 쓸쓸하게 퇴위한 왕의 시간에 함께 머문 한 사람의 이야기다. 우리가 흔히 기억하는 조선의 비극적 왕 ‘단종’.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다가 숙부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결국 유배지에서 생을 마감한 비운의 왕. 영화는 그 역사적 사실보다도 그 곁을 지켰던 사람에 주목한다. 왕으로 살았으나 왕답게 살지 못했던 한 인간, 그라고 그 왕과 함께 숨 쉬며 살아낸 또 다를 인간의 이야기이다.
나는 이 작품을 보면서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설계하고 채워야 할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인생 후반전, 왕‘을 떠나 보내고 ’나‘로 사는 법
1. 화려한 전반전의 종말, 우리는 모두 ’유배‘를 떠난다.
<왕과 사는 남자>속 단종은 조선의 지존이었으나 순식간에 강원도 오지의 유배객으로 전락한다. 우리의 삶도 이와 닮아 있다. 누군가는 직장이라는 화려한 궁궐에서 퇴직이라는 유배지로 떠나고, 누군가는 건강이나 결핍 이라는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히기도 한다. 극 중 단종을 보필하는 남자의 시선은, 비운의 왕을 향한 연민인 동시에 찬란했던 과거를 내려놓지 못하는 우리 자신의 뒷모습을 향한 응시이기도 하다.
2. 인생 후반전의 ’본질‘을 생각하다
인생 전반전이 ‘성취와 경쟁’의 시간이었다면, 후반전은 ‘관계와 동행’의 시간이라는 사실이다. 권좌에서 밀려난 단종은 더 이상 왕이 아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한 사람이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권력이 아니라, 곁에 있어 줄 단 한 사람의 따뜻한 온기였다. 인생 후반전의 핵심은 ’고립을 고독으로 승화시키는 능력‘에 있다. 극 중 단종을 모시는 남자가 목격한 것은 처절한 몰락이 아니라, 오히려 껍데기가 벗겨진 뒤에 남은 한 인간의 서늘한 진실이다.
영월 유배지에서의 단종은 더 이상 궁궐의 왕이 아니다. 어린 나이에 모든 것을 잃은 소년, 두려움과 외로움 속에 놓인 인간일 뿐이다. 그때 그의 곁에 남은 이는 권력을 탐하는 대신 ‘함께 사는 길’을 선택한다. 이것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왕과 사는 남자는 ‘왕 곁에서 권력을 탐하는 자’가 아닌 끝까지 ‘왕의 곁에 머무는 사람’인 것이다.
3. 인생 후반전의 우리의 모습은?
인생 후반전에는 대부분 직함도, 권한도, 영향력도 점차 줄어든다. 그러나 바로 그때 비로소 남는 것이 있다. 나라는 사람, 그리고 내 곁의 사람들. 직함으로 맺어진 관계는 직함에서 물러나면 ‘세상인심’처럼 이내 사라지지만, 진심으로 맺어진 관계는 오히려 더욱 또렷해진다.
단종의 비극은 권력 다툼의 결과였지만, 그 유배지에서 피어난 진심어린 동행의 서사는 권력을 넘어선 인간의 존엄을 보여준다. 내게 가진 것이 없을 때 비로소 관계의 진짜 얼굴이 드러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전반전에는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과 관계를 맺지만, 후반전에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과 관계를 맺는다.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지위라는 ’왕의 의복‘을 벗었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나의 민낯을 사랑할 수 있는가?
특히 부부관계를 돌아보게 된다. 젊은 시절 우리는 생계를 위해, 자녀를 위해 함께 열심히 달렸다. 그러나 아이들이 떠나고 사회적 역할이 줄어들면, 둘만의 시간이 늘어난다. 그때 서로가 낯설어지는 부부도 있고, 오히려 더 깊어지는 부부도 있다. 중요한 것은 ’함께 사는 법‘을 다시 배우는 일이다. 왕과 함께 권력만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왕과 함께 유배도 견딜 수 있는 것, 그것이 인생 후반전에 진짜 동반자의 모습이다.
4. ‘왕과 사는 남자’가 주는 역설적 위로
이 작품의 제목이 흥미롭다. 주인공은 왕(단종)이 아니라 그와 함께 ‘사는 남자’이다. 이는 우리 내면의 두 자아를 상징한 듯하다.
