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취일(竹醉日), 조선백자 속 대나무를 만나다

사계절 푸른 대나무, 도자기에 담다

6월 27일 토요일, 음력 5월 13일은 예로부터 죽취일(竹醉日)이라 불렸습니다.

 

이미지 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페이스북

옛사람들은 이날이 되면 옮겨심기 어려운 대나무조차 술에 취한 듯 새로운 땅에 잘 뿌리를 내린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죽취일은 대나무를 심고 가꾸기에 가장 좋은 날로 여겨졌으며, 푸른 절개와 생명력을 기리는 풍속이 이어져 왔습니다.

 

대나무는 사계절 푸르름을 잃지 않고, 거센 바람에도 쉽게 꺾이지 않습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대나무는 군자의 지조와 절개, 겸손과 강인함을 상징해 왔습니다.

 

조선의 도공과 화공들 역시 이러한 대나무의 의미를 백자에 담아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조선백자에는 푸른 청화 안료로 그려낸 청화백자 대나무 문양부터, 철분 안료의 깊고 은은한 갈색으로 표현한 철화백자 대나무 그림까지 다양한 모습의 대나무가 등장합니다. 또한 대나무 마디의 형태를 본뜬 필통과 술병에서는 실용성과 상징성이 아름답게 결합된 조선 장인들의 미감을 만날 수 있습니다.

 

15세기부터 19세기에 이르는 조선백자는 단순한 생활용기를 넘어 당시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담고 있습니다. 그 속의 대나무는 자연의 한 식물이 아니라 변치 않는 품격과 올곧은 삶의 태도를 상징하는 존재였습니다.

 

죽취일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조선백자 속에 피어난 대나무의 아름다움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대나무는 술에 취해 뿌리를 내리고,
군자는 뜻을 세워 세상에 뿌리내린다.

 

조선백자에 새겨진 푸른 절개와 담백한 품격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전시개요

사계절 푸른 대나무, 도자기에 담다

2026.6.23(화)~2027.1.31(일)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3층 조각·공예관 분청사기·백자실

<백자 양각 청채 대나무 모양 병> 등 16건 16점

작성 2026.06.24 11:03 수정 2026.06.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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