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맨체스터 북부 히튼파크 지역의 유대교 회당에서 지난 10월 2일 오전(현지시간) 발생한 테러 공격으로 최소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는 참사가 벌어졌다. 사건은 유대교 최대 명절인 ‘욤키푸르(속죄일)’ 예배 도중 발생했으며, 용의자는 경찰의 총격으로 사살됐다. 영국 경찰은 이번 사건을 “명백한 반유대주의적 테러 행위”로 규정했다.
범인은 시리아 출신 영국 시민권자인 지하드 알샤미(35세)로 확인됐다. 그는 차량을 몰고 회당 앞마당으로 돌진한 뒤, 차에서 내려 흉기를 휘둘렀다. 현장 목격자들에 따르면 그는 폭발물처럼 보이는 벨트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신의 이름으로!”를 외치며 공격을 감행했다. 이후 폭발물은 가짜로 판명됐다.
범행은 불과 6분 만에 벌어졌지만, 피해는 컸다. 회당 보안요원과 랍비가 몸을 던져 진입을 저지하는 사이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7분 만에 제압에 성공했다. 경찰은 용의자를 향해 실탄을 발사했으며, 이 과정에서 희생자 중 한 명이 경찰의 총탄에 맞았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사망자는 지역 유대인 공동체 소속의 에이드리언 돌비(53세)와 멜빈 크래비츠(66세)로 확인됐다. 부상자 4명은 차량에 치이거나 흉기에 찔리는 등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광역 맨체스터 경찰(GMP)은 테러 대응 매뉴얼인 ‘플라토 작전(Operation Plato)’을 즉시 발동하고, 테러 연계 가능성이 있는 인물 3명(30대 남성 2명, 60대 여성 1명)을 추가 체포했다. 수사당국은 알샤미가 극단적 이슬람주의 조직의 선동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조사 중이다. 그가 영국 내무부의 대테러 감시 프로그램 ‘프리벤트(Prevent)’에 등록된 전력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치권의 반응도 잇따랐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유대인을 노린 끔찍한 테러”라며 “회당 관계자들의 용감한 대응이 더 큰 참사를 막았다”고 말했다. 찰스 3세 국왕과 카밀라 왕비 역시 성명을 내고 “유대 공동체를 겨냥한 폭력에 깊은 슬픔과 충격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가자지구 전쟁 이후 영국 내 반유대주의 정서가 급속히 확산되는 가운데 발생했다. 최근 몇 달간 런던과 버밍엄 등지에서도 유대교 관련 시설을 겨냥한 협박과 혐오 발언이 급증하면서 사회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전역에서 중동 정세와 맞물린 이념적 테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영국 내 사회통합 정책의 한계를 드러낸 비극적 경고”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