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희칼럼] AI 교육 대전환 시대, '사람을 남기는 교육'을 다시 묻다

6·3 지방선거 이후, 새 교육감에게 던지는 한 가지 질문

교육학박사 / 이룸평생교육원(주) 원장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이번 선거로 16개 시·도의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그리고 수천 명의 지방의원이 새로 선출되었다. 표심의 향배를 두고 정치권의 해석이 분분하지만, 교육 현장에 선 사람으로서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되는 것은 새 교육감들이 약속한 청사진이다. 그 중심에는 거의 예외 없이 한 단어가 놓여 있다. 바로 'AI 교육 대전환'이다. 교육부 역시 2026년 정책의 큰 축으로 '모든 학생을 위한 AI 교육 실현'을 내세우며 인공지능 시대의 인재 육성을 국가 생존의 문제로 규정했다. 기술 전환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명령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한 가지를 먼저 기억해야 한다. 불과 1년여 전, '모두를 위한 맞춤 교육'을 내걸고 교실에 전면 도입되던 AI 디지털교과서는 지금 'AI 교육자료'라는 더 넓은 이름으로 바뀌고, 예산은 분산되며, 전면 확산에서 선도학교 검증 중심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정권이 바뀌고 교육감이 교체될 때마다 정책의 방향은 출렁였고, 그 부담은 늘 현장이 떠안았다. 도구는 빠르게 바뀐다. 그러나 교육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얼마나 빠르게 AI를 도입했는가"가 아니라, "그 전환이 결국 무엇을, 누구를 남겼는가"여야 한다. 

 

AI는 분명 유능하다. 학생 개개인의 학습 이력을 분석하고, 채점하고, 진단하며, 맞춤형 학습 경로를 제시하는 일에서 인간 교사를 능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유능함에는 그림자도 따른다. OECD조차 AI 기반 학습 시스템이 학생의 학습 이력은 물론 행동 패턴과 정서 정보까지 수집·분석하면서, 자동화된 평가가 교육의 공정성을 흔들 수 있고 학생 데이터 보호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고 경고한다. 알고리즘은 학생의 점수를 매길 수는 있어도, 그 학생이 왜 어제보다 어두운 표정으로 등교했는지는 읽지 못한다. 한 아이의 마음과 관계, 그리고 존엄을 지키는 일—교육이 끝까지 놓아서는 안 될 마지막 자리는 여전히 사람에게 있다. 청소년의 고립과 우울, 생명 경시의 문제가 깊어지는 지금, '생명을 존중하는 교육'은 AI가 대신할 수 없는 교육의 심장이다.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전환이 만들어내는 격차다. AI 교육이 빠를수록, 그 속도에 올라타지 못하는 이들의 소외도 함께 커진다.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와 그렇지 못한 중장년·노년, 취약계층 사이의 거리는 더 벌어질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평생교육의 역할이 절실해진다.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재직자의 인공지능·디지털 역량을 키우는 집중과정을 확대하며 1만 명이 넘는 성인 학습자를 길러낸 것처럼, 학교 담장 밖의 모든 시민이 전환의 흐름에 함께 올라설 수 있도록 돕는 일이야말로 '사람을 남기는 교육'의 다른 이름이다. 누구도 뒤처지지 않게 하는 것, 그것이 공교육과 평생교육이 함께 짊어져야 할 책무다.

 

전환의 무게는 지역에서 가장 무겁게 느껴진다.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방소멸의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교육을 통한 개인·학교·지역의 동반 성장이 시대의 과제로 떠올랐다. AI 인프라가 풍부한 도시와 그렇지 못한 지방 사이에서, 교육은 격차를 메우는 사다리가 될 수도, 격차를 굳히는 벽이 될 수도 있다. 새 교육감들이 화려한 기술 도입의 숫자가 아니라, 지역의 한 아이와 한 어른이 그 전환을 통해 실제로 무엇을 얻었는지를 성과의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AI 교육 대전환'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기술은 더 빨라지고 더 똑똑해지겠지만, 교육이 끝내 지켜야 할 것은 사람을 사람으로 자라게 하는 일, 한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가르치는 일이다. 6·3 지방선거로 새 교육감들이 4년의 책임을 맡았다. 그들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던지고 싶은 질문은 하나다. 우리의 교육은 더 빠른 기계를 남길 것인가, 아니면 더 깊은 사람을 남길 것인가. 2026년 교육의 화두가 'AI로의 전환'이라면, 그 전환의 끝에 '사람'이 남아 있는가를 묻는 일—그것이 교육이 사회를 살리는 길이다.

 

[필자 소개]

# 교육학 박사

# 이룸평생교육원(주) 원장

# 안전한 나라 실천연대 대표

# 대한인식생명교육 사회적협동조합 전임교수

# 한국자살예방협회 독립강사

# 생명존중 및 중독예방과 자살예방 교육전문가

 

 

작성 2026.06.30 23:17 수정 2026.06.30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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