- 왕(과거의 영광) : 여전히 대접받고 싶고, 화려 헸던 시절을 회상하는
자아
- 사는 남자(현실) : 초라한 밥상을 차리고, 땔감을 구하며 묵묵히 오늘을
버텨내는 자아
우리는 인생 후반전 내내 이 두 자아 사이의 갈등을 겪는다. “내가 왕년에 말이야”라며 과거의 왕을 붙잡고 사는 사람은 불행하다. 하지만 과거의 영광을 귀하게 여기되, 현재의 척박한 땅에 발을 딛고 서 있는 남자는 단단하다. 단종을 끝까지 지켰던 이들의 충심은, 어쩌면 우리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끝까지 저버리지 않겠다는 의지와 맞닿아 있다.
4. ‘단종의 눈물’에서 ‘나의 미소’로
단종의 유배지는 슬픔의 땅이었지만, 오늘날 우리에게는 성찰의 성지가 되었다. 비극적인 결말을 알면서도 우리가 그의 이야기에 몰입하는 이유는, 인간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의미’를 찾아내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생 후반전, 우리는 더 이상 누군가의 왕이 될 필요는 없다. 대신, 나 자신의 삶이라는 작은 영토를 다스리는 진정한 주인이 되어야 한다.
집착 버리기 : 과거의 직함, 재산, 명예라는 ‘룡포’를 과감히 버리기
현재 응시하기 : 청령포의 소나무처럼, 비바람을 견디며 제자리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관계 재정의하기 :곁에 남은 한두 명의 진심 어린 ‘사람’을 소중하게 관리하기
5. 유배지는 곧 새로운 시작의 땅
나는 요즘 강연에서 자주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 “당신은 왕으로 살고 싶습니까, 아니면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까?” 전반전에는 왕이 되고 싶어 한다. 인정받고, 높아지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다. 그러나 후반전에는 그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누군가의 곁에 남는 사람. 어려울 때 떠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머무는 사람.
영화 속 ‘왕과 사는 남자’는 역사 속 이름 없는 인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존재는 위대하다. 권력을 잡은 자보다, 권력을 잃은 자의 곁을 지킨 자가 더 큰 울림을 준다. 인생 후반전은 어쩌면 그런 시간이다. 화려함보다는 깊이를 선택하는 시간. 박수 보다 침묵속의 동행을 선택하는 시간이다.
후반전에는 건강이 예전 같지 않고, 사회적 위치가 달라진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으로써의 ‘존엄’과 ‘품위’를 스스로 지켜야 한다. 그것은 남의 시선과 평가가 아니라, 내가 나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려있다.
마무리를 하며
<왕과 사는 남자>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마음속에 유배 보낸 ‘왕’은 누구인가? 그리고 그 왕을 모시며 오늘을 살아내는 당신의 모습은 어떠한가?
<왕과 사는 남자>는 말한다. 진짜 위대함은 왕관에 있지 않고, 함께 살아내는 진심과 용기에 있다고. 인생 후반전은 왕관을 내려놓고 평범한 한 인간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이 유배지처럼 쓸쓸할지라도, 그곳에서 발견하는 자기 자신은 그 어떤 보석보다 빛날 것이다. 단종의 슬픔을 넘어, 이제는 우리만의 ‘후반전 서사’를 써 내려갈 때이다. 비록 화려한 궁궐은 아닐지라도, 당신이 머무는 그곳이 가장 존엄한 자리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나는 오늘도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나는 어떤 존재인가?
100세 시대! ‘이제 선택은 당신의 몫입니다’!
-AI와 함께 쓴 칼럼-
■저자소개 <정재완 박사>
- 성균관대대학원(MBA),GWU대학원(PCEM),경기대대학원(Ph.D)
- 전)KMA,KMAC,KPC,HRD,KOSA,kobaco,KSEPA 교수/컨설턴트/심사위원
- 전)삼성전자,대상,LG,아모레퍼시픽 등 200ro 기업 고문/경영컨설팅/리더십코칭
- 전)중앙대,동국대,고려대,청운대,한성대,동양대,GWU(PCEM) 겸임/외래 교수
- 현)청운대학교/의료,스포츠,문화예술대학원 겸임교수,한국비전진흥원 원장
- 경영지도사,경영진단사,심리상담사1급,PCC(ICF),PCEM,(GWU),DBA(NPU)
■저서
<행복한 노후 매뉴얼>, <평생교육 평생현역>,<코칭리더십 실천노트>,<비전메이킹> <실전 세일즈프로모션 매뉴얼>,<신나는 맞춤판촉> ,<실전 비즈니스코칭 매뉴얼> <CCPI코칭 & 컨설팅>,<졸업생 87%가 꿈을 이룬 비전스쿨 이야기>, <컨설팅실무> <팔리지 않는 시대에 파는 비결>,<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코칭파워>, <경영기술컨설팅의 미래>, <예술경영리더십 코칭>, <국민부자 지침서>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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