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청사기 음각선어문 편병’ 등 5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 지정

국가유산청, 분청사기·사찰 벽화·불상·불화 등 5건 보물 지정

15~16세기 전라 지역 제작 추정 편병, 독창적 선문·파어문 가치 인정

국가유산청, 지자체·소유자와 보존·활용 협력 계획

국가유산청이 ‘분청사기 음각선어문 편병’을 비롯해 사찰 벽화와 불상, 불화 등 총 5건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했다. 이번 지정에는 독창적 문양이 돋보이는 분청사기와 조선 후기 불교미술 연구 가치가 큰 문화유산이 포함됐다.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 ‘분청사기 음각선어문 편병’.  ( 사진제공=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은 ‘분청사기 음각선어문 편병’, ‘부산 범어사 대웅전 벽화’,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 관음보살 벽화’, ‘완주 위봉사 목조관음보살입상 및 지장보살입상’, ‘여수 흥국사 제석천·천룡도’ 등 5건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했다고 26일 밝혔다.

 

‘분청사기 음각선어문 편병’은 15~16세기경 전라 지역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개인 소장 유산이다. 물레로 둥근 병을 만든 뒤 몸통을 두드려 편평한 면을 만들고 굽을 깎은 편병 형태다. 백토를 바른 뒤 끝이 날카로운 도구로 백토면을 긁어 문양을 낸 음각 기법이 사용됐다.

 

이 편병은 앞뒷면과 양옆면에 추상성을 띤 선문이 표현된 점이 특징이다. 국가유산청은 자유분방하면서도 조화로운 구성을 보이는 선문과 파어문이 독창적이고 예술성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이 유산은 일제강점기 일본 소장가가 구입해 국외로 반출됐다가 2018년 국내 소장가가 공개 구입해 국내로 환수된 작품이다. 보존 상태도 대체로 양호해 보물로 지정해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함께 보물로 지정된 ‘부산 범어사 대웅전 벽화’는 대웅전 내부 동·서쪽 벽에 그려진 불화 4점이다. 중앙 주불단 뒷벽의 영산회상도를 중심으로 동쪽 벽에는 약사여래삼존도, 서쪽 벽에는 아미타여래삼존도 벽화가 배치돼 있다. 양쪽 문 위 벽에는 관음보살도와 달마·혜가단비도 벽화가 있다.

 

국가유산청은 범어사 대웅전 벽화가 한 공간 안에서 삼불 신앙의 세계와 관음보살·달마대사 벽화를 함께 구현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보수 과정에서 다시 채색되지 않아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으며, 18세기 전반 영남 지역 화승 집단의 활동과 영향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 관음보살 벽화’도 보물로 지정됐다. 이 벽화는 대웅보전 후불벽 뒷벽에 그려진 작품이다. 위쪽에 5개, 아래쪽에 4개의 샛기둥을 설치해 벽체의 내구성을 확보하고 흙을 발라 화면을 만든 뒤 그 위에 직접 그렸다.

 

벽화에는 백의를 걸친 관음보살이 보타락가산 암벽에서 선재동자를 맞이하는 장면이 표현돼 있다. 국가유산청은 보관 중앙의 태극문 등 양식적 특징을 들어 의겸 계열 화승 집단이 제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벽화는 의겸 계열 양식 비교와 편년 연구의 기준 자료로 미술사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됐다.

 

‘완주 위봉사 목조관음보살입상 및 지장보살입상’은 1605년 위봉사 북암에 봉안하기 위해 조성된 사보살상 가운데 두 점이다. 현재는 위봉사 보광명전에 봉안돼 있다. 이 보살상은 1989년 도난됐다가 2016년 환수된 문화유산으로, 도난 과정에서 유실된 보관과 지물은 근래에 조성해 함께 모셨다.

 

국가유산청은 이 보살상이 임진왜란 직후 제작된 가장 이른 시기의 기년작 보살입상이라고 설명했다. 조선 후기 사보살입상 양식 형성의 기준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고, 조선시대 보살상 가운데 비교적 큰 규모라는 점에서 희소성도 있다고 밝혔다.

 

‘여수 흥국사 제석천·천룡도’는 대웅전에 모셔졌던 중단탱화다. 제석천도와 천룡도가 하나의 화면으로 결합되기 전, 각각의 화면으로 제작된 2폭의 불화가 한 쌍으로 전하는 드문 사례다. 1741년 수화승 긍척의 주도로 여러 화승이 협업해 완성했으며, 18세기 의겸 화파의 활동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됐다.

 

첨부 사진 자료에는 ‘분청사기 음각선어문 편병’의 앞뒷면, ‘부산 범어사 대웅전 벽화’ 중 관음보살도·약사여래삼존도·달마대사도·아미타여래삼존도,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 관음보살 벽화’, ‘완주 위봉사 목조관음보살입상 및 지장보살입상’, ‘여수 흥국사 제석천·천룡도’가 제시돼 있다. 사진 자료 1쪽에는 편병과 범어사 벽화 4점, 2쪽에는 내소사 벽화와 위봉사 보살입상 2구, 3쪽에는 흥국사 천룡도와 제석천도가 실려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문화유산에 대해 지방자치단체, 소유자와 협조해 체계적으로 보존·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작성 2026.06.26 17:19 수정 2026.06.2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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