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너라는 세계(You, The World)”라는 타이틀로 열리고 있다. 올해 비엔날레는 ‘디자인은 어떻게 인간을 끌어안는가’라는 물음을 중심으로, 디자인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를 새롭게 조명한다.
그 가운데 2관 “포용디자인과 삶”은 디자인이 특정 집단이나 소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돕는 강력한 도구임을 보여주는 전시관이다. 이곳에서는 인간을 위한 디자인, 우리를 위한 디자인, 사회를 위한 디자인이 어떻게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 전시에서 특히 주목받는 작품이 바로 ‘모두다 프로젝트’다.
‘모두다 프로젝트’는 광주비엔날레재단과 큐레이터리얼팀의 기획 아래, 유한회사 두다와 함께 진행된 포용디자인 실험 프로젝트다. 한국IT산업뉴스 강진교 발행인과 (주)보나드스토리 김유미 대표가 재능기부 형태로 함께 참여했으며, 광주시민과 함께 도시를 무대로 실험을 펼쳤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당사자들이 직접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계단, 경사로, 좁은 출입문과 같이 장애인의 이동을 가로막는 요소들을 직접 체험하고, 이를 디자인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탐구했다.
공공시설·식당·도로·골목 등 도시의 다양한 공간을 무대 삼아, 장애인의 시선에서 불편을 관찰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은 단순한 아이디어 제안이 아니라, 실제적이고 생활 밀착적인 실험이었다.
서구에서 출발한 유니버설 디자인과 인클루시브 디자인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한국적 정서와 결합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한국 사회 특유의 공동체 문화, 정서 중심의 배려, 그리고 ‘우리’라는 관계적 사고방식이 더해져 포용디자인은 한층 따뜻하고 실천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다.
광주는 바로 이러한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도시다. 겉으로 드러나는 차이나 조건이 아니라, ‘나와 너의 관계 속에서 가치’를 찾는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모두다 프로젝트’가 광주에서 탄생할 수 있었던 토대이기도 하다.
프로젝트에 함께한 한 휠체어 사용자는 “평소에는 당연하게 불편을 감수하며 지나쳤던 길들이, 이렇게 함께 점검하고 개선을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되니 감격스럽다”며 “디자인이 단순히 예쁜 것을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삶을 바꾸는 힘이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경사로 하나, 의자 배치 하나가 삶의 질을 얼마나 크게 바꿀 수 있는지를 깨달았다”며 “이런 실험이 더 많은 도시로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모두다 프로젝트’는 장애인이 도시를 어떻게 경험하는지 직접 보여주는 실험이었습니다. 언론인으로서 늘 사회 현안을 관찰해왔지만, 이번 참여는 그 이상이었습니다. 장애인의 이동을 따라가 보니, 우리가 놓치고 있던 도시의 많은 문제들이 드러났습니다.
저는 디자인이 단순히 공간을 꾸미는 일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가 자유롭게 살아가도록 돕는 도구라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AI와 IT가 발전하는 시대일수록, 기술은 사람을 향해야 하며, 포용디자인이 그 다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참여했던 한국IT산업뉴스 강진교 발행인 전했다.
(주)보나드스토리 김유미 대표는 “보나드스토리는 늘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림책과 굿즈, 교육 콘텐츠로 풀어왔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 철학을 도시 공간 속에 직접 적용한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휠체어를 사용하는 시민이 직접 참여하면서, 포용디자인이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실질적 필요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시민들의 시선에서 불편을 바라보고, 그것을 모두가 함께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바로 포용디자인의 본질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보나드스토리는 지역과 공동체의 이야기를 확장하는 다양한 실험을 이어가고 싶습니다.”다고 소감을 전했다.
2025광주디자인비엔날레 2관 “포용디자인과 삶”은 관람객들에게 단순히 전시를 감상하는 경험을 넘어, ‘삶 속에서 디자인이 어떻게 차이를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 속에서 ‘모두다 프로젝트’는 장애인과 시민이 함께 참여한 생생한 실험으로, 포용디자인의 미래를 제시했다.
광주는 차이를 넘어 관계 속에서 가치를 찾는 도시다. 이번 전시와 실험은 그 철학을 다시 확인시켜 주었고, 나와 너, 우리 모두가 주체가 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2025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주제 “너라는 세계 You, The World”는 곧 “모두를 향한 세계”이기도 하다. ‘모두다 프로젝트’는 그 정신을 가장 분명히 드러낸 실험이었으며, 장애인이 참여해 직접 목소리를 낸 경험은 앞으로 한국적 포용디자인의 중요한 이정표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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