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7일 오후, 에어포스원이 앙카라 상공을 가른다. 에센보아 공항에 내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붉은 카펫 위에서 맞는다. 트럼프는 의장대를 향해 튀르키예어로 인사한다. "메르하바 아스케르(안녕, 병사)." 짧은 한마디에 카메라가 몰린다. 세계의 눈이 앙카라로 쏠린 이틀이 시작된다. 제36차 나토 정상회의다.
튀르키예가 나토 정상들을 맞는 것은 22년 만이다. 2004년 이스탄불 정상회의 이후 처음이다. 그때 나토는 유럽 방어를 넘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위기관리로 무대를 넓혔다. 그 전환을 훗날 'NATO 2.0'이라 불렀다. 그로부터 22년, 안보 지형은 다시 뒤집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지난 2월의 이란 전쟁, 미국과 유럽의 균열. 이번 앙카라 회의는 'NATO 3.0'의 출발점으로 불린다.
회의는 방위산업 포럼으로 문을 연다. 나토 역사상 최대 규모다. 32개 회원국 정상과 초청국 지도자들이 대통령궁에 모인다. 첫 의제는 지난해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약속한 국방비 5% 이행이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회원국들에 구체적 계획을 요구하며, 수백억 달러 규모의 방산 계약과 새 급유·수송기 도입을 예고한다. 뤼터는 이날 열 번째 에어버스 A330 다목적 급유 수송기의 합류를 발표하며, 다국적 협력의 본보기라 강조한다. 우크라이나 지원도 탁자에 오른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앙카라를 찾았고, 캐나다의 카니 총리와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도 자리한다. 미 합참의장 댄 케인은 회의에 앞서 튀르키예의 국부, 아타튀르크가 잠들어 있는 ‘아느트카비르’ 추모원을 참배한다.
가장 큰 관심은 개최국 튀르키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에르도안에게 F-35 스텔스기 복귀를 허용할 뜻을 전할 것이라 보도한다. 트럼프는 "그를 아주 기쁘게 할 선물"을 준비했다고 예고한 바 있다. 튀르키예는 2019년 러시아제 S-400 도입으로 이 사업에서 쫓겨났고, 그 앙금이 이제 풀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이스라엘과 그리스는 지역 힘의 균형이 무너진다며 이 판매에 반대하고, 튀르키예 외교부는 이를 '허위 정보 공작'이라 일축한다. 야샤르 귈레르 튀르키예 국방장관은 튀르키예를 배제하면 유럽이 더 안전해지지 않는다고 못 박는다. 뤼터는 축구에 빗댄다. 혼자서 이기는 팀은 없으며, 협력으로만 골을 넣는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