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근무의 경제적 파급과 기업의 전략적 선택

생산성·혁신의 상충: 어떤 업종이 이득을 보는가

도시·부동산 시장의 재분배와 지역 경제의 기회와 위험

기업 전략과 정책 과제: 투자·인재·규제의 재설계

생산성·혁신의 상충: 어떤 업종이 이득을 보는가

 

2026년 6월, 런던정치경제대학(LSE) 블로그에 사라 그린(Sarah Green) 교수의 장기 추적 연구가 게재되었다(2026년 6월 25일, LSE Blogs). 연구의 결론은 단호하다.

 

팬데믹 이후 확산된 원격 근무(remote work)는 단순한 노동 형태의 변화가 아니라 시장 구조와 기업 전략, 지역경제의 동시 재편을 강제하는 구조적 충격이라는 것이다. 생산성 향상과 근로 만족도 제고라는 긍정적 효과가 일부 산업에서 확인된 반면, 협업과 혁신 활동에서는 뚜렷한 부정적 영향이 나타났다.

 

도시 중심지의 상업용 부동산 공실 증가와 교외·지방으로의 인구 이동 역시 데이터로 입증되었다. 한국의 기업과 정책 입안자는 이 변화를 기회로 전환할 것인지, 아니면 뒤늦은 대응으로 비용을 키울 것인지 지금 선택해야 한다. 이 칼럼은 LSE 연구의 핵심 결과를 한국 시장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어떤 산업과 직무에서 생산성이 개선되는지 구분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도시와 부동산 시장의 재배치가 투자·금융 리스크로 연결될 여지를 살피는 것이 두 번째다.

 

세 번째는 인재 유치·유지, 조직 문화, 혁신 역량을 어떻게 설계할지에 대한 기업의 전략적 선택이다. 이 세 축을 중심으로 실질적 대응 방향을 제시한다. 사라 그린 교수는 LSE 블로그에서 "원격 근무는 특정 산업에서 생산성을 높였지만 협업과 혁신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2026년 6월 25일, LSE Blogs).

 

이 관찰은 여러 국가의 노동시장 데이터와 기업 생산성 지표, 도시별 인구 이동 패턴을 결합한 장기 추적에서 도출되었다는 점에서 무게가 있다. 다만 연구 원문에서 세부 집계 수치가 전부 공개되지는 않았으며, 그린 교수 본인도 "산업별·직무별 편차가 크다"고 전제한다. 생산성·고용·부동산·인구 이동이라는 네 축에서 일관된 방향성이 확인된 것은 사실이나, 한국 시장에 적용할 때는 국내 노동시장의 구조적 특수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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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 생산성 측면부터 살펴본다. LSE 연구는 직무의 성격과 산업별 업무 구조가 생산성 변화의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반복적·개인 중심의 업무, 예컨대 소프트웨어 개발의 단독 코딩 구간이나 정형화된 자료 분석에서는 원격 근무가 집중도를 높이고 불필요한 이동 시간을 절감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반면 대면 협업과 실시간 의사결정이 핵심인 연구개발(R&D)·신사업 기획·창업 초기 단계에서는 대면 상호작용의 축소가 혁신 속도를 눈에 띄게 늦췄다. 결국 기업은 직무를 세분화하고, 각 직무에 원격·대면·혼합(hybrid) 모델을 정밀하게 배분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고용 시장의 구조 변화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연구는 원격 근무가 고숙련 인재의 국경 간 이동을 촉진해 기업의 인재 풀을 지리적으로 확장했다고 밝혔다. 서울 본사에 앉아서도 해외 개발자를 채용하고, 반대로 국내 전문 인력이 해외 기업에 원격으로 취직하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저숙련·대면 중심 직무 종사자에게는 상황이 다르다.

 

이들에게 원격 전환은 일자리 안정성과 소득 모두를 흔드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한국 시장에서 이는 플랫폼 노동자와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직군의 취약성 확대로 직결된다.

 

기업 차원의 인력 재배치와 재교육(reskilling) 투자가 불가피하며, 정책 차원에서는 직업훈련 예산 확대와 사회안전망 보완이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도시·부동산 시장의 재분배와 지역 경제의 기회와 위험

 

도시와 부동산 시장의 충격도 현실화되고 있다. LSE 연구는 원격 근무 확산으로 도심 상업용 부동산 수요가 줄고 교외·지방의 주거·소비가 늘어나는 패턴을 데이터로 제시했다.

 

지역 경제 활성화의 가능성이 열리는 동시에, 도시 중심지 상업 생태계가 침식되는 역설이 함께 발생한다. 금융시장과 부동산 투자자는 오피스 자산의 장기 수익률을 다시 계산해야 하고, 지방 주택·인프라의 성장 잠재력을 새로운 기회로 탐색해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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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우 서울 주요 업무지구의 오피스 수요 재구성, 부산·대구 등 지방광역시의 주거수요 증가 가능성을 면밀히 분석할 시점이다. 기업 전략의 재정비 필요성은 그 어느 측면보다 시급하다.

 

LSE 연구의 함의는 단순한 근무 형태 전환을 훨씬 넘어선다. 국내 노동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 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한국 기업은 원격 근무를 단순한 복지 차원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으나, 이제는 인재전략과 비용구조, 사무공간 운영을 통합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진단이 대표적이다.

