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회장 민소현)는 지난 22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통합돌봄법 전면 시행에 따른 장기요양서비스의 지속가능성 확보와 요양보호사 인력수급 안정화 및 처우개선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이 공동주최하고,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가 주관해 마련됐다. 토론회는 통합돌봄 제도 시행 이후 장기요양서비스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요양보호사 인력난 해소와 처우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이번 정책토론회는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돌봄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요양보호사 인력 부족이 단순한 현장 문제가 아니라 장기요양보험제도와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국가적 과제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보건복지부도 2026년 3월 27일부터 전국 모든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본격 시행된다고 밝힌 바 있어, 요양보호사 인력수급 문제는 통합돌봄의 실효성을 가늠하는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정해훈 회장(대한언론인총연합회)이 좌장을 맡았으며, 나예원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 부회장(사회복지학박사, 나라복지그룹 대표)가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지정토론에는 김진영 종합법률사무소 봄날 변호사, 박동명 대한케어복지학회 회장(법학박사), 편준범 교수(고려직업전문학교 AI실용연구소), 심미정 요양보호사(영등포가정방문요양센터), 정종화 삼육대학교 교수가 참여해 장기요양보험 수가 현실화, 요양보호사 처우개선, 인력수급 안정화, 통합돌봄과 요양보호사의 역할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민소현 회장 “돌봄은 개인과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할 사회적 과제”
민소현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대한민국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노인인구의 급격한 증가는 돌봄 수요의 폭발적 증가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민 회장은 장기요양기관과 재가요양 현장에서 요양보호사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으며, 앞으로 그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민 회장은 특히 “이제 돌봄은 개인이나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할 중요한 사회적 과제”라고 밝혔다. 아울러 요양보호사 인력수급 문제 해결 방안의 하나로 요양보호사 2급 제도 부활 논의를 제기하면서, 단순히 과거 제도를 되살리는 차원이 아니라 교육, 자격관리, 전문성 확보를 강화하는 방향에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회장은 요양보호사를 단순한 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라 어르신의 삶을 지키고 가족의 부담을 덜며 국가 돌봄체계를 떠받치는 핵심 인력으로 평가했다.
나예원 박사 “요양보호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현장을 떠나는 구조가 문제”
주제발표자로 나선 나예원 박사는 「요양보호사 인력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를 주제로 발표했다. 나 박사는 2026년 현재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약 1,050만 명에 달하고, 노인장기요양보험 인정자가 약 124만 명을 넘어섰다고 제시하며, 돌봄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돌봄 인력은 부족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나 박사는 현재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자가 약 304만 명에 이르지만 실제 현장 종사자는 약 70만 명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활동률은 22.9%, 미활동률은 77.1%라고 설명했다. 또한 실제 종사자의 약 70%가 60세 이상이라는 점을 들어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사회”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요양보호사들이 현장을 떠나는 원인으로는 낮은 임금, 열악한 근무환경, 전문직 인식 부족, 신규 인력 감소가 제시됐다.
나 박사는 대안으로 요양보호사 국가책임제 도입, 국가책임형 인건비 지원, 국가지원 장기근속수당 및 처우개선비 확대, 돌봄전문직 법적 지위 확립, 통합돌봄 핵심인력 육성, 노노케어 활성화, AI·ICT 기반 스마트 돌봄체계 구축, 필수의료와 통합돌봄 연계 강화, 요양보호사 2급 자격제도 부활 등을 제안했다.
박동명 토론자 “요양보호사 인력난은 고용 문제가 아니라 돌봄국가 전략의 문제”
지정토론자로 나선 박동명 회장(법학박사, 대한케어복지학회 회장)은 토론주제 「요양보호사 인력난, 돌봄국가의 법제와 재정으로 풀어야 한다」에서 요양보호사 인력난을 단순한 구인난이 아니라 대한민국 장기요양보험제도의 지속가능성,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성공 여부, 초고령사회 사회안전망을 좌우하는 핵심 국가과제로 규정했다.
박 토론자는 “문제는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이 현장으로 들어오지 않고, 현장에 들어온 사람들도 오래 머물지 못한다는 데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요양보호사 인력난은 교육기관을 더 늘리거나 자격증 취득자를 더 배출하는 방식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으며, 임금, 노동강도, 안전, 사회적 존중, 경력전망, 지역 간 격차를 함께 다루는 종합적 제도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토론자는 특히 이 문제를 법학과 케어복지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와 돌봄은 선의와 헌신만으로 지속될 수 없으며, 법은 책임의 소재를 정하고 재정은 그 책임을 현실로 만드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요양보호사를 국가 돌봄전문직으로 인정하고, 그에 맞는 법제와 재정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인력난 해결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박 토론자는 첫째, 「요양보호사 처우개선 및 지위향상에 관한 법률」 제정 또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의 대폭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장기요양요원 처우개선 관련 규정은 법률, 조례, 지침 등에 흩어져 있어 선언적 책무에 머무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요양보호사의 법적 지위, 안전권, 교육훈련, 경력관리, 권리구제를 포괄하는 별도 법률 또는 실효성 있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처우개선을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지원 책무를 임의 규정이 아니라 강행 규정으로 명문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째, 박 토론자는 국가 차원의 장기요양인력수급 기본계획 수립을 요구했다. 기존 인력대책이 전국 평균 중심으로 논의되어 왔지만, 실제 현장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도시와 농어촌, 시설급여와 재가급여, 치매·중증·독거·퇴원환자 등 대상별 수요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5년 단위의 국가계획을 수립하고, 시·군·구별 인력수요와 농어촌 취약지역, 재가·시설별 수요, 치매·중증 수요를 세분화해 예측해야 한다고 밝혔다.
