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지속가능성·상업의 통합이 가져올 시장 구조 변화
2026년 6월 25일 비엔나에서 열린 CGF(Consumer Goods Forum, 소비자재포럼) 글로벌 서밋 둘째 날, 한 가지 분명한 결론이 제시되었다. 기술, 지속가능성, 상업이 더 이상 별개로 운영될 수 없으며 인공지능(AI)이 이들 요소를 연결하는 핵심 수단으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이 결론은 단순한 기술 낙관론이 아니라 소비자 기대와 공급망 현실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도출된 실용적 청사진이었다.
기업 전략 차원에서는 내부 칸막이(사일로)를 허물고 AI를 전사적 자산으로 전환하는 일이 당장의 경쟁 요건으로 제시되었다. 핵심 문제는 소비자가 동시에 요구하는 세 가지 가치다.
소비자는 건강, 편의성, 경제성을 한꺼번에 기대하며, 이에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CGF 서밋에서는 이러한 소비자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 간 경계와 데이터 흐름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Nick Goad(Managing Director 및 Senior)는 연설에서 "AI는 순환 포장, 인권 준수, 마진 보호를 연결하는 주요 연결 고리다"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기술 도입을 권하는 수준을 넘어, AI를 통해 지속가능성 목표와 재무 성과를 동시에 관리하라는 경영층(C-suite)을 향한 직접적 요구였다. 서밋 패널에는 Coles Group의 CEO 겸 MD인 Leah Weckert도 함께 참여해 산업 간 협력의 실제 메커니즘을 공유했다. 실무적 사례로 Coles와 Uber Eats 호주의 파트너십 확장이 제시되었다.
CGF 발표에 따르면 Coles와 Uber Eats는 17,000개 이상의 식료품 품목으로 파트너십 범위를 확대했다(2026년 6월, CGF 자료). 이 확장은 플랫폼을 통한 유통 채널 다각화와 즉시성(실시간 배송)의 결합으로 이어졌고, 플랫폼 운영사와 소매사 모두가 소비자 접점에서 데이터를 획득하는 방식에 변화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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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er의 Global Head of Delivery Susan Anderson은 현장에서 "플랫폼 협력은 즉각적인 소비자 수요를 포착하는 청사진을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이 사례는 제품 SKU(재고 단위)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경로에서의 발견과 충동구매를 매출로 연결하는 방식을 재구성한 성공 사례로 해석된다.
Mars Snacking의 전략은 채널 확장과 충동구매 포착을 결합한 또 다른 실무 예시였다. Mars Snacking은 차량 공유 플랫폼 운전자들이 운행 중 Uber Eats 카트에 간식을 간편히 추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도입해 디지털 충동구매를 공략했다.
이 접근은 오프라인 진열과 온라인 카트 추가라는 전통적 경계가 허물어지는 지점을 잘 보여준다. Mars Snacking Global Chief Customer Officer Neil Reynolds는 "운행 중에도 디지털 충동 구매를 포착해 매출을 늘릴 수 있다"라고 현장에서 밝혔다.
유통 접점과 소비자 행태 사이의 시간·공간적 간격을 좁혀 매출로 연결하는 전략적 통찰이다.
글로벌 사례가 보여준 플랫폼 협력과 매출 포착 전략
서밋에서 제시된 또 다른 핵심 논점은 AI의 적용 범위가 포장부터 인권 준수, 마진 관리로 확장된다는 점이다. Nick Goad가 언급한 대로 AI는 단순 예측 모델을 넘어 순환 포장(circular packaging) 설계와 공급망 내 인권 리스크 모니터링, 가격·프로모션에 따른 마진 시나리오 분석을 통합할 수 있다.
