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청춘을 희망의 시기라고 말한다. 그러나 현실의 청춘은 때로 꿈보다 생존이 먼저인 시간을 통과한다. 최은 작가의 첫 장편소설 『젊은 여자는 살아남는다』는 바로 그 지점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작품이다. 화려한 성공담이나 위로의 언어 대신, 도시의 이면에서 살아가는 젊은 여성들의 욕망과 생존을 담담하면서도 강렬하게 그려낸다.
2017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켄의 세계」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최은 작가는 당시부터 인간의 욕망과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직시하는 시선으로 주목받았다. 이번 장편소설에서도 그러한 문제의식은 더욱 깊어졌다. 작품은 주인공 채유리의 삶을 중심으로 현대사회가 만들어낸 불평등과 욕망,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는 인간의 의지를 밀도 있게 담아낸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작품이 젊은 여성을 단순한 피해자로 소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설 속 인물들은 끊임없이 흔들리고 좌절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욕망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 욕망은 때로는 불완전하고 모순적이며, 사회적 시선으로는 쉽게 이해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작가는 그러한 욕망마저 인간을 살아가게 하는 본질적인 힘으로 바라본다.
『젊은 여자는 살아남는다』는 독자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우리는 과연 청년들에게 어떤 사회를 만들어 주고 있는가. 경쟁과 소비, 성공이라는 이름 아래 누군가는 생존을 위해 자신의 존엄마저 거래해야 하는 현실은 없는가. 작품은 특정한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독자가 스스로 현실을 성찰하도록 이끈다.
최은 작가의 문장은 과장되지 않는다. 오히려 절제된 문체 속에서 현실의 무게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화려한 수사보다 인물의 감정과 상황을 차분하게 따라가면서 독자는 어느새 채유리의 삶을 자신의 이야기처럼 바라보게 된다. 이러한 공감의 힘이야말로 이 작품이 가진 가장 큰 미덕이다.
오늘날 한국사회는 청년세대와 여성의 삶을 둘러싼 다양한 담론이 이어지고 있다. 『젊은 여자는 살아남는다』는 이러한 사회적 논의를 문학이라는 형식을 통해 깊이 있게 풀어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인간에 대한 시선을 끝까지 놓지 않는 이 소설은 독자들에게 오래 남는 질문을 던질 것이다.
첫 장편이라는 점이 무색할 만큼 완성도 있는 구성과 현실을 응시하는 시선은 앞으로의 작품 세계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최은 작가의 첫 장편은 단순히 한 여성의 이야기에 머물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외면해 온 욕망과 생존의 문제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작품이다. 현실을 응시하는 문학의 힘을 확인하고 싶은 독자라면 충분히 읽어볼 가치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