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낯선 얼굴로 찾아오신 그리스도, 당신은 알아보는가?

-변화와 도전 속 아주 절실하게 필요한 한국교회의 이주민 사역.

-당신의 교회는 지금, '이방인'을 품을 심장이 있는가?

-하나님이 우리 곁에 보낸 '선교지', 이대로 놓칠 것인가?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문밖의 이웃, 문 안의 형제: 다문화 시대, 한국교회의 심장을 묻는다

 

내 젊은 날의 발자국은 낯선 이국의 흙먼지 속에 더 많이 묻혀 있다. 피부색도, 언어도, 삶의 호흡마저 다른 이들 속에서 하나의 진리를 붙들고 울고 웃었던 세월이었다. 그 땅에서 나는 이방인이었고, 나그네였다. 그랬던 내가 고국으로 돌아와 마주한 풍경은, 내가 떠나왔던 바로 그 해외가 이제는 내 고향 땅으로 고스란히 옮겨져 왔다는 엄연한 현실이다.

 

한때 '단일민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안주했던 이 땅은, 이제 수백만 명의 이주민이 함께 살아가는 거대한 '다문화 광장'이 되었다. 공장에서, 식당에서, 농촌에서, 그리고 대학 캠퍼스에서 마주치는 '낯선 얼굴들'. 그들은 더 이상 스쳐 지나가는 이방인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지탱하는 '이웃'이 되었다.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 앞에서,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우리는 이주민들을 향한 우리의 마음 자세는 어떤가? 또한, 이들을 향해 교회의 본질적 부르심으로 고백하고 있는가? 이 질문은 우리 신앙의 심정을 묻는 말이기도 하다.

 

환대, 모든 것의 시작: 문턱을 허무는 사랑

 

오랜 타향살이의 경험으로 내가 뼈저리게 배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환대(Hospitality)'라는 단어의 무게이다. 낯선 땅에 홀로 선 이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구호나 동정의 눈길이 아니다. 그저 따뜻한 눈 맞춤, 진심 어린 환영의 악수, 그리고 기꺼이 내어주는 밥 한 끼의 온기이다.

 

많은 이주민이 한국 땅을 밟고 처음 경험하는 것은 냉랭한 시선과 외로움이라는 거대한 벽이다. 그들이 신앙 공동체의 문을 두드렸을 때, 그 문턱이 얼마나 낮은가, 그 문 안의 온기가 얼마나 따뜻한가에 따라 한 영혼의 운명이 갈릴 수 있다. 그들은 교회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교회의 '온도'를 통해 하나님을 만난다.

 

서울의 한 교회가 매주 예배 후 이주민들을 위해 따로 환영 모임을 열고 그들의 서툰 한국말에 귀 기울여준다는 이야기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다. 그것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라고 하신 그리스도의 초대를 몸으로 실천하는 거룩한 행위다. 환대는 선교의 '전략'이 아니라, 선교의 '본질' 그 자체이다. 우리는 이주민을 환대함으로써, 사실은 우리에게 나그네로 찾아오신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것이다.

 

관계, 빵이 아닌 마음을 나누는 사역

 

우리는 종종 '실질적 도움'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쉽게 사역을 도구화한다. 한국어 교실, 법률 상담, 무료 진료. 물론 이 모든 것은 이주민들의 절박한 필요를 채우는 소중한 섬김이다. 대전의 한 교회가 제공하는 한국어 수업과 생활 상담이 그들의 정착에 큰 힘이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우리는 왜 빵을 나누는가? 빵을 '미끼'로 복음을 전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이미 복음의 은혜를 입었기에 그저 빵을 '나눌' 뿐인가. 이 미묘하지만, 근본적인 동기의 차이가 사역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이주민들의 고백을 들어보면, 그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잘 짜인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그것은 '관계'였다.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 주고, 아플 때 함께 울어주며, 기쁜 일을 자기 일처럼 기뻐해 준 한 사람의 성도, 한 사람의 지도자였다. 부산의 한 교회가 소그룹 모임을 통해 한국의 성도와 이주민이 자연스레 삶을 나누게 한 것처럼, 사역의 중심은 '일'이 아니라 '사람'이어야 한다. 진정한 관계가 형성될 때, 비로소 마음의 문이 열리고, 그 틈으로 복음의 빛이 스며든다.

 

이해, 그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겸손

 

우리는 너무나 쉽게 '우리의 방식'을 강요한다. 우리가 가진 신앙의 틀, 예배의 형식, 문화적 습관 안으로 그들을 끌어들이려 한다. 그러나 그들은 각기 다른 하늘 아래서 수천 년간 이어져 온 고유한 문화와 역사를 지니고 있다.

