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RS-28 ‘사르마트’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며 올해 말 첫 실전 배치 계획을 공식화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사르마트를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핵미사일”로 규정했지만, 서방 안보 전문가들은 반복된 개발 지연과 시험 실패 사례를 이유로 실제 성능과 배치 일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와 크렘린궁 발표에 따르면, 전략로켓군 사령관 세르게이 카라카예프 대장은 5월 12일 실시된 사르마트 시험 발사가 성공적으로 완료됐다고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시험은 북부 플레세츠크 우주발사장에서 진행됐으며, 러시아는 올해 안에 크라스노야르스크 지역 우주르 기지에 첫 사르마트 미사일 연대를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르마트는 냉전 시기 소련의 R-36M ‘보예보다’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액체연료 기반 초대형 ICBM이다. NATO는 과거 R-36M에 ‘사탄(Satan)’이라는 별칭을 부여한 바 있다.
러시아 측은 사르마트가 최대 10톤급 핵탄두 탑재 능력을 갖췄으며, 다탄두(MIRV)와 각종 기만체를 활용해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돌파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사거리 3만5000km 이상, 준궤도 비행 능력, 북극과 남극 경로를 통한 우회 타격 가능성도 강조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과거 공개 연설에서 사르마트가 “현존하는 어떤 미사일 방어 체계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과 NATO를 겨냥한 전략무기 우위를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 싱크탱크와 서방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 발표 수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 분석 기관은 실제 사거리를 약 1만8000km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정치적·전략적 목적을 위해 성능을 과장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특히 사르마트 개발은 2010년대 초 시작됐지만 반복적인 시험 지연과 실패 논란이 이어졌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5년 사이 일부 시험에서 기술적 문제와 발사 실패 정황이 포착됐다는 분석도 제기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서방 안보 당국은 러시아가 발표한 올해 말 실전 배치 일정 역시 정치적 메시지 성격이 강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미·러 핵군축 체제 약화 흐름 속에서 나왔다. 러시아는 최근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참여 중단 이후 핵전력 현대화를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으며, 서방의 군사 지원 확대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전략 핵전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르마트 배치가 실제 군사적 효용 외에도 NATO와 미국을 상대로 한 ‘핵 신호전(nuclear signaling)’ 성격을 갖는다고 분석한다. 이는 서방의 직접 개입 가능성을 억제하고 러시아의 전략적 협상력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움직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러시아는 사르마트를 차세대 핵 억지력의 핵심 자산으로 규정하며 조기 전력화를 추진하고 있다. 반면 서방은 반복된 개발 차질과 기술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실제 성능과 운용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러 전략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사르마트 배치 논란은 글로벌 핵 군비 경쟁과 전략적 긴장 고조를 상징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