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권익위원회가 29일 발표한 '2025년도 공공기관 부패방지교육 이수 실태 점검 결과'는 단순한 교육 통계 발표에 그치지 않았다. 부패방지교육이 법정 의무교육으로 시행된 지 10년을 맞아 공직사회 청렴교육의 성과를 점검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정책 메시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발표에 따르면 전체 공직자의 부패방지교육 이수율은 96.7%를 기록하며 제도는 안정적으로 정착했지만, 이제는 교육을 얼마나 실시했는지가 아니라 조직이 얼마나 변화했는지가 청렴의 새로운 평가 기준으로 제시됐다.
청렴교육은 정착…이제는 실효성을 점검할 때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 2,242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점검 결과 전체 공직자의 교육 이수율은 96.7%, 고위공직자는 97.8%로 집계됐다. 이는 부패방지교육이 의무화된 201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공직사회에 청렴교육이 제도적으로 안착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반면 신규·승진자 교육 이수율은 92.6%를 기록했으며, 교육 이수율이 낮은 기관에 대해서는 특별교육과 찾아가는 부패방지교육 등을 확대해 현장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발표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교육시간 확대나 교육방식 변경이 아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부패방지교육 의무화 10년을 계기로 교육의 실효성을 높이고 공공기관의 책임성을 강화하겠다는 방향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청렴교육이 법정 의무를 이행하는 절차를 넘어 조직문화를 바꾸는 예방 시스템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높은 이수율이 곧 청렴 수준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청렴교육이 안정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와 별개로 교육 효과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실제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매년 청렴교육을 실시하고 있음에도 계약, 인사, 보조금 집행, 인허가 등 부패 취약업무에서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는 사례가 발생한다. 교육은 이수했지만 업무 절차와 조직문화는 충분히 변화하지 못한 셈이다.
결국 청렴교육의 성과는 교육 횟수나 이수율보다 조직 내부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로 판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적 이해관계를 자유롭게 신고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는지, 부당한 업무지시를 거절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정착됐는지, 공익신고자가 불이익 없이 보호받고 있는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취약업무 절차가 실제 개선됐는지가 청렴 수준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가 되고 있다.
"교육을 했는가보다 무엇이 달라졌는가가 중요하다"
법정교육연구소 김범일 대표(청렴전문강사)는 "부패방지교육 의무화 10년의 가장 큰 성과는 청렴교육이 공직사회의 기본 제도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라며 "이제는 교육 횟수나 이수율보다 조직 안의 불공정한 관행이 얼마나 줄었는지, 직원들이 이해충돌을 신고하고 부당한 업무지시를 거절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는지를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렴교육은 법정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절차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직문화와 업무 절차를 개선하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며 "교육 이후 행동이 달라지고 제도가 개선될 때 비로소 청렴은 조직 안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예방체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이번 발표는 부패방지교육 의무화 10년의 성과를 단순한 교육 실적으로 평가하는 데 머물지 않고, 공공기관 청렴문화의 질적 성장을 점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 공공기관의 청렴 수준은 교육을 얼마나 실시했는지가 아니라 교육 이후 조직이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하게 변화했는지를 중심으로 평가받는 방향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