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서울시 시민참여예산위원장으로 선출된 박동명 박사는 주민참여예산제의 질적 도약을 위해 전국 단위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전국주민참여예산광역위원장협의회’ 구성을 제안했다.
“예산은 정책을 숫자로 표현한 것입니다. 무엇을 우선하고 누구를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공적 선택이죠. 그 과정에 주민이 참여하는 것이 바로 주민참여예산제의 본질입니다.” 서울특별시 시민참여예산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박동명 박사는 인터뷰 서두에서 주민참여예산제의 의미를 이렇게 정의했다. 다음은 기자와 박동명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을 정리함
▶기자: 최근 서울특별시 시민참여예산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되셨습니다. 소감과 함께 앞으로의 방향을 말씀해 주시죠.
▷박동명 위원장: 주민참여예산제는 지방재정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중요한 제도입니다. 서울시민들의 뜻을 받들어서, 시민참여예산제도가 의미있게 운영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 주민참여예산제는 이미 전국적으로 확산된 제도입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박동명 위원장: 「지방재정법」 제39조에 따라 주민참여예산제는 더 이상 선택적 제도가 아니라 법정 제도입니다. 그동안 양적으로는 크게 확산되었고, 주민의 요구를 예산에 반영하는 성과도 있었습니다. 다만 지역별로 운영 방식, 교육 수준, 숙의 과정, 정책 반영 수준이 서로 달라 참여의 질적 격차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참여의 확대를 넘어 질적 고도화로 나아가야 합니다.
▶기자: 질적 고도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가요.
▷박동명 위원장: 저는 ‘전국적 연결’이라고 봅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는 각각 「지방자치법」 제182조에 따른 전국 단위 협의체를 통해 공동 대응과 정책 의견 제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민참여예산위원회는 전국 단위에서 의견을 모으고 전달할 공식 통로가 없습니다. 이 구조적 공백이 제도의 한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자: 그래서 제안하신 것이 ‘전국주민참여예산광역위원장협의회’입니까?
▷박동명 위원장: 그렇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전국주민참여예산협의회’가 필요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기초와 광역을 포괄하는 대규모 조직을 만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인 출발 단계로 ‘전국주민참여예산광역위원장협의회’를 구성하자는 것입니다.
광역위원장 중심으로 협의체를 출범시키면 책임 있는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고, 비교적 신속하게 공동 의제를 논의할 수 있습니다. 작은 협력에서 시작해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기자: 광역 중심 협의체가 갖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박동명 위원장: 광역은 중앙과 기초를 연결하는 중간 플랫폼입니다. 기초 지역의 다양한 주민 요구를 종합해 정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따라서 광역위원장협의회는 중앙의 정책을 전달하는 하향식 조직이 아니라, 기초의 목소리를 국가 정책으로 연결하는 상향식 통로가 되어야 합니다.
각 광역위원장은 단순히 개인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관할 기초위원회의 의견까지 충실히 수렴해 대표해야 합니다.
▶기자: 협의회가 수행할 수 있는 구체적 기능은 무엇인가요.
▷박동명 위원장: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지역 간 격차 해소입니다. 우수사례 공유와 표준 모델 개발을 통해 참여 역량의 균형을 맞출 수 있습니다. 둘째, 교육 기능 강화입니다. 현재 각 지자체의 ‘예산학교’는 편차가 큰데, 협의회를 중심으로 표준 교육과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산 분석, 사업 타당성 심사, 성인지·탄소중립 예산 등 전문 교육을 체계화해야 합니다. 셋째, 국가 정책 대응입니다. 지방재정 관련 법령과 지침에 대해 공동 의견을 모아 정부와 국회에 전달하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기자: 향후 법적 제도화도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박동명 위원장: 반드시 필요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지방재정법」을 근거로 주민참여예산협의회를 법정기구화하고, 정책 의견 제출권을 부여해야 합니다. 다만 제도화 이전에 현장의 협력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광역위원장협의회가 그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기자: 위원장님의 연구와 저술 활동도 이러한 문제의식과 연결되어 있습니까?
▷박동명 위원장: 그렇습니다. 최근 『주민참여예산의 이해와 운영 전략』(2026, 공저)을 발간하면서 제도의 운영 실태와 개선 방향을 체계적으로 정리했습니다. 현장에서 축적된 경험과 연구를 연결해 보다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이번 제안도 그러한 고민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주민참여예산제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박동명 위원장: 주민참여예산제는 단순한 참여 프로그램이 아니라 재정민주주의의 핵심 제도입니다. 이제는 ‘얼마나 많이 참여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있게 숙의되고 정책에 반영되었는가’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전국주민참여예산광역위원장협의회는 이러한 전환을 위한 현실적인 첫걸음입니다. 주민참여예산위원회가 서로 고립된 구조를 벗어나 전국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주민의 경험과 제안이 국가 정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정리=김유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