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란 작가가 개인전 ‘Painstaking’을 연다. 이번 전시는 서울 평창동 이엔 갤러리에서 열리며 상처와 회복의 감각을 보다 밀도 있게 탐구한 신작들을 선보인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와 동 대학원 석사를 졸업하고 베를린 예술대학교에서 수학한 김진란은 베를린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해왔다. 서로 다른 도시와 시간 속에서 축적된 경험은 인간 내면에 남겨진 기억과 감정의 층위를 깊이 응시하게 했고 이는 작업 전반의 사유로 이어졌다.
개인전 ‘Painstaking’에서 작가는 치유를 완결된 결과가 아닌 지속되는 과정으로 제시한다. 의료용 붕대라는 일상적 재료를 화면 위에 붙이고 엮는 행위를 통해 상처를 덮는 대신 그 위에서 새로운 감정과 생명이 다시 태어나는 가능성을 드러낸다. 붕대는 상처를 감싸는 도구에서 벗어나 기억이 축적된 시간과 존재의 흔적을 담는 회화적 언어로 확장된다.
작품 속 붕대의 섬유는 감정의 표면처럼 기능한다. 가까이에서 보면 연약한 실의 결이 상처와 불안을 환기하지만 일정한 거리에서 바라볼 때는 겨울의 나뭇가지나 눈 덮인 들판처럼 고요한 풍경으로 전환된다. 이 시각적 변화는 고통과 치유 불안과 평온 현실과 기억이 맞닿는 지점을 형성하며 작업의 핵심적 특징을 이룬다.
전시에 등장하는 풍경은 특정 장소의 재현이 아니라 상처를 통과하며 형성되는 내면의 감각을 은유한다. 차가운 흰 붕대와 대비되는 따뜻한 색조의 배경은 외로움 속에서도 살아 있는 온기를 전하며 삶의 무게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인간의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김진란의 작업은 상처를 감추기보다 드러내고 마주하는 태도에 의미를 둔다. 상처가 남긴 흔적 위에 풍경을 얹는 과정은 새로운 감정의 지형을 만들고 관람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기억과 내면을 조용히 응시하게 한다.
김진란 작가 개인전 ‘Painstaking’은 2026년 3월 22일까지 서울 평창동 이엔 갤러리에서 진행된다. 전시는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관람료는 무료다. 전시 및 작품 관련 문의는 이엔 갤러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