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국세청장 문제 제기…등록임대 출구전략 논쟁 본격화
AI부동산경제신문 | 부동산

[서울=이진형 기자] 정부가 도심 주택 공급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 다주택자 등록임대사업자의 ‘절세 요새’를 무너뜨리는 고강도 출구전략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임대 의무 기간이 끝난 뒤에도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등 파격적인 세제 혜택이 영구적으로 유지되는 허점을 바로잡아, 서울 아파트 시장에 묶여 있는 7만 호 가까운 재고 주택을 시장으로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팔 이유가 없다"… 의무 임대 끝나도 유지되는 ‘영구 특혜’가 화근
정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발표될 세제개편안을 앞두고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세 특례 축소 논의가 핵심 쟁점으로 급부상했다. 등록임대주택 제도는 과거 다주택자가 주택을 임대등록할 경우 임대 기간 동안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등을 감면해주고 양도 시 다주택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해 장기 임대차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현재 아파트 신규 등록은 중단됐지만, 기존에 등록된 물량은 의무 임대 기간이 종료(말소)된 후에도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우대 혜택을 시한 없이 적용받는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급하게 집을 처분할 이유 없이 쥐고만 있어도 세금 부담이 전혀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집값 상승기에 매물 잠김을 심화시키는 역설적인 부작용을 낳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5만 호에 자동말소 4.3만 호 더해… 서울 아파트 ‘6만 8,000호’ 공급 약속
정부의 이러한 문제의식은 올해 2월부터 이재명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임대 세제 개편론과 궤를 같이한다. 이 대통령은 "의무임대기간이 끝난 등록임대주택은 일반 임대주택과 동일한 세제가 적용돼야 공평하다"며 특례를 일정 기간 유예 후 폐지하거나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공론화했다.
이에 임광현 국세청장 역시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하며 힘을 보탰다. 국가데이터처 통계 분석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서 이미 임대 등록이 말소된 개인 등록임대 아파트 2만 7,000호 중 실제 매도해 양도세를 신고한 물량은 2,000호에 불과했다. 나머지 2만 5,000여 호는 임대 기간이 끝났음에도 다주택자가 여전히 움켜쥐고 있는 셈이다.
임 청장은 "제도 개선이 없다면 오는 2028년까지 자동 말소될 서울의 임대 등록 아파트 4만 3,000호까지 유사한 매물 잠김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며 "등록임대 다주택자들에게 일정 기간 엑시트(Exit·탈출)할 기회를 주고 특례를 조절한다면, 총 6만 8,000여 호의 서울 아파트가 시장에 나오는 공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심 공급 소방수’ 기대 속 "실효성 제한 및 전월세 불안" 반론 팽팽
시장 전문가들은 서울 내 신규 택지나 정비사업을 통한 아파트 공급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대책이 기존 재고 주택을 즉각적으로 회전시킬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공급 카드’라는 점에 동의한다.
그러나 정책의 실효성을 두고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등록임대 아파트 중 상당수가 이미 자녀 증여나 상속 목적의 자산으로 굳어졌거나, 주인이 직접 들어와 사는 실거주 주택으로 전환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세제 혜택을 줄이더라도 향후 서울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면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고 계속 버틸 수 있다는 뜻이다.
민간 임대 시장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 등 임대사업자 단체들은 "세제 혜택 축소는 임대사업자의 무더기 이탈을 부추겨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민간 임대주택 공급 기반을 무너뜨리고, 결국 전월세 가격 상승 등 세입자의 주거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결국 오는 7월 발표될 세제개편안의 성패는 등록임대 다주택자에게 어느 정도의 처분 유예기간을 주며 연착륙을 유도할지, 즉 ‘출구전략’의 정교한 설계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와 임대차 시장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균형점을 찾아낼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AI부동산경제신문 | 편집부
이진형 기자
Copyright © 2026 AI부동산경제신문.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