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의회, 4대폭력 예방 제대로 배웠다

속초 마레몬스호텔서 의원 대상 4시간 교육

35년 경찰 현장사례로 시민 접점 언행 점검

성인지감수성 토론 통해 서로 다른 시각 나눠

상주시의회 의원들이 특강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인권성장진흥원 제공

 

상주시의회(의장 안창수)는 지난 15일 오전 9시부터 4시간 동안 속초 마레몬스호텔 세미나실에서 한국인권성장진흥원 전준석 대표를 초빙해 4대폭력 예방교육을 진행했다.

 

이번 교육은 성희롱·성폭력·성매매·가정폭력 관련 법규와 처벌 기준을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준석 대표가 35년간 경찰관으로 근무하며 현장에서 직접 접한 사건과 상담 사례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시민과 직접 만나는 일이 많은 시의원들이 의정활동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말과 행동도 구체적으로 다뤄졌다.

 

강의에서는 처음부터 명확한 폭력으로 드러난 사건뿐 아니라 친분과 호의, 농담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말과 행동이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고 갈등으로 번진 사례들이 소개됐다. 행동한 사람은 별다른 의도가 없었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방은 관계나 지위 차이로 인해 불편함을 즉시 표현하지 못할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특히 지역 행사와 주민 간담회, 민원 상담, 각종 단체 모임 등에서 시민을 만날 때 주의해야 할 언행이 의원들의 관심을 끌었다. 친근감을 나타내기 위해 건넨 외모 관련 말이나 사생활에 관한 질문, 상대방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은 접촉, 거절 이후에도 반복되는 연락 등이 상황과 관계에 따라 어떤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실제 사례를 통해 짚었다.

 

전준석 대표는 폭력 예방은 법률 용어를 외우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반응을 살피는 데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자신에게는 익숙한 표현이나 가벼운 행동이라도 듣고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부담이나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 대표는 “그럴 뜻이 아니었다는 말만으로 상대방이 느낀 불편함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상대가 편하게 거절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관계의 차이가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았는지까지 살펴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폭력 예방은 사건이 발생한 뒤 책임자를 찾아 처벌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상대방의 표정이나 말투가 달라졌을 때 행동을 멈추고 의사를 확인하는 작은 습관이 문제를 막는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교육 중에는 의원들의 성인지감수성을 알아보는 토론도 마련됐다. 전 대표가 실제 의정활동이나 일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하면 의원들은 해당 행동이 문제가 될 수 있는지, 어느 시점에서 주변 사람이 개입해야 하는지, 당사자를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를 놓고 의견을 나눴다.

 

같은 상황을 바라보는 의원들의 판단은 조금씩 달랐다. 처음에는 단순한 농담이나 친근한 표현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상대방의 입장과 당시의 관계를 함께 놓고 살펴본 뒤에는 판단이 달라지기도 했다.

 

의원들은 자신의 기준만으로 상황을 단정하기보다 상대방이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말한 사람의 의도뿐 아니라 듣는 사람이 놓인 상황과 관계, 거절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토론에서는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을 대하는 주변 구성원의 태도도 다뤄졌다. 사실관계가 확인되기 전에 피해자의 행동을 문제 삼거나 관련 내용을 주변에 퍼뜨릴 경우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피해자의 이야기를 먼저 충분히 듣고 불필요한 정보가 확산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 초기 대응에서 중요하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당사자 간 다툼으로만 넘기지 않고 조직이 공정한 절차에 따라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전준석 대표가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인권성장진흥원 제공

 

교육에 참석한 의원들은 법규 중심의 강의보다 경찰 현장에서 실제로 발생한 사례를 통해 교육이 진행돼 이해하기 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평소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나 행동도 상대방에게는 불편함과 압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는 평가다.

 

시민과 가까운 곳에서 활동하는 시의원은 공식 회의뿐 아니라 행사장과 민원 현장, 주민 모임 등 다양한 자리에서 시민을 만난다. 한 번의 말과 행동이 개인적인 관계를 넘어 의회 전체에 대한 신뢰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공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욱 세심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데 교육의 무게가 실렸다.

 

안창수 의장은 “시의원은 의회 안에서만 활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시민의 삶 가까이에서 목소리를 듣고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사람”이라며 “좋은 뜻으로 건넨 말과 행동도 상대방에게는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늘 마음에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교육은 의원들이 평소 자신의 언행과 시민을 대하는 태도를 다시 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행동하는 상주시의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교육은 4대폭력을 특정한 사람에게만 발생하는 특별한 사건으로 바라보지 않고, 일상적인 관계와 대화 속에서 시작될 수 있는 문제로 접근했다. 처벌 규정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건이 발생하기 전 어떤 신호를 살펴야 하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주변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함께 다뤘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상주시의회는 앞으로도 의원들의 성인지감수성과 인권감수성을 높이는 교육을 이어가며, 시민과 소통하는 모든 과정에서 상대방의 권리와 입장을 먼저 살피는 책임 있는 의정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한편 전준석 강사는 한국인권성장진흥원 대표로, 35년간의 경찰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지방의회와 공공기관 등에서 폭력예방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 관련 문의는 네이버에서 ‘전준석 강사’를 검색하면 된다.

작성 2026.07.16 16:06 수정 2026.07.1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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