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차원의 강도 높은 부동산 조세 제도 개편 논의가 본격적으로 등록임대주택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주택임대사업자에게 부여되던 기존의 세금 감면 혜택을 대폭 축소하여 시중에 묶여 있는 아파트 매물의 출회를 강제하겠다는 것이 당국의 핵심 의도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가 심각한 공급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현행 전월세 시장의 불안정성을 더욱 증폭시켜, 결과적으로 서민과 무주택자의 주거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날 선 비판이 각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과세 체계 정상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연일 구체화하는 양상이다. 청와대 정책실장과 국세청장 등 고위 관계자들은 잇따라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한 보유세와 양도소득세의 합리적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등록임대주택에 적용되던 양도세 특례 조항을 과감하게 손질하여 이른바 '매물 잠김' 현상을 타개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방향성까지 제시되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은 다가오는 7월 세제 개편안에 임대주택 보유세 및 양도세 혜택의 대규모 축소가 포함될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행 등록임대주택 제도는 민간 영역의 임대 거처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된 산물이다. 사업자가 4년에서 8년 이상 임대료 증액을 엄격히 제한받는 등의 공적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경우,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해 주고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을 높여주는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해당 제도가 다주택자들의 합법적인 조세 회피처로 전락했다는 사회적 지적이 끊이지 않자, 지난 2020년 8월을 기점으로 아파트 유형의 신규 임대 등록은 전면 차단된 상태다. 현재 시장에 남아 관리되는 등록 물량은 오는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의무 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기존 법령에 따르면 의무 기간이 지난 후에도 세제 혜택은 지속해서 유지되는 구조다.
정부와 관련 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곧 발표될 개편안에는 의무 임대 기간을 모두 채운 주택에 대해 주어지던 특례를 회수하여 강제적인 매각을 유도하는 방안이 핵심으로 담길 전망이다. 특정 유예 기간을 부여한 뒤 그 안에 집을 처분하는 사업자에게만 종전의 양도세 비과세 및 장기보유공제 혜택을 허용하고, 해당 기한을 넘길 경우 징벌적 수준으로 세부담을 늘리는 '퇴로 열기 겸 압박' 전술이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결단은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한시적인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끝난 직후, 다시금 꽁꽁 얼어붙은 서울권 아파트 거래 시장에 숨통을 틔우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실제 시장 지표를 살펴보면, 서울의 아파트 매물 총량은 지난 3월 하순 8만 건을 돌파하며 정점에 달했으나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급격한 하향 곡선을 그렸다. 유예 마감일이었던 5월 초순에는 6만 8천여 건으로 주저앉았고, 최근에는 6만 건 붕괴마저 위협받는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당국은 과거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집중적으로 등록된 서울 시내 6만 8천여 가구의 아파트 중, 이미 의무 기간을 소화한 2만 5천 가구와 향후 만료될 4만 3천 가구가 순차적으로 매매 시장에 쏟아질 경우 작금의 매물 기근 사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중 은행의 부동산 전문가는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을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없는 물리적 한계 속에서, 기존에 축적된 재고를 시장에 유통하려는 당국의 고심이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강남권이나 한강변 일대에 막대한 양도 차익을 품고 있는 고령의 장기 보유자들을 중심으로는 분명한 매도 유인이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가장 치명적인 뇌관은 매매가 아닌 임대차 시장에 존재한다. 현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전세 및 월세 시장은 극심한 매물 부족 사태를 겪으며 가격이 치솟고 있다. 관련 통계 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6월 중순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22.5를 기록하며 지난 5년 반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가 내놓는 공급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격 상승 폭 역시 가파르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된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배 가까이 폭등한 3.58%를 기록했으며, 월세 상승률 또한 4배 이상 뛰어오른 3.37%로 집계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록임대주택마저 매매를 위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출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세입자에게 전가된다.
주택임대인 단체 측은 현재 등록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임차인들이 주변 일반 시세의 절반(전세 55%, 월세 53%) 수준에 불과한 몹시 저렴한 비용으로 주거 안정을 누리고 있다는 점을 강력히 환기하고 있다. 정부가 세금 폭탄을 무기로 임대인들에게 주택 매각을 강요한다면, 결국 착한 임대료의 혜택을 받던 서민 세입자들이 쫓겨나 혹독한 시장 가격을 감당해야 하는 최악의 주거 대란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구심도 팽배하다. 이번 세제 개편이 기대하는 만큼의 전방위적인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선호도가 높은 핵심 입지의 '똘똘한 한 채'를 남기고 외곽부터 정리하는 자산 양극화를 부추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공급 부족으로 촉발된 전셋값의 고공 행진이 중저가 아파트의 매매가격을 밑에서부터 강하게 밀어 올리는 지지선 역할을 하여 정책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임대사업자들의 거센 조세 저항 역시 정부가 풀어야 할 난제다. 사업자 단체는 국가를 믿고 임대 물량을 등록한 국민에게 사후적으로 완전히 다른 불리한 세금 기준을 소급 적용하는 것은 헌법상 '신뢰보호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혜택 축소를 강행할 시 대규모 헌법소원 청구를 포함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투쟁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매매 시장의 활성화와 임대차 시장의 공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분리해서 타겟팅하는 정교한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전월세 시장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공공 매입임대의 규모를 대폭 확충하는 동시에,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주거용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부문의 공급 물꼬를 터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 비아파트 신규 취득 시 부과되는 취득세 등의 세금 부담을 선제적으로 완화하여 민간 자본이 자연스럽게 임대 공급망을 형성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시급히 검토되어야 할 시점이다.
정부의 이번 등록임대주택 세제 개편 논의는 꽉 막힌 부동산 매매 시장의 동맥경화를 해소하려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매물 유도라는 단기적 목표에 매몰되어 이미 역대급 공급난과 가격 폭등을 겪고 있는 임대차 시장의 붕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저렴한 거처에서 밀려날 위기에 처한 세입자들을 위한 안전망 구축이 선행되어야 하며, 매매 유도 정책과 더불어 주거용 오피스텔 등 대체 임대 상품의 세제 완화를 통한 다각적인 공급 대책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정책의 진정한 성공을 거둘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