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이 보유한 패트리어트 PAC-3 요격미사일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측 전략담당 고문인 올렉산드르 카미신은 지난달 초 한국을 찾아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관계자들을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PAC-3 지원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PAC-3는 탄도미사일 요격을 주요 임무로 하는 패트리어트 계열 무기체계다. 한국군은 PAC-3를 운용하고 있으며, 방위사업청은 PAC-3를 적 탄도탄에 직접 충돌해 요격하는 직격형 유도탄으로 설명하고 있다. 기존 PAC-2가 폭발과 파편을 이용하는 방식이라면 PAC-3는 이른바 히트투킬 방식으로 표적을 직접 타격한다.
우크라이나가 한국산 요격체계에 관심을 보이는 배경에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할 방공무기 부족 문제가 있다. 우크라이나는 서방 국가들을 상대로 패트리어트 등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의 추가 지원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최근에는 미국의 요격미사일 재고 부족까지 겹치면서 동맹국의 방공전력 활용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직접적인 무기 지원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국내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국내법 준수와 한반도 안보 상황 등을 고려할 때 PAC-3 지원이 어렵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으로서는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뿐 아니라 자체적인 북한 미사일 대응에 필요한 방공전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미국에서는 다른 경로를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은 8월 23일 CNN 인터뷰에서 한국이 보유한 첨단 요격미사일을 미국에 제공하고, 미국이 이를 우크라이나나 유럽 동맹국, 중동 등에 배치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펜스는 겨울이 다가오면서 우크라이나가 탄도미사일 공격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같은 우회 지원안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이전하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다만 펜스의 발언은 미국 측에서 제시한 방안일 뿐이며, 한국 정부가 해당 방식을 채택하기로 결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 지원 여부는 한국 정부의 정책 판단과 관련 법령, 한반도 안보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결정될 사안이다.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 역시 변수로 거론된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에 북한군이 배치돼 있다고 주장하며 추가 파병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다만 병력 규모와 추가 파병 전망은 우크라이나 측 정보에 기반한 주장과 북한의 반박이 엇갈리는 사안인 만큼 확정된 사실과 전망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우크라이나의 PAC-3 지원 요청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산 방공체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활용될 경우 한미관계와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뿐 아니라 러시아와의 관계, 북러 군사협력, 한반도 방공전력 운용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사안은 특정 무기의 지원 여부를 넘어 한국의 안보정책과 대외관계가 동시에 얽힌 문제로 볼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부족한 요격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원국 확대를 추진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동맹국의 방공전력을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반면 한국은 한반도 방공태세와 법적·외교적 여건을 함께 살펴야 하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