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청소년 무상버스, '예산 부족' 아닌 정책 우선순위가 관건

경북 안동시, 청소년 교통비 지원 조례 마련했지만 시행계획은 '공백'

최대 46억 원 규모 분석…단계별 추진 시 재정 부담 완화 가능

교통복지 확대와 탄소중립 실현, 지방도시 정책 전환의 시험대

▲ 2022년 지역별 1인당 교통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비교 그래프. 경북은 서울보다 약 두 배 높은 배출량을 기록하며 대중교통 활성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녹색전환연구소

경북 안동시가 청소년을 대중교통 요금 지원 대상으로 규정한 조례를 마련하고도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청소년 무상버스 정책의 성패가 재정 여력보다 '정책 우선순위'에 달려 있으며, 기존 조례만으로도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청소년 무상버스 정책이 지방자치단체의 새로운 교통복지 과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경북 안동시가 이미 관련 제도적 기반을 갖추고도 실제 사업은 시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사업 추진 여부는 재정 부족보다 정책 우선순위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녹색전환연구소는 9일 '경북 안동시 청소년 무상버스 도입 방안'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안동시가 별도의 조례를 새로 제정하지 않아도 청소년 무상버스를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는 기존 조례를 근거로 지원 대상과 예산만 확정하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동시는 2025년 제정한 '안동시 어르신 등 대중교통 이용지원에 관한 조례'를 통해 8세 이상 19세 이하 아동·청소년을 대중교통 요금 지원 대상으로 규정했다. 같은 해 경상북도도 '경상북도 노인 등 대중교통 이용지원에 관한 조례'를 마련해 6세 이상 18세 이하 아동·청소년을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그러나 현재 두 조례 모두 실제 정책은 70세 이상 어르신 무료 승차에 집중돼 있다. 청소년 지원은 조례에 명시돼 있지만 예산 편성과 시행계획이 마련되지 않아 제도와 정책 집행 사이에 간극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는 청소년 무상버스 사업이 예상보다 큰 재정 부담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안동시 중·고등학생 8천806명이 하루 두 차례, 월 20일 한도로 버스를 이용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최대 소요 예산은 약 46억5천만 원으로 추산됐다.

 

다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모든 대상자가 최대 한도까지 이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고려됐다. 연구진은 전북 군산시의 청소년 무상교통 운영 사례를 반영해 이용률을 50% 수준으로 적용하면 실제 필요한 예산은 연간 약 23억 원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계적 확대 방안도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됐다. 우선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정책 효과를 검증한 뒤 중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면 초기 재정 부담을 줄이면서 정책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교통복지를 단순한 요금 지원 정책이 아니라 지역 기후정책과 연결되는 사업으로도 평가했다. 국내 교통 부문 온실가스 대부분이 도로교통에서 발생하는 만큼 승용차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는 정책이 탄소중립 실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연구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경북의 1인당 교통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간 2.3톤으로 서울의 1.2톤보다 약 두 배 높았다. 전남은 3.2톤, 제주는 3.1톤으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지방일수록 승용차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특성이 확인됐다.

 

녹색전환연구소는 지난해 발간한 이슈브리프 '작은 도시의 교통 혁명, 전면 무상버스'에서도 비수도권의 교통환경 개선 없이는 지역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그 후속 연구로 안동시를 대상으로 정책 실행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검토했다.

 

박은옥 녹색전환연구소 지역전환팀 연구원은 "청소년 무상버스 정책의 관건은 재정 여력이 아니라 정책 우선순위"라며 "단계적인 사업 추진과 정책 효과 검증을 거친다면 청소년 이동권 확대는 물론 지역 정주 여건 개선과 기후복지를 함께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이동권 보장이 교육 접근성 확대와 지역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마련된 제도적 기반 위에서 예산과 행정 의지를 어떻게 결합하느냐가 향후 정책 추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작성 2026.07.14 16:26 수정 2026.07.1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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