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자기 전에 발바닥에 파스를 붙이면 피로가 풀리고 숙면이 된다”는 게시글이 화제를 모았다. 일부 사용자들은 “다음 날 아침 발이 가볍다”, “근육통이 줄었다” 등의 후기를 남기며 일상 속 ‘작은 건강 팁’처럼 공유했다.
하지만 정말 발바닥에 파스를 붙이는 것만으로 피로가 풀리고 잠이 잘 오는 걸까? 이 현상은 단순한 플라시보 효과인지, 아니면 실제로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발바닥 파스 열풍, 이유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발바닥은 인체의 무게를 가장 많이 지탱하는 부위로, 하루 종일 활동하면 피로가 쉽게 쌓인다. 그래서 사람들은 ‘발의 피로를 줄이면 몸 전체가 편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런 인식 속에서 ‘발바닥 파스 요법’이 자연스럽게 확산됐다.
특히 여름철 더위나 오랜 시간 서 있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파스를 붙였을 때 느껴지는 시원한 감각이 피로 해소와 연결된다고 느끼는 것이다.
멘톨과 살리실산이 만드는 ‘시원한 착각’
파스의 주성분은 멘톨, 살리실산메틸, 캄파 등의 소염·진통 성분이다. 멘톨은 피부의 온도 수용체(TRPM8)를 자극해 시원함을 느끼게 하고, 살리실산은 염증과 통증을 완화시킨다.
하지만 이런 작용은 근육이나 관절 주변의 염증 부위에 직접 작용할 때 효과가 크다. 즉, 발바닥처럼 근육이 두껍고 통증이 없는 부위에 붙였을 때는 약효보다는 감각적 자극에 의한 심리적 안정 효과가 주로 발생한다.

발바닥에 붙였을 때 신체에 일어나는 반응
발바닥은 모세혈관과 신경 말단이 집중된 부위다. 파스를 붙이면 국소 부위의 혈액 순환이 일시적으로 활발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열감 또는 냉감이 교차하면서 신경계가 ‘이완 반응’을 유도한다.
이로 인해 실제로 피로가 다소 줄어드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수면 전 부착 시 긴장이 완화되어 숙면에 도움을 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 효과는 약리학적인 ‘치료 효과’가 아니라, 감각적 자극과 심리적 안정감에서 비롯된 ‘간접적 효과’로 보는 것이 맞다.
실제 효능은 제한적… 하지만 심리적 안정감 효과는 있다
전문가들은 발바닥 파스의 효과를 과신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서울 은형구 가정의학과 관계자는 “파스의 주요 효능은 근육통 완화나 염증 진정이다. 발바닥은 이런 염증이 생길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약리적 효과는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스를 붙였을 때 ‘피로가 풀린다’는 느낌을 받는 이유는 뇌가 시원한 자극을 ‘휴식’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는 ‘플라시보 효과’로, 실제로 스트레스 완화나 기분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전문가가 말하는 올바른 파스 사용법과 주의사항
발바닥에 파스를 붙이는 것이 완전히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다만 올바른 사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의사들은 파스를 붙이기 전 피부가 깨끗하고 건조한 상태인지 확인하고, 취침 중에는 장시간 부착하지 말라고 권고한다.
또한 피부 자극이나 알레르기 반응이 생기면 즉시 제거해야 한다. 만약 다리가 자주 붓거나 피로가 심하다면 파스 대신 족욕, 스트레칭, 혈액순환 마사지 등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을 병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결국 발바닥에 파스를 붙였을 때 느끼는 시원함과 가벼움은 심리적, 감각적 효과에 가깝다. 파스는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되지만, 발바닥에 붙이는 것이 피로회복이나 숙면을 가져온다는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들기 전 발에 시원한 자극을 주는 행위 자체가 ‘하루의 긴장을 푸는 의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가 있다. 즉, 파스는 ‘치료제’가 아니라 ‘마음의 진정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