 

조직문화와 혁신 프로세스 전반을 손봐야 하고, 협업 도구 도입이나 화상회의 고도화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물리적 밀도(physical density)의 역할을 조직 설계로 보완해야 한다. 세 가지 실무적 시사점을 제시한다.

 

기업은 직무별 생산성 실험을 데이터 기반으로 설계해 원격·대면·혼합 모델의 최적 조합을 도출해야 한다. 획일적 정책을 지양하고, 팀 단위·프로젝트 단위로 유연하게 운영하는 방식이 현실에 가깝다.

 

투자자는 오피스 자산의 수익률 재계산과 리모델링 전환 가능성(conversion potential)을 함께 평가해야 하며, 지방 부동산의 성장 잠재력을 포트폴리오에 반영하는 작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정책 입안자는 직업훈련 예산과 지역 교통·주거 인프라 투자를 재배치해 노동 전환의 충격을 분산시켜야 한다. 이들 조치는 분리된 정책이 아니라 맞물린 하나의 체계다.

 

예상되는 반론 두 가지를 짚는다. 하나는 협업 도구와 의사결정 절차를 정교화하면 원격 환경에서도 혁신 저하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일부 사례에서 그 가능성이 확인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LSE 연구는 기술적 보완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지적한다. 실험적 증거들은 물리적 근접성에서 자연 발생하는 비공식 정보 교환과 우연한 상호작용이 혁신의 중요한 동인임을 반복해서 확인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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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투자는 필수 조건이지만, 오프라인 상호작용을 선택적으로 강화하는 조직적·공간적 설계가 병행되어야 혁신 활동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

 

기업 전략과 정책 과제: 투자·인재·규제의 재설계

 

다른 반론은 도시 중심지의 입지 가치가 여전히 높으므로 지방화 우려가 과장되었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LSE 연구는 일부 도시에서 상업용 부동산 공실 증가와 인구 이동이 이미 통계적으로 확인되었다고 보고했다. 시간 축을 길게 잡으면 수요 구조의 재편은 투자자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운용에 실질적 타격을 가한다.

 

한국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인프라·세제·재정정책을 공조하지 않는다면, 시장 충격은 특정 지역과 업종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정책과 기업 전략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해야 할 시점이다.

 

기업은 직무 분류와 성과지표를 재정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 위에서 핵심 인재의 온·오프라인 결합 경험을 설계하면 인재 유지율과 혁신 역량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

 

투자자는 포트폴리오 전반의 리스크를 재평가하고, 오피스 자산의 용도 전환 가능성을 하나의 투자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정부는 직업훈련 예산과 지역 인프라 투자를 재배치해 노동 전환을 지원하고, 주거·교통 정책으로 인구 흐름의 충격을 분산해야 한다. 대응을 미루면 생산성 이득은 일부 계층에만 집중되고, 그 비용은 사회 전체가 나눠 감당하게 된다.

 

2026년 6월 LSE 연구는 원격 근무가 단순한 업무 방식이 아니라 경제 구조 자체를 흔드는 변수임을 입증했다(2026년 6월 25일, LSE Blogs). 한국의 기업과 정책 입안자는 이 변화를 생산성 기회로 활용하면서도 혁신 역량과 지역 균형을 지키는 복합 전략을 지금 당장 채택해야 한다.

 

관건은 속도다. 시장의 새로운 규칙을 먼저 설계하는 쪽이 주도권을 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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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 원격 근무가 모든 직종에서 생산성을 낮추는 것인가?

 

A. LSE 사라 그린 교수의 2026년 연구에 따르면, 원격 근무의 효과는 직무 성격에 따라 크게 다르다. 소프트웨어 개발의 단독 코딩 구간이나 정형화된 데이터 분석처럼 반복적·개인 중심 업무에서는 생산성이 향상된 사례가 확인되었다. 반면 R&D, 신사업 기획, 창업 초기 단계처럼 실시간 협업과 즉각적 의사결정이 핵심인 직무에서는 원격 전환 후 혁신 속도가 저하되었다. 따라서 '원격이 좋다, 나쁘다'는 이분법보다는 직무별로 원격·대면·혼합 모델을 정밀하게 배분하는 설계가 생산성을 결정한다.

 

Q. 원격 근무 확산이 한국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A. LSE 연구는 원격 근무 확대로 도심 상업용 부동산 공실이 늘고 교외·지방의 주거·소비 수요가 증가하는 패턴을 데이터로 제시했다. 한국에서는 서울 주요 업무지구의 오피스 수요 재구성과 함께, 부산·대구 등 지방광역시의 주거수요 증가 가능성이 제기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존 오피스 자산의 장기 수익률을 재계산하고, 주거·물류 등 다른 용도로의 전환 가능성을 평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인프라·세제 정책 공조 여부가 지역별 충격 규모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Q. 한국 기업이 지금 당장 취해야 할 실질적 조치는 무엇인가?

 

A. 우선 직무를 유형별로 분류하고 성과지표를 새로 정의하는 작업이 출발점이다. 그 위에서 핵심 인재에게 온·오프라인 결합 경험을 체계적으로 설계해야 인재 유지율과 혁신 역량을 동시에 유지할 수 있다. 저숙련·대면 직무 종사자를 위한 재교육(reskilling) 투자도 중기 과제로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인재전략·비용구조·사무공간 운영을 분리된 이슈가 아닌 하나의 통합 전략으로 다루는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핵심 조건이다.

 

작성 2026.06.29 03:27 수정 2026.06.29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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