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은 합의문에 서명하는 순간 끝나지 않는다. 2026년 6월 25일, 이스라엘 남부의 한 임관식 단상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군이 레바논과 시리아, 가자에 "필요한 한" 머물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을 약속한 지 불과 며칠 만이다. 이 짧은 한마디가 왜 중동 전체의 신경을 건드리는가. 휴전은 선포되었는데 점령은 왜 끝나지 않는가.
이 한마디를 이해하려면 2026년의 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은 테헤란을 직접 타격했다. 이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사흘 뒤인 3월 2일, 이란이 후원하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로 로켓을 쏘며 전선을 열었다. 이스라엘은 즉각 반격에 나섰고, 남부 레바논으로 지상군을 밀어 넣었다. 그 결과 이스라엘은 레바논 영토의 약 5분의 1을 점령했다. 사실 헤즈볼라는 이미 약해진 상태였다. 2024년 9월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했고, 그해 11월 한 차례 휴전이 맺어졌다. 그러나 그 휴전은 이스라엘에 위협 인지 시 작전권을 열어 두어, 처음부터 깨지기 쉬운 약속이었다.
6월 들어 국면이 바뀌었다. 미국과 이란이 양해각서(MoU)에 서명하며 레바논을 포함한 휴전을 선언했다. 이란은 합의 이행의 조건으로 이스라엘군의 철수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물러서지 않았다. 카츠 국방장관은 군이 레바논과 시리아, 가자의 '안전지대'에 무기한 머물 것이라고 못 박았다. 휴전 문서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점령은 현실로 굳어졌다. 미·이란 양해각서에는 60일 안에 핵 합의를 도출하고, 성사 시 제재 해제와 3천억 달러 규모의 전후 재건 기금을 제공한다는 유인책이 담겼다. 합의 직후 미국은 이란 항만 봉쇄를 풀고 원유 수출을 허용했다. 큰 그림은 움직이는데, 레바논의 총성만 멈추지 않는다.
2026년 6월 25일, 이스라엘 남부의 한 전투 장교 임관식.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단상에 올라 군이 레바논과 시리아, 가자에 "필요한 한" 머물 것이라고 선언했다. 새로운 말은 아니다. 그는 북부 주민을 지키기 위해 남부 레바논 '안전지대'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 왔다.
문제는 이 고집이 동맹과의 균열을 키운다는 점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가까운 우방인 네타냐후를 점점 더 비판한다. 베이루트 공습 계획을 두고 트럼프가 전화로 작전 취소를 압박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한편에서는 외교의 시계도 돌아간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4월부터 직접 협상을 시작했다. 1993년 이후 처음 마주 앉은 자리다. 워싱턴에서 여러 차례 라운드가 열렸고, 미국이 중재를 맡았다. 6월 3일에는 헤즈볼라의 '완전한 사격 중지'를 전제로 한 조건부 휴전과, 레바논 정규군이 단독으로 통제하는 '시범 구역' 설치에 합의했다.
그러나 헤즈볼라 지도자 나임 카셈은 부분 휴전을 거부하며 이스라엘의 완전 철수를 먼저 요구했다. 6월 중순에는 미국과 카타르, 이란의 중재로 또 한 번의 휴전과 '충돌 방지 협의체' 구성이 발표되었다. 협상의 최종 목표는 두 가지다.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 그리고 세대를 잇는 항구적 평화 협정이다. 레바논의 조셉 아운 대통령은 안정된 휴전과 장기 합의를 바란다고 밝혔다.
네타냐후의 선언이 레바논만 겨눈 것은 아니다. 그가 나란히 거론한 시리아와 가자도 같은 논리 위에 서 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접경에 완충지대를 두고 군을 주둔시킨다. 가자에서는 비무장화 방안이 제시되었으나, 하마스가 이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출구가 더 좁아졌다. 세 전선이 하나의 문장으로 묶인 셈이다.
임관식의 박수 소리 너머, 국경 건너편의 풍경은 사뭇 다르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3월 2일 이후 이스라엘 공격으로 최소 4천106명이 숨졌다. 그중 135명은 의료·구조 요원이었다. 부상자는 1만 2천 명을 넘는다. 이스라엘군은 작전 구역에 속한 남부 55개 마을 주민의 귀환을 막았다. 주민들은 리타니강 북쪽에 머물라는 경고를 받았다. 고향을 눈앞에 두고도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6월 19일, 티레 지역 클라일레의 무너진 집 앞에서 한 주민이 잔해에 앉아 물통을 채우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6월 21일에는 나바티예의 중앙은행 건물이 공습으로 부서졌다.
말의 온도는 정반대다. 네타냐후는 "북부의 소중한 주민"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명분을 든다. 레바논 측은 "레바논 전 영토에 대한 국가의 완전한 주권"을 거듭 외친다. 같은 땅을 두고, 한쪽은 안보를 말하고 다른 한쪽은 주권을 말한다.
네타냐후의 "필요한 한"이라는 말에는 끝나는 날짜가 없다. 바로 그 무기한 성이 이번 사태의 핵심이다. 종이 위에서 휴전은 선언되었지만, 땅 위에서 점령은 계속된다. 외교관들이 워싱턴에서 악수를 나누는 동안, 남부 레바논의 주민은 돌아갈 집을 잃은 채 국경 밖을 떠돈다. 네타냐후는 안팎에서 압박을 받는다. 밖으로는 동맹 미국이, 안으로는 전쟁의 출구를 묻는 여론이 그를 향한다. 군사적 성과를 지속 가능한 평화로 바꾸는 일은, 전쟁에서 이기는 일보다 어렵다. 무기한 주둔이 안전을 보장할지, 아니면 다음 전쟁의 씨앗이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하나다. 휴전이 선언된 뒤에도, 누군가의 집은 여전히 무너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