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송 시장은 중앙방송(CCTV)을 중심으로 성(省), 시(市)급 방송국이 구성된 거대한 피라미드 구조다. 공중파만 3,500개가 넘는 이 시장에서 가장 큰 고민은 '24시간을 채울 콘텐츠 부족'이다. 특히 지방 소도시 방송국은 예산과 자체 제작 능력의 한계로 양질의 콘텐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한류TV서울은 바로 이 '지역방송 콘텐츠 기근' 현상에 주목했다. "큰 돈이 아니더라도, 작은 금액이라도 지속 가능한 콘텐츠 공급 모델로 지방 방송 시장에 접근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형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벗어나, 수천 개의 지역 채널이라는 니치 마켓을 공략하는 '디지털 지방관문 전략'이다.

이 전략의 최적의 파트너로 웹툰 전문 기업 ㈜공감미디어가 부상했다. 공감미디어는 『초인의 게임』, 『상사의 청혼』 등 해외 40여 개국에 수출된 노블코믹스 및 오리지널 웹툰 IP를 보유한 것은 물론, 4만여 건에 이르는 2D·3D 웹툰 배경 에셋 플랫폼 'Background Kit'을 운영 중이다.
이 'Background Kit'은 단순한 웹툰 제작 도구를 넘어, 중국 미디어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핵심 자산이다. 웹툰 창작자는 물론, 영상 제작자, 게임 개발자까지 배경 아트가 필요한 모든 크리에이터가 잠재 고객이다. 한류TV서울 관계자는 "BGM(배경음악)을 독점으로 판매하는 시장이 있는 것처럼, 배경 에셋만을 전문으로 공급하는 이 비즈니스 모델에 큰 잠재력을 보았다"고 설명한다.
두 기업은 단순한 웹툰 IP 수출을 넘어 다층적으로 전개될 수 있을 잠재적 파트너로 협력 가능성을 위해 상호홍보 및 사업교류를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다.
먼저, 웹툰 IP의 영상화 및 편성이 가능하다. 공감미디어의 인기 웹툰 IP를 중국 지방 방송국의 프로그램 기획 단계에 투입한다. 순정, 일상 드라마 등 규제 리스크가 낮은 장르를 중심으로 애니메이션 또는 실사 영상물로 제작되어 지역 채널을 통해 편성된다.
두번째로 배경 에셋 플랫폼의 현지화를 들 수 있겠다. 'Background Kit'을 중국 내 크리에이터에게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중국 현지 웹툰 작가 및 영상 제작자들에게 하이퀄리티 배경 아트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동시에 플랫폼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매우 의미있는 협력을 위해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AI 기술 접목을 통한 차별화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 한류TV서울이 주목한 또 다른 점은 AI 기술과의 접목 가능성이다. 공감미디어는 웹툰 제작 관련 노하우를 축적해 왔으며, 향 후 AI 기술 접목 가능성을 모색 중이다. 이는 향후 AI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 효율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또한 공감미디어와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으나, 만화가 이현세 작품의 AI 학습 사례처럼 고전 IP의 현대적 재해석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협력의 성공을 위해서는 두 가지 핵심 요소가 필요하다.
첫째는 '철저한 현장 지식' 이다. 중국 각 지역별 콘텐츠 규정과 관행은 미세한 차이가 존재한다. "외계인 등장" 같은 소재가 금기시되는 등 문화적·정치적 색채를 읽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한류TV서울의 오랜 현지 네트워크가 이 부분을 책임질 것이다.
둘째는 '유연한 계약과 사업 모델' 이다. 모든 계약을 '중국 전체 독점'으로 묶으려 들면 협상 난이도와 비용이 급증한다. 특정 성(省)이나 시(市) 단위의 지역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소규모로 다양한 거래를 축적해 나가는 전략이 현실적이다.
㈜공감미디어와 (주)한류TV서울이 현재 논의 중인 협력 가능성은 중국 미디어 시장 공략의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만든 콘텐츠를 판다'는 수동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현지가 필요로 하는 IP와 에셋을 유연하게 공급한다'는 능동적인 모델이다. 웹툰 IP라는 콘텐츠와 배경 에셋이라는 도구, 그리고 AI 기술이라는 미래 지향적 가치가 결합된다면, 중국 방송 시장의 거대한 벽을 넘을 수 있는 강력한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윤교원 대표 / The K Media & Commerce, kyoweon@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