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에서 늘 엇갈리던 해와 달이 있었다. 하루 종일 일하는 해는 늘 바쁘다고 불평하고, 밤에만 깨어 있는 달은 외롭다고 한숨 쉰다. 하지만 서로의 옷을 바꿔 입고 나서야 깨닫는다.
“나에게 맞는 옷이 최고야.”
그리고 비로소 알게 된다. 다름은 잘못이 아니라, 세상을 돌게 하는 힘이라는 것을 말이다. 『게으른 달과 잘난 척하는 해』는 해와 달의 유쾌한 대화를 통해 아이들에게 협력과 존중의 가치를 알려주는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서양화를 전공한 비주얼 아티스트 정은선 작가가 따뜻한 색감과 섬세한 감정으로 그려낸 이 이야기는, 낮과 밤처럼 다른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조화를 노래한다. 하루를 밝히는 해처럼, 밤을 감싸는 달처럼, 이 책은 아이들의 마음속에 빛과 온기로 오래 남을 것이다.
<작가소개>
글 · 그림 정은선
• 비엔나 아트 소사이어티 멤버
• 다수의 수상 이력
• 2021년 1월 워싱턴 포스트에 이달의 작가 선정
• 현 아트 테라피스트
<그림책 본문 중에서>
개기일식!! 오늘은 해와 달이 드디어 만나는 날.
떨리는 마음으로 둘이 만나는 시간이에요.
하늘은 어두워지고 해는 달에 의해 가려지면서
비로소 하나가 됐어요.
해와 달은 그동안 오해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네요.
해가 말하네요.
“미안해, 너를 이해하지 못했어.
너의 일과 휴식도 중요한 거였는데…”
그러자 웃으면서 달도 말합니다.
“나도 미안해. 너의 빛이 없으면 세상은 어두워져.”
“우리는 서로 다르지만
그게 우리의 역할인 거 같아.”
달은 부드럽게 빛이 났고, 해는 온화하게 노래합니다.
그러자 산들바람이 놀러 와 덩달아 신나 하네요.
<추천사>
정은선 작가의 『게으른 달과 잘난 척하는 해』는 하늘의 두 빛, 해와 달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의 조화와 협력의 가치를 전하는 따뜻한 그림책이다. 처음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다투던 해와 달이, 결국 서로의 다름 속에서 진정한 의미의 우정을 배우는 과정은 마치 아이들이 자라면서 겪는 세상의 크고 작은 갈등과 닮아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메시지는 ‘다름’을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이 세상을 움직이는 ‘균형’임을 깨닫게 해준다는 점이다. “해는 밝게 빛나고 달빛은 은은히 퍼진다”라는 마지막 구절처럼, 서로의 역할이 다르기에 세상은 낮과 밤의 리듬 속에서 살아 숨 쉰다. 작가는 해의 ‘열’과 달의 ‘휴식’을 대비시켜, 경쟁이 아닌 공존의 아름다움을 섬세한 그림과 시적인 문장으로 표현했다.
이야기의 전반에는 해와 달의 대화가 유쾌하게 흐르지만, 그 속에는 어른에게도 울림이 있는 철학이 숨어 있다.
“나는 오늘도 끝없이 너를 찾아 맴돌아.”
이 한 문장은 아이의 시선으로 읽히면 ‘우정의 그리움’이고, 어른의 마음으로 읽으면 ‘관계의 이해와 화해’로 다가온다. 정은선 작가는 이러한 언어의 깊이를 통해, 단순한 동화가 아닌 ‘감정의 교감’을 그려냈다.
결국, 이 책은 달과 해를 통해 서로 다른 생각과 역할을 지닌 모든 존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이야기를 전한다.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해와 달의 시선 사이 어딘가에서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끝맺는 이 작품은, 읽는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게 비춘다.
(정은선 그림책 / 보민출판사 펴냄 / 44쪽 / 변형판형(210*210mm) / 값 14,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