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권 붕괴가 연 틈
2024년 12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지면서 50년 가까이 유지되던 이스라엘-시리아 간 군사 균형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1974년 양국이 체결한 격리 협정을 "이미 무너진 정권과 맺은 합의"라며 무효라고 선언했다. 이 협정은 골란고원 일대에 유엔 분리 관측군(UNDOF)이 감시하는 비무장 완충지대를 설치해 반세기 동안 충돌을 억제해 온 장치였다. 정권 공백을 틈타 이스라엘군은 완충지대를 넘어 시리아 영토 깊숙이 진입했고, 그 결과 지금의 군사적 긴장이 만들어졌다.
확장되는 군사 거점
이스라엘은 최근 시리아 내 군사 활동 범위를 한층 넓혔다. 다라와 쿠네이트라 주의 안쪽 마을까지 정찰 범위에 들어갔고, 현지 주민은 이스라엘 군인의 순찰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군은 며칠 전 해당 지역에서 무장 세력 두 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으며, 이튿날에는 다라 외곽 지역에 공습을 재개했다. 거의 매일 이어지는 타격과 잦은 전투기 출격은 텔아비브가 다마스쿠스를 향해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키운다. 국제관계·안보 연구자 아지즈 무사는 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이스라엘이 쿠네이트라와 다라 농촌 지역에 기지와 초소를 세우며 존재감을 확장해 왔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러한 움직임이 전략적 요충지에 대한 통제력을 굳히려는 의도라고 분석한다.
완충지대를 넘어선 선
무사는 알아라비야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개입이 전통적 "안보 벨트" 개념을 이미 넘어섰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것이 더 넓은 완충지대를 형성하고, 텔아비브가 위협으로 간주하는 모든 존재를 제거하려는 시도로 변모했다고 덧붙인다. 시리아 출신 학자 아흐메드 알키나니는 이전 정권 붕괴 이후 이스라엘이 시리아 영토 안에 아홉 곳의 군사기지를 세웠으며, 1974년 협정이 정한 경계선을 넘어선 새로운 완충지대를 형성했다고 밝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공습이 시리아를 제한된 무장만 허용되는 지역으로 묶어두려는 포석이라는 점도 지적한다. 다마스쿠스 정부는 이러한 움직임을 시리아 주권에 대한 침해로 규정하며, 이스라엘군의 철수와 분리 협정 체제로의 복귀를 강력히 요구한다.
국경선 하나가 무너진 정권의 그늘 아래 다시 그려지고 있다. 군사기지의 숫자는 늘어나는데, 그 경계가 어디서 멈출지는 누구도 답하지 못한다. 안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진입이 점령이라는 현실로 굳어질 때, 그 땅 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은 가장 먼저 부서진다. 다라와 쿠네이트라의 흙먼지는 오늘도 가라앉지 않는다. 이 침묵의 확장은 과연 어디까지 용인될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