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유한양행 23년차 직장인의 역발상 에세이 ‘월급이 답이다’ 출간, 파이어(FIRE) 대신 월급의 복리를 택했다

자격증 100개·블로그 방문자 179만·6년간 300권 독서로 증명한 '월급의 힘'

창립 100주년 유한양행 재직 23년차 직원, 인세 1% 유한재단 기부

유한양행 23년차 직장인 김규철 작가의 월급이 답이다-출간

퇴사와 파이어(FIRE)가 하나의 미덕처럼 여겨지는 시대에, 한 직장인이 "월급이야말로 무너지지 않는 구조"라고 말하는 에세이를 펴냈다. 도서출판 작가의집은 오는 6월 17일 김규철(필명 방하착)의 『월급이 답이다』를 출간한다. '23년차 월급쟁이가 아들딸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 저자는 책 인세의 1%를 유한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 책은 2016년 봄, 아버지를 떠나보낸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된다. 평생 땅만 보고 사신 아버지가 가꾸던 마당의 나무 앞에서 가위 한 자루조차 제대로 쥐지 못했던 40대 직장인은, 우연히 마주친 '야간 조경기능사 과정' 플래카드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그 한 번의 등록이 9년간 자격증 100개로, 6년간 책 300권으로 이어졌고, 무엇보다 '한 회사에 머무르는 사람'을 '한 회사 안에서 자라는 사람'으로 바꿔놓았다.


저자의 이력은 그 자체로 메시지가 된다. 강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를 나온 '수포자' 문과생은 건축·산림·안전·식품·농업·건설·측량 등 이공계 전 분야를 넘나들며 국가기술자격 53개를 포함해 자격증 100개를 취득했다.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평내호평역에서 ITX청춘에 오르는 통근길 4,320시간을 '움직이는 도서관'으로 바꿔 6년간 300권을 읽었고, 자격증 실전 후기로 시작한 네이버 블로그 '방하착 착득거'는 누적 방문자 179만 명을 넘어섰다. 주장에 머무는 여느 자기계발서와 달리, 이 책의 메시지에는 이미 살아낸 증거가 붙어 있는 셈이다.


회사의 시간과 개인의 시간이 겹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유한양행의 창업자 유일한 박사는 '기업의 이익은 사회에 환원한다'는 철학을 남겼다. 저자가 인세의 1%를 유한재단에 기부하기로 한 것은, 그 정신을 한 직원이 자기 방식으로 잇는 작은 실천이다. 회사의 100년과 한 직원의 23년이 같은 해에 겹치는 우연이 책에 남다른 무게를 더한다.


책의 핵심은 '4중 방어선'이라 부르는 노후 설계에 있다. 저자는 '월급쟁이는 현대판 노예'라는 SNS 속 속삭임에 다른 좌표를 제시한다. 월급은 견뎌야 할 형벌이 아니라 활용해야 할 자산이며, 그 위에 독서·자격증·기록과 함께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에 배당을 더한 '4중 연금' 구조를 세우면 어떤 폭풍에도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정 종목을 권하는 책이 아니라, 누구나 제도 안에서 따라 세울 수 있는 구조를 보여주는 책이라는 점에서 차별점을 갖는다.


성공담만 담지도 않았다. 굴착기 실기 시험에 두 번 떨어진 기억, 한 투자에서 스스로 세운 원칙을 어겼던 부끄러운 밤까지, 실패의 기록이 책의 진실성에 무게를 더한다. 저자는 "이 책은 떠나지 못한 사람의 변명이 아니라, 떠나지 않기로 한 사람의 기록"이라고 말한다.


『월급이 답이다』는 직장인 자기계발서의 외양을 하고 있지만 본질은 한 통의 편지다. 매일 같은 길로 출근하는 직장인 본인은 물론, 그런 아버지를 곁에서 지켜본 자녀에게 건네는 안부이자 응원이다. 거창한 성공담이 아니라 평범한 하루를 23년간 쌓아 올린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로, 오늘도 새벽 알람에 무거운 몸을 일으키는 직장인들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전한다.


작성 2026.06.22 14:31 수정 2026.06.2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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