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롯데 뉴욕 팰리스 호텔, 2025년 9월 23일 저녁. 황혼빛이 도시를 붉게 물들이는 시간, 제80차 유엔 총회 환영 만찬의 장이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과 배우자가 입장하고, 145개국 정상과 배우자가 조명 아래 연회장으로 모였다. 유리잔이 부딪히고, 카메라 플래시가 번쩍이며, 손짓과 미소 하나에도 외교적 메시지가 깃든다. 이 자리에서 한 나라의 대통령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사실은, 작은 결석이 아니라 상징적 부재의 무게로 다가온다.
한국 대통령은 이 장면에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별도의 일정으로 미국 내 한국 우호 인사들과 만찬을 갖고 실질적 논의를 진행했지만, 상징적 장면에서 빈자리를 남겼다. 145개국 정상과 배우자가 한자리에 모인 테이블, 수많은 시선과 플래시가 집중된 무대, 그 속에서 한국의 대표 얼굴이 보이지 않은 것은 국제사회가 읽는 메시지로 남는다.
외교란 상징과 실질의 두 바퀴 위에서 움직인다. 실질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상징은 누구나 보고 기억한다. 이번 경우, 실질적 면담과 별도 만찬은 있었을지라도, 무대 위 존재감의 부재는 단번에 시선과 기억 속에 남는다. 마치 연극의 주인공이 커튼 뒤에서 대사를 읊고 있는 꼴이다. 관객은 무대 위 주인공을 찾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관객의 시선과 조명이 모두 허공을 향한 순간, 연극은 반쪽짜리가 된다.
더욱이 이번 사건은 단순 결례나 의도적 불참 논쟁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향후 APEC 정상회의를 주최할 국가의 수장이, 상징적 외교 무대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의 시각적 공백을 남긴 셈이다. 사진과 기사, 외신 보도 속 빈자리 하나가 국제사회의 기억 속에 남는다. 실질적 성과가 아무리 뛰어나도, 상징적 무대에서 존재감을 확인시키는 능력 없이는 국제사회 메시지는 반감된다.
이번 장면은 현대 외교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실질과 상징의 균형을 관리하지 못하면, 뒤에서 아무리 성과를 쌓아도 국제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외교”로 기록된다. 145개국 정상과 배우자가 빛나는 조명 아래 연회장을 채운 그날 저녁, 한국 대통령의 빈자리만이 남았다. APEC과 같은 중요한 무대에서, 이런 빈자리가 반복된다면, 실질적 성과도 상징적 신호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다.
앤트뉴스는 묻는다. 외교에서 우리는 언제까지 무대 위 존재감을 등한시한 채 뒤에서 논의만 쌓을 것인가. 실질적 외교와 상징적 외교, 두 바퀴를 모두 굴릴 때 국가 외교의 완전성이 확보된다. 이번 유엔 총회 만찬의 빈자리는, 그 숙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