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여 문화살롱] 하영준 개인전 _ 평면에서 관계의 공간으로

선은 경계를 지우고, 색은 공간을 열다

전통 문인화 정신은 오랫동안 자연과 인간, 그리고 존재의 관계를 사유해 왔습니다. 하영준 작가는 이러한 문인화의 철학적 토대 위에서 출발하여, 오늘날의 감각으로 새로운 공간을 구축합니다.

 

이번 전시 《평면에서 관계의 공간으로》는 선과 먹, 그리고 청색이 만들어내는 관계의 세계를 탐색하는 여정입니다. 작가의 화면 속에는 까치와 호랑이, 코끼리와 파초가 등장합니다. 그러나 이들은 단순히 개별적인 소재에 머물지 않고, 서로 스며들고 겹쳐지며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이룹니다.

 

이 과정에서 중심과 주변, 안과 밖의 경계는 점차 흐려집니다. 화면은 더 이상 정지된 평면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공간으로 변화합니다. 특히 화면의 일부를 과감하게 비워내고 잘라내는 방식은 ‘비움’과 ‘채움’이 공존하는 새로운 공간감을 창출합니다. 사라진 부분은 오히려 더 넓은 상상과 관계를 불러내고, 남겨진 형상들은 서로를 향해 호흡하며 깊이를 더합니다.

 

작가가 즐겨 사용하는 청색 또한 주목할 만합니다. 청색은 수묵이 지닌 깊은 여운과 사유를 간직하면서도, 작품에 현대적인 감각과 공간성을 부여합니다. 전통과 현대, 동양과 동시대성이 한 화면 안에서 자연스럽게 만나는 지점입니다.

 

하영준의 작업은 문인화 정신을 계승하면서도 단순한 재현에 머물지 않습니다. 그는 대상 자체보다 대상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관계와 흐름, 그리고 긴장을 포착하고자 합니다. 그 안에서 평면은 해체되고 회화는 공간이 되며, 관람자는 작품 속 관계망의 일부로 초대됩니다.

 

이번 전시가 익숙한 형상 너머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연결과 관계를 발견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하영준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예술철학 박사

수상

  1996년 제15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한국화부문 우수상

  1995년 동아미술제 문인화부문 대상

경력

  2004~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문화예술콘텐츠학과 부교수

 

하영준 블로그 : 시로써 그림을 탐하다

 

 

시간 : 2026년 7월 1일 ~ 7월 7일 

장소 : 경인미술과 아틀리에 전시장

주소 : 서울 종로구 인사동 10길 (관훈동 30-1)

전화 : 02-733-4448

작성 2026.06.23 22:19 수정 2026.06.23 22:19

RSS피드 기사제공처 : 씨초포스트 SSICHO Post / 등록기자: 이정우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