 

다문화 이해는 그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배우는 겸손한 훈련이다. 그들의 음식을 함께 먹어보고, 그들의 언어로 인사를 건네며, 그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배우려 노력해야 한다.

 

인천의 한 교회가 다문화 축제를 열어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게 한 것은, 교회가 얼마나 풍성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사례이다. 하나님은 획일적인 문화를 창조하지 않으셨다. 그는 다양한 민족과 언어 속에서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신다.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은, 그들을 지으신 창조주를 존중하는 신앙의 표현이다.

 

전인적 돌봄, 영혼은 삶과 분리되지 않는다

 

이주민들은 단순히 '복음'만 필요한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낯선 땅에서 겪는 수많은 문제 앞에 놓인 '전인격적 존재'이다. 영적인 필요와 더불어, 정신적, 정서적, 사회적 돌봄이 절실하다.

 

신앙을 통해 내적 평화와 삶의 목적을 찾았다는 그들의 고백은, 복음이 관념이 아니라 실제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임을 증거한다. 울산의 한 교회가 심리 상담과 영적 돌봄을 병행하는 것은 지극히 성경적 접근이다. 예수님은 병든 육체를 고치셨고, 소외된 마음을 만지셨으며, 동시에 영원한 생명의 말씀을 전하셨다.

 

교회는 이주민들의 찢긴 마음을 싸매는 병원이 되어야 하고, 부당한 대우에 맞서 그들의 목소리가 되어주는 변호사가 되어야 하며, 삶의 방향을 잃었을 때 영원한 좌표를 제시하는 등대가 되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분리되지 않은 '전인적인 돌봄'이다.

 

자립, '받는 손'에서 '주는 손'으로의 변화

 

이주민 사역의 궁극적인 목표는 그들이 영원히 '도움을 받는 대상'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와 동등한 '하나님의 형상'이며, 복음 안에서 함께 교회를 세워갈 '동역자'이다.

 

한국교회는 이주민 출신의 지도자들을 발굴하고 세우는 일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그들은 자신의 공동체를 가장 잘 이해하는 준비된 사역자들이다. 제주도의 한 교회가 이주민 리더들을 발굴하여 리더십 훈련을 지원하는 것은, '물고기를 잡아주는' 사역에서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사역으로, 나아가 '함께 어부로 살아가는' 사역으로 나아가는 모범이다.

 

그들이 자신의 언어와 문화로 공동체를 이끌고, 나아가 한국 성도들을 섬길 수 있을 때, 한국교회는 비로소 선교적 교회의 풍성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는 시혜가 아니라, 교회의 마땅한 사명이다.

 

본질,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

 

이 모든 사역의 중심에 무엇이 있는가? 그것은 화려한 프로그램도, 막대한 재정도, 유창한 전략도 아니다. 그것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다.

 

수원의 한 교회가 다문화 예배를 통해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때, 그들이 경험하는 것은 한국의 문화가 아니라 '예수의 사랑과 희망'이다. 십자가의 복음만이 국경과 인종, 언어의 장벽을 넘어 한 영혼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복음의 본질에 충실할 때, 우리의 섬김은 인간적인 동정이 아니라 거룩한 사랑이 된다. 우리가 십자가의 능력에 붙들릴 때, 우리는 지치지 않고 이 길을 걸어갈 수 있다. 복음이 빠진 이주민 사역은 결국 사회 복지나 다문화 교류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문을 열어라, 그가 그리스도일지 모르니…

 

다시 고백한다. 이주민 사역은 한국교회에 주어진 '새로운 짐'이 아니라, '새로운 축복의 통로'이다. 하나님은 지금 문밖에 수많은 나그네를 보내심으로, 한국교회의 신앙이 얼마나 진실한지, 우리의 사랑이 얼마나 넓고 깊은지를 묻고 계신다.

 

광주의 한 교회가 전담팀을 꾸려 이 사역에 헌신하는 것처럼, 이제는 개별 교회의 열심을 넘어 한국교회 전체가 이 부르심에 체계적으로 응답해야 한다. 이주민들이 교회를 통해 복음을 만나고, 상처를 치유 받으며, 새로운 삶을 시작할 때, 그들은 한국 사회를 밝히는 빛이 될 것이다.

 

우리가 '복음을 전한다'라고 생각할 때, 사실은 하나님이 '우리를' 빚어가신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주민을 섬김으로써, 우리의 편협함을 깨뜨리고, 우리의 사랑을 넓히며, 더욱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은혜를 누리게 된다.

 

이제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익숙하고 편안한 성벽 안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기꺼이 문을 열고 '문밖의 이웃'을 '문 안의 형제'로 맞이할 것인가.

 

그대의 교회는 지금, 문밖에 서 있는 그리스도의 얼굴을 알아보고 있는가?

 

작성 2025.11.15 23:48 수정 2025.11.15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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