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성탄절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미국 대륙이 거대한 기상 괴물의 습격에 직면했다. 동부 지역은 4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폭설로 마비 상태에 빠졌고, 서부 지역은 하늘의 강이라 불리는 대기천 현상으로 인해 기록적인 폭우에 잠겼다. 연말 귀경객과 여행객들이 몰리는 시점에 발생한 이번 기상 이변은 전 국가적 교통망을 송두리째 흔들며 사상 초유의 대혼란을 야기했다.
뉴욕을 포함한 북동부 지역의 상황은 처참했다. 미국립기상청, NWS는 북동부 전역에 겨울 폭풍 경보를 발령했으며, 뉴욕시에는 최대 25cm에 달하는 폭설이 쏟아졌다. 이는 2021년 이후 단일 적설량으로는 최대치다. 에릭 아담스 뉴욕 시장은 즉각 겨울 폭풍 비상령을 선포하고 수천 대의 제설 장비를 총동원했으나, 끊임없이 내리는 눈앞에 속수무책인 상황이 이어졌다. 도로 결빙으로 인한 사고가 속출하는 가운데, 기상 당국은 주말 내내 강력한 한파가 뒤따를 것이라 경고했다.
동부가 눈과 사투를 벌이는 사이 서부 캘리포니아는 물폭탄을 맞았다. 사흘째 이어진 폭우로 산타바바라 공항은 활주로가 침수되어 한때 운영이 전면 중단됐으며, 로스앤젤레스 일대 고속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첨단 기술의 상징인 웨이모의 로봇 택시마저 돌발 홍수 우려로 운행을 일시 중단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극한 기후에 첨단 교통 인프라도 속수무책임을 여실히 드러낸 사례다.

항공 교통의 혼란은 극에 달했다.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 어웨어(FlightAware)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결항된 항공편은 1,300편을 넘어섰으며, 지연된 항공편은 6,000편에 육박했다. 특히 뉴욕의 존 F. 케네디, 라과디아, 뉴어크 등 3대 공항에서만 800편 이상이 취소되며 터미널은 대체 편을 구하려는 승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항공사들이 수수료 면제 등 긴급 조치를 내놓았으나, 연말 성수기의 좌석 부족과 겹치며 이동 마비 사태가 지속되었다.

지구촌에 이러한 기상 이변이 일상화된 시점에서 정부와 사회의 대응 방식도 근본적으로 변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기상 예측 시스템의 정밀도를 높이고 재난 전파 채널을 다각화해야 한다. 항공사와 공항 간 실시간 연동을 강화해 승객들이 공항에 발을 들이기 전 선제적 조치를 받을 수 있는 지능형 안내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또한 비상 제설 인프라와 배수 장비의 전진 배치를 상설화하여 초기 대응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기후 탄력성을 갖춘 도시 설계와 인프라 고도화에 집중해야 한다. 폭설과 폭우에도 견디는 지능형 전력망(Smart Grid)을 확충하고, 극한 환경에서도 작동 가능한 자율주행 센서 및 통신 인프라 표준을 재정립해야 한다. 기후 변화라는 파고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사후 약방문식 대응에서 벗어나, 국가적 차원의 종합적인 기후 재난 대응 로드맵을 선제적으로 재구축하는 것만이 시민의 안전과 국가 물류망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