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詩 :병오의 통곡 속 여명

파이튼


삭풍에 섞인 전란의 먼지

기울어진 처마 끝

강물로 흐르는 굶주린 곡소리

해진 소맷단엔 젖은 시대의 결로(結露).

 

내던진 잔()이 허공을 가르자

구름 찢고 솟구치는 청룡의 갈기

천지는 한낱 교거(僑居)

달빛 딛고 선 발끝에 대지의 맥박이 뛴다.

 

장미 가시 돋친 고독의 성소(聖所)

어둠을 등불 삼아 건너는 비극의 심연

서늘한 옷자락 끝에 닿는 신의 숨결

그것은 가눌 길 없는 사랑의 다른 이름.

 

보라,

수선화가 터는 비의 무게

비탄을 거름 삼아 솟구친 초록의 뼈

숲의 심장을 관통하는 무지개.

 

붉은 말갈기 휘날리며

어둠을 헤쳐 달려오는 서광(曙光)

고통의 재를 털어낸 저 뜨거운 이마 위로

내일의 눈동자가 눈부시게 열린다.

 

-파이튼

 

 

작성 2026.06.28 08:46 수정 2026.06.28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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