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꽃씨

허형만

 

꽃씨

 

 

아빠랑 함께 

조그마한 뜨락 한쪽에 

팬지꽃 꽃씨를 묻었습니다. 

 

물을 주고 

따독따독 흙도 덮어주며 

아빠 곁에 앉아 

아빠에게 물었습니다.

 

아빠, 언제쯤 피지?

빨리 피었음 좋겠다. 

 

햇살이 퍼지고 

단비도 적시고 

그래서 무럭무럭 자라면 

네 마음처럼 고운 꽃 필 거라고

아빠는 대답했습니다. 

 

그날 밤 꿈속에서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로 곱게 핀 

팬지꽃을 보았습니다. 

 

팬지꽃 속에서 

나도 팬지꽃 되어 

환하게 피어났습니다. 

 

 

[허형만]

1973년 『월간문학』(시), 

1978년 『아동문예』(동시) 등단. 

시집 『황홀』 『바람칼』 『음성』 등. 

중국어 시집 『許炯万詩賞析』, 

일본어 시집 『耳な葬る』,

이론서 『영랑 김윤식 연구』, 『허형만 교수의 시창작을 위한 명상록』 등. 

한국시인협회상, 영랑시문학상, 윤동주문학상, 공초문학상 등 수상. 

현재 국립목포대학교 국문과 명예교수

작성 2026.07.11 09:48 수정 2026.07.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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