셋째, 박 토론자는 장기근속수당의 국가 표준화를 제안했다. 요양보호사의 숙련은 치매 어르신의 행동 변화 이해, 중증 어르신의 신체상태 관찰, 가족과 기관 사이의 소통 등 오랜 경험을 통해 축적되는 전문성임에도 현장에서는 1년 근속자와 10년 근속자의 처우 차이가 크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1년 이상 근속자에게 기본 처우개선수당, 3년 이상 근속자에게 숙련수당, 5년 이상 근속자에게 전문돌봄수당, 10년 이상 근속자에게 선임요양보호사 또는 슈퍼바이저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경력과 보상이 연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넷째, 박 토론자는 요양보호사에게도 명확한 경력사다리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생활돌봄지원인력, 일반 요양보호사, 전문요양보호사, 선임요양보호사, 돌봄관리자로 이어지는 경력체계를 설계해 젊은 세대가 요양보호사를 평생 직업으로 선택할 수 있는 전망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발제자가 제안한 요양보호사 2급 자격제도 부활과 노노케어 확대에 공감하면서도, 2급 자격이 저임금 대체인력으로 악용되거나 요양보호사 전체의 전문직 위상을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업무범위, 교육시간, 책임소재, 승급체계를 명확히 하고, 신체활동 지원이나 치매·중증 돌봄 등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은 충분한 교육을 받은 1급 인력이 담당하도록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섯째, 박 토론자는 요양보호사의 안전권 보장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요양보호사는 폭언, 폭행, 성희롱, 감정노동, 근골격계 질환의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특히 재가방문 현장에서는 혼자 위험을 감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위험 가구, 야간 방문, 중증 사례, 폭력 위험 사례에 대해서는 2인 1조 방문 기준을 마련하고, 폭언·폭행 대응 매뉴얼, 법률상담, 심리상담, 소송지원, 이동보조기구 지원, 근골격계 질환 예방교육, 휴게시간 보장, 감정노동 보호 프로그램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섯째, 박 토론자는 시·군·구 단위 장기요양인력지원센터 설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통합돌봄은 중앙정부 정책만으로 작동하지 않으며, 실제 서비스는 지역에서 제공되기 때문에 요양보호사 지원체계도 지역 단위로 구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요양인력지원센터는 유휴 자격자를 현장과 연결하고, 치매·중증·응급·인권 교육을 제공하며, 요양보호사의 고충상담과 권익보호를 담당할 수 있다. 또한 퇴원환자, 재가돌봄, 방문간호, 병원동행, 주야간보호와 연계해 지역통합돌봄의 실질적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곱째, 박 토론자는 통합돌봄의 개인별 지원계획 안에 요양보호사의 역할을 명확히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양보호사는 정해진 시간에 방문해 기계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이 아니라, 어르신의 식사량 감소, 보행 불안, 우울감 심화 등 상태 변화를 가장 먼저 발견하는 현장 인력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요양보호사는 통합돌봄의 단순 집행자가 아니라 상태 변화를 감지하고 사례관리팀에 연결하는 핵심 관찰자이자 현장 파트너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여덟째, 박 토론자는 농어촌과 지방소멸지역에 대한 돌봄인력 특별대책을 요구했다. 돌봄인력 부족은 전국 평균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격차의 문제이며, 농어촌과 지방소멸지역은 고령화 속도가 빠르고 돌봄수요가 크지만 인력은 더 빠르게 줄어드는 구조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교통비 지원, 이동시간 수가 반영, 권역별 순회돌봄팀 운영, 공공형 장기요양기관 확대, 지방비 매칭 처우개선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홉째, 박 토론자는 외국인 돌봄인력 활용에 대해서도 보완적·윤리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외국인 돌봄인력 활용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지만, 그것이 국내 요양보호사의 처우개선을 회피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외국인력은 국내 인력을 대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보완하는 방식이어야 하며, 언어교육, 문화이해교육, 돌봄윤리교육, 인권보호 장치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열째, 박 토론자는 돌봄을 복지비용이 아니라 사회 인프라 투자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로, 철도, 항만, 공항, 통신망만 국가 필수 인프라가 아니라 초고령사회에서는 돌봄인력도 국가 필수 인프라라는 것이다. 요양보호사가 없으면 퇴원한 어르신은 집으로 돌아갈 수 없고, 재가돌봄이 무너지면 가족 부담, 여성의 경력단절, 가족갈등, 의료비 증가, 요양병원 장기입원, 지역소멸 비용이 함께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돌봄인력에 대한 투자는 단순한 소모성 지출이 아니라 사회적 총비용을 줄이는 예방투자라고 밝혔다.
박 토론자는 AI·ICT 기반 스마트 돌봄체계에 대해서도 기술의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I 건강관리, 응급안전알림, 원격 모니터링, 디지털 돌봄 플랫폼은 필요하지만, 기술이 요양보호사를 대체하거나 감시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AI와 ICT는 낙상이나 응급상황을 빠르게 발견하고, 복약과 건강상태 기록을 효율화하며, 요양보호사의 행정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의 목적은 사람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더 안전하고 존엄하게 일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는 이번 국회 정책토론회를 계기로 요양보호사 인력난을 일시적 처우개선 요구 차원에 머물게 하지 않고, 돌봄국가 대한민국의 법제와 재정을 새롭게 설계하는 공론의 장으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통합돌봄 전면 시행 시대에 요양보호사 인력수급 안정, 장기요양보험 수가 현실화, 처우개선 법제화, 경력체계 구축, 지역 기반 지원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데 참석자들의 공감대가 모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