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74조 매도폭탄 터무니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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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진형 기자] 국민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 국민연금공단이 7월부로 국내 주식 비중을 재조정하는 ‘리밸런싱’ 피스톤을 다시 밟았다. 코스피의 가파른 상승으로 자산 비중이 비대해지자 위험 관리 차원의 매도가 예고된 것인데, 증시 안팎을 강타한 ‘수십조 원대 매물 폭탄설’을 두고 국민연금 수장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74조 매도 공포에 김성주 이사장 직격 “터무니없는 점쟁이 원칙”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1월부터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했던 국내 주식 리밸런싱 유예 조치를 종료하고 본격적인 자산 배분 관리에 돌입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코스피 지수가 급등함에 따라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추정치가 목표치인 20.8%를 크게 상회하는 30% 안팎까지 치솟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증권가(대신·신영증권 등)에서는 국민연금이 허용 한도를 맞추기 위해 지수대별로 최소 27조 원에서 최대 74조 4,000억 원에 달하는 주식을 기계적으로 쏟아내야 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외국인의 수급 이탈과 맞물릴 경우 증시 하방 압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1일 자신의 SNS를 통해 강한 어조로 시장의 관측을 반박했다. 김 이사장은 “일단 ‘74조 원’이라는 수치 자체가 틀렸으며 터무니없는 숫자”라며 “언제부터 애널리스트가 ‘점쟁이’ 노릇을 하게 됐는지 의아하다”고 꼬집었다.
김 이사장은 리밸런싱을 ‘시소와 저울’에 비유하며 위험 관리 원칙을 설명했다. 한쪽이 무거워져 기울어지면 균형을 맞추기 위해 조금씩 정교하게 덜어내야지, 한 번에 크게 덜어내면 판이 완전히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그는 “지난 5월 기금위에서 리밸런싱 규칙을 개정해 장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시행하도록 장치를 마련했기 때문에 ‘매도 폭탄’이 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확언했다.
자산 배분 룰 어떻게 바뀌었나… 탄력적 방어벽 세운 연기금
국민연금은 시장 급변동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선제적인 제도 정비를 마친 상태다. 지난달 기금운용위원회를 통해 올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대폭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동시에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허용 한도(전략적 자산배분·SAA)를 기존 3%p에서 6%p로 두 배 늘렸다. 여기에 전술적 자산배분(TAA) 허용치 2%p까지 결합할 경우, 국민연금이 보유할 수 있는 국내 주식 비중 상단은 최대 28.8%까지 확장된다.
비록 일부 전문가들이 “국민연금이 TAA(전술적 자산배분)는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경향이 있어 실질 허용치(26.8%)를 넘긴 물량이 시장에 매물로 출회될 것”이라 분석하지만, 연·월·일간 집행 상한을 좁혀놓은 만큼 시장이 우려하는 단기 급락을 유발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게 연기금 내부의 시각이다.
6개월간 8.7조 원 ‘야금야금’ 선제 매도… 반도체 대형주 타깃 될까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한 국민연금의 ‘소리 없는 발 빼기’는 이미 상반기부터 실행되어 왔다. 연기금 수급 통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리밸런싱 재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최근 6개월 연속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며 총 8조 7,000억 원어치의 주식을 블록딜 및 장내 매도로 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은 매물 폭탄을 맞은 곳은 단기간 주가 상승 폭이 가파르고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대형 IT·반도체 섹터였다. 올해 국민연금 순매도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삼성전기(1조 3,210억 원)를 필두로 ▲SK하이닉스(9,701억 원) ▲삼성전자(9,673억 원) ▲현대차(7,701억 원) 순으로 매도가 집중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리밸런싱이 재개된 이상, 이처럼 포트폴리오 내 수익률 기여도가 높고 덩치가 큰 대형주들이 지속적인 비중 조절의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총액 기준의 대량 출회는 없더라도 장기적인 수급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다는 분석이다.
AI부동산경제신문 | 편집부
이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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