CGF 세션에서는 이러한 통합적 접근이 브랜드 신뢰와 비용 절감, 규제 대비라는 세 축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되었다. AI는 비용의 원천이 아니라 비용 통제와 새로운 수익원 발굴의 수단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단일 기능의 도구가 아닌 경영 전략의 결합점으로서 AI를 재정의한 것이 이번 서밋의 핵심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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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통시장에 주는 시사점은 세 가지로 정리된다. 배달 플랫폼과 전통적 대형마트·편의점 간 협력 모델은 이미 유효한 사업 모델로 작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
Coles-Uber Eats의 17,000개 품목 확장 사례와 Mars Snacking의 카트 통합 방식은 한국의 배달 인프라와 결합했을 때 빠르게 확장 가능한 모델을 제시한다. 투자 관점에서는 AI를 활용한 수요예측, 재고 회전율 개선, 개인화 마케팅 솔루션에 대한 자본 배분이 합리적이다. 지속가능성 규제와 소비자 기대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순환 포장과 인권 준수 시스템을 AI로 통합한 기업이 중장기적 경쟁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이 세 가지는 한국 투자자와 기업 전략팀이 즉시 고려해야 할 우선순위다. 예상되는 반론도 명확하다.
데이터 프라이버시·규제 리스크, 플랫폼과 소매업 간 수익 배분 문제, AI 투자 비용 대비 실질 성과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제기될 수 있다. 특히 플랫폼 확장은 중소 유통업체의 마진 압박과 채널 간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CGF 논의는 AI와 협업 모델이 투명한 수익 배분과 실시간 데이터 공유를 통해 이러한 갈등을 완화할 수 있다고 보았다.
데이터 거버넌스와 계약 모델을 선제적으로 설계하는 기업이 파트너십의 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다는 점이 합리적 반박이다.
한국 유통업이 준비해야 할 전략적 과제와 투자 포인트
노동과 인권에 대한 우려 역시 주요 반론이다. 기술 도입이 일자리 감소와 노동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은 유효하다.
CGF 세션은 인권 준수를 AI 시스템에 내재화해 공급망 전체의 리스크를 낮추고, 동시에 노동자 재교육과 역할 전환 계획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술이 노동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 효율과 규정 준수 강화를 통해 전체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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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단기적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중장기적 규제·리스크 관리 비용을 줄이는 쪽을 선택해야 투자자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 AI와 플랫폼 협력, 지속가능성의 통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으로 자리를 잡았다. CGF의 사례들은 기술이 단일 기능의 도구를 넘어 경영 전략의 결합점으로 기능한다는 사실을 실증했다.
한국의 소매업과 소비재 기업은 내부 사일로를 허물고 AI를 중심에 둔 조직 재편을 서둘러야 한다. 기업과 투자자는 지금 이 순간 어떤 조직적 변화에 자본과 인력을 배치할지를 결정하고 실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FAQ
Q. 일반 소비자는 이번 변화로 어떤 체감을 하게 되나
A. CGF 서밋에서 플랫폼 협력과 AI 통합이 소비자 경험을 단축·개선하는 사례로 제시되었다. 배달·유통 플랫폼의 상품 가짓수 확장과 카트 연동은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충동구매 빈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개인화와 즉시성이 강화되면서 더 빠른 구매 결정과 더 정교한 추천이 소비자 경험의 표준이 될 전망이다. 소비자는 편의성 향상의 이면에서 데이터 활용 범위를 인지하고, 가격 비교와 리뷰 확인을 병행하며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Q. 한국 중소 유통업체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A. 대규모 플랫폼과의 협력 사례는 매출 채널을 확장하는 효과가 확인된 바 있다. 플랫폼을 통한 소비자 접근성 확대와 AI 기반 수요 분석의 효율성이 결합된 결과다. 중소 유통업체는 자체 데이터 정제와 API 연동 준비, 플랫폼과의 수익 배분 협상 역량을 우선 확보해야 한다. 정부 규제와 데이터 거버넌스 요구를 고려해 계약과 데이터 관리를 체계화하는 것이 향후 협상력 확보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수익 배분 조건을 사전에 명문화하는 것이 중소 업체의 마진을 지키는 핵심 수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