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나라가 외톨이가 되어 간다는 말은 쉽게 나온다. 그러나 그 말이 사실인지 묻는 일은 어렵다. 가자 전쟁이 길어지면서 "이스라엘이 고립되고 있다"는 진단이 유럽과 중동 언론을 가득 채운다. 튀르키예는 교역을 끊었고, 유럽연합은 무역 특혜에 손을 대기 시작했으며, 국제형사재판소(ICC)는 한 나라의 총리가 다닐 수 있는 하늘길마저 좁혔다. 그런데도 미국은 여전히 든든한 우산을 펴고, 새로운 동맹의 손이 곳곳에서 뻗어 온다. 이스라엘의 고립은 과연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부터가 수사인가.
이 질문은 어디서 시작되었나
이 물음의 뿌리는 가자 전쟁이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본인이 "외교적 고립" 국면에 들어섰음을 인정했고, 이 고립이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스라엘이 무기 생산 등에서 자급할 수 있는 "자급자족적 성격"의 경제로 옮겨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시장을 신봉해 온 자신이 싫어하는 표현이라면서도, 이스라엘이 "아테네이자 슈퍼 스파르타"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스스로 고립을 입에 올린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이례적인 신호다. 국제 인권 단체의 잇단 보고서, 서안지구 정착촌 확대를 둘러싼 위법 논란이 그 배경에 깔려 있다.
가장 강하게 등을 돌린 쪽은 튀르키예
앙카라는 2024년 교역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2026년 들어 이스라엘행 제품에 대한 EUR-MED 인증 발급을 멈추는 추가 조치를 단행했다. 2024년 초 이미 튀르키예 국민의 73%가 이스라엘을 겨냥한 경제 보이콧에 동참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도 움직였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EU-이스라엘 협정의 무역 관련 조항 일부를 중단하고, 극우 성향 장관과 폭력적 정착민에 대한 제재안을 이사회에 제안했다.
유엔 인권 전문가들도 2026년 4월, EU가 이스라엘에 시장 특혜를 준 협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국은 자유무역 협상을 중단하고 정착민 지도자와 극우 장관을 제재했으며, 호주·캐나다·뉴질랜드·노르웨이도 이스라엘 고위 인사 제재에 가세했다. 외교 무대의 지형도 흔들렸다. 프랑스·캐나다·영국 등 서방 주요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승인했고, ICC의 네타냐후 체포영장 탓에 그가 다닐 수 있는 나라가 크게 줄어, 유엔총회 참석 길에는 프랑스와 스페인 영공을 피해 우회하는 항로를 택했다.
문화·스포츠·식탁으로 번진 전선
고립은 회담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무대와 경기장, 그리고 식탁으로 스며들었다. 아일랜드·네덜란드·스페인의 방송사들은 이스라엘이 참가하면 2026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를 보이콧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인에서는 이스라엘 민간 사이클팀의 참가에 대한 전례 없는 항의가 일었고, 일부 유럽 매장에서는 이스라엘산 망고가 진열대에서 사라져 재배 농가가 타격을 입었다. 예정됐던 아일랜드-이스라엘 축구 경기는 중립 지대에서 무관중으로 치르기로 결정됐다. 노래 한 곡, 자전거 한 대, 슈퍼마켓의 과일 한 상자에까지 정치가 스민 셈이다. 외국인 직접투자가 둔화하고 공급망 교체 비용이 커지면서, 고립의 무게는 평범한 이스라엘 가정의 지갑에서도 느껴진다.
그러나 '정말'인가
여기서 질문의 핵심으로 돌아간다. 정말 고립인가. 반대 방향의 증거도 또렷하다. 2025년 7월 EU 외교 수장과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가자 전쟁 관련 제재를 가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이스라엘은 이를 '외교적 승리'로 받아들였다.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흐름에서도 독일과 이탈리아는 가장 큰 유보 세력으로 남아 있다. 새 동맹의 손도 뻗어 온다. 미국·그리스·키프로스·이스라엘은 동지중해 에너지 협력을 제도화하는 걸음을 뗐고, 독립을 선언한 소말릴란드의 지도자는 이스라엘을 찾아 헤르초그 대통령을 만났다. 네타냐후 스스로도 "미국이 우리 편이고 많은 나라가 우리를 지지한다, 문제는 서유럽에 집중돼 있다"고 말한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로버트 새틀로프는 진짜 관건이 이 고립이 '회복 가능한가'에 있다고 본다. 일부 나라의 적대는 전쟁 이전부터 있었고, 일부는 전쟁이 끝나면 누그러질 수 있으며, 표결에는 보여 주기 식 성격도 섞여 있다는 거다. 그러므로 답은 하나의 단어로 닫히지 않는다. 이스라엘의 고립은 서유럽과 문화·법정의 영역에서는 분명히 깊어지지만, 워싱턴과 일부 신흥 동맹의 영역에서는 도리어 메워진다. 고립은 현실이되 균일하지 않고, 깊어지는 동시에 떠받쳐진다. 결국 "정말 고립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정직한 대답은, "어느 방을 들여다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이다. 한 나라의 외로움은 지도 위 한 점이 아니라, 여러 개의 문이 동시에 열리고 닫히는 긴 복도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