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스토리지의 본고장 미국, 왜 리츠가 이 시장을 장악했나”

셀프스토리지 글로벌시장분석 ①미국편

한국 공유창고 시장이 반드시 배워야 할 ‘부동산 자산화’의 공식

[HMK부동산연구소 특집연재] 

이번 연재는 총 3부에 걸쳐 셀프스토리지 산업의 글로벌 리더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일본, 그리고 이제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하고 있는 한국 시장을 비교·분석한다. 미국은 셀프스토리지를 하나의 안정적인 부동산 투자자산으로 발전시켰고, 일본은 이를 도심 생활에 밀착한 필수 수납 인프라로 정착시켰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 길을 가야 하는가. 본 기획에서는 이미 성숙과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미국·일본의 사례를 통해 한국 공유창고 시장이 배워야 할 전략과 앞으로의 성장 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미국의 셀프스토리지는 단순한 창고 임대업이 아니다. 이미 하나의 독립된 부동산 투자섹터이며, 상장 리츠가 시장을 이끌고 있는 성숙 산업이다. 한국에서 ‘공유창고’, ‘개인창고’, ‘미니창고’, ‘도심형 창고’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서비스가 미국에서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주거 · 상업 · 투자 시장을 연결하는 안정적 부동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셀프스토리지의 본질은 “남는 공간을 빌려주는 사업”이 아니라 “도시의 부족한 생활공간을 외부화하는 사업”이다. 집은 작아지고, 이동은 잦아지고, 취미와 소비는 다양해졌다. 이 변화가 미국에서는 셀프스토리지 리츠라는 거대한 자산시장을 만들었다.

 

미국 셀프스토리지 시장의 핵심은 규모와 표준화다

미국 시장의 대표기업은 퍼블릭 스토리지(Public Storage), 엑스트라 스페이스 스토리지(Extra Space Storage), 큐브스마트(CubeSmart), 스마트스톱(SmartStop) 등이다. 이들 기업은 단순 운영사가 아니라 대규모 부동산을 보유·운영하는 리츠 또는 리츠형 기업이다.

퍼블릭 스토리지는 미국 셀프스토리지 시장의 상징적 기업이다. 전국에 수천 개 시설을 보유·운영하며, 개인 보관, 비즈니스 보관, 차량·RV 보관, 기후조절형 창고 등 다양한 상품군을 운영한다. 엑스트라 스페이스 스토리지는 대형 네트워크와 운영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인·기업 보관 수요를 흡수하고 있고, 큐브스마트는 소형·중형 창고와 도심 접근성을 결합한 모델을 확대해 왔다. 스마트스톱은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성장한 후 상장 리츠 시장에 진입하며 후발 리츠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식 모델의 강점은 세 가지다. 첫째, 시설 규모가 크다. 둘째, 임대 단위와 가격체계가 표준화되어 있다. 셋째, 부동산 금융과 결합되어 자산가치 평가가 가능하다. 창고 하나하나가 아니라, 운영수익이 발생하는 부동산 포트폴리오로 평가받는 것이다.

미국 주요 업체 셀프스토리지 사진

경기침체에도 버티는 이유

셀프스토리지는 일반 상업시설과 다른 수요 구조를 갖는다. 상가나 오피스는 경기 상황에 따라 공실이 급격히 늘 수 있지만, 셀프스토리지는 이사, 결혼, 이혼, 출산, 사별, 리모델링, 은퇴, 사업 재고 보관 등 생활 변화와 연결된다. 즉 경기순환형 수요뿐 아니라 생애전환형 수요가 존재한다.

또 하나의 특징은 임대 단위가 작다는 점이다. 대형 오피스 한 층이 공실이 되면 현금흐름이 크게 흔들리지만, 셀프스토리지는 수많은 소형 유닛으로 임대가 분산된다. 이 때문에 특정 고객 이탈이 전체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다.

운영비도 비교적 낮다. 일반 상업시설처럼 고급 인테리어, 대면 서비스, 대형 설비가 필수적인 구조가 아니다. 보안, 출입통제, 온습도 관리, 보험, 유지관리 체계가 갖춰지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미국 시장도 무조건 고성장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미국 시장을 단순히 “무조건 성장하는 시장”으로 보면 안 된다. 최근 미국 상장 셀프스토리지 리츠의 실적을 보면, 팬데믹 이후 급증했던 수요가 정상화되면서 일부 기업은 기존점 매출이나 점유율에서 조정을 겪고 있다. 주택거래 둔화, 금리 상승, 신규 공급 증가, 지역별 임대료 경쟁은 미국 셀프스토리지 시장의 단기 부담 요인이다.

그럼에도 미국 시장의 본질은 정체가 아니라 성숙이다. 이미 시장 침투율이 높기 때문에 폭발적 성장보다는 운영 효율화, 인수합병, 데이터 기반 가격정책, 보험·이사·포장·차량보관 등 부가서비스 확대가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2018~ 2030 글로벌 셀프스토리지 시장규모 전망_ grand view research

                                                            

한국이 미국에서 배워야 할 것은 ‘대형화’보다 ‘자산화’다

한국 후발주자가 미국을 벤치마킹할 때 단순히 대형 컨테이너 시설을 따라 해서는 안 된다. 한국은 토지비가 높고, 도심 접근성이 중요하며, 사계절 기후 때문에 실내형·온습도 관리형 보관 수요가 더 적합하다.

미국에서 배워야 할 핵심은 대형 창고의 외형이 아니라 부동산 자산화 방식이다. 즉 공유창고를 단순 임대업으로 볼 것이 아니라, 공실 상가 · 지하층 · 유휴 부동산을 안정적 현금흐름 자산으로 전환하는 모델로 봐야 한다.

한국에서는 아직 시장이 초기 단계다. 그러나 초기 시장일수록 입지 선점, 표준화된 유닛 설계, 보안·보험 시스템, 무인 운영 플랫폼, 브랜드 신뢰가 중요하다. 미국 셀프스토리지 리츠가 보여준 가장 큰 교훈은 분명하다. 공간은 작을수록 임대 단위가 세분화되고, 세분화된 공간은 운영 시스템이 갖춰질 때 더 높은 자산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결론: 한국 공유창고의 미래는 ‘창고업’이 아니라 ‘생활형 부동산 플랫폼’이다

한국의 공유창고 시장은 미국처럼 교외 대형 시설 중심으로만 성장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일본처럼 도심 생활권에 밀착하고, 미국처럼 자산화 · 금융화되는 혼합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한국 시장의 승자는 단순히 창고 수를 늘리는 기업이 아니라, 공간 부족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부동산 상품으로 재설계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공실을 보관공간으로 바꾸고, 지하상가를 수익형 시설로 전환하며, 주거 공간의 한계를 외부 수납 인프라로 해결하는 기업이 다음 성장의 주도권을 잡게 된다.

미국의 셀프스토리지가 보여준 것은 명확하다. 작은 창고가 모이면 거대한 부동산 산업이 된다. 한국 공유창고 시장도 이제 그 출발점에 서 있다.

 

[자료출처 ]
Grand View Research, Public Storage 2024 Results, Extra Space Storage 2024 Results, CubeSmart 2024 Results, SmartStop Self Storage REIT 자료, 2025_HMK부동산연구소 미국 셀프스토리지 경쟁환경분석 

 

부동산피엘뉴스 기자 hmk70@naver.com
작성 2026.06.23 13:33 수정 2026.06.2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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