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건강수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평균수명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병원과 약에 의존하는 기간도 함께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전보다 매일 반복되는 생활습관이 건강수명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작은 습관 하나가 몸을 서서히 무너뜨릴 수도 있고, 반대로 평생 건강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예방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직장인 김모 씨(52)는 몇 년 전 건강검진에서 고혈압과 지방간 진단을 받았다. 야근이 잦아 늦은 밤 야식을 먹고, 운동은 거의 하지 않았으며 하루 대부분을 의자에 앉아 보냈다. 피곤하면 에너지음료와 커피로 버티는 생활이 반복됐다.
그는 의사의 권유로 매일 40분 걷기와 규칙적인 식사, 충분한 수면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1년 뒤 체중은 8kg 줄었고 혈압과 혈당도 정상 범위에 가까워졌다. 김 씨는 "큰 결심보다 작은 습관을 매일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몸소 느꼈다"고 말했다.
반대로 평소 건강을 자신하던 자영업자 박모 씨(57)는 바쁜 업무를 이유로 식사를 거르거나 폭식하는 일이 잦았다. 스트레스를 술과 흡연으로 풀었고, 휴일에는 하루 종일 누워 휴식을 취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특별한 증상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건강검진에서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몸은 하루아침에 망가지지 않았다. 잘못된 생활습관이 오랫동안 쌓인 결과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명을 단축시키는 대표적인 생활습관으로 운동 부족, 흡연, 과도한 음주, 수면 부족, 과식과 폭식, 지나친 당분 섭취, 만성 스트레스,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을 꼽는다.
특히 하루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는 좌식 생활은 혈액순환을 저하시켜 비만과 당뇨병,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늦게 잠드는 습관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면역력 저하와 만성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반면 건강수명을 늘리는 생활습관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규칙적인 걷기와 근력운동,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면, 금연과 절주, 스트레스 관리, 긍정적인 인간관계가 대표적이다.
특히 하루 30분 이상 걷기는 혈압과 혈당을 낮추고 심폐기능을 향상시키는 가장 쉬운 건강관리 방법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단백질과 채소 중심의 식습관, 충분한 수분 섭취를 더하면 노화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변성원 교수(안산대 간호학과)는 "건강은 특별한 보약보다 매일 반복되는 생활습관에서 결정된다"며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면만 실천해도 각종 만성질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어 "건강검진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평소 생활패턴이며, 작은 습관의 변화가 미래의 건강을 바꾸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건강은 어느 날 갑자기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다. 오늘의 생활습관이 쌓여 내일의 건강을 만들고, 그 결과가 평생의 삶을 결정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걷고,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작은 실천이 미래의 자신에게 가장 큰 선물이 될 수 있다. 수명을 줄이는 습관은 버리고, 건강수명을 늘리는 습관을 선택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가치 있는 투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