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에서 길어 올린 가능성, 이끼로 미래를 심다… 양평 청년농부 최나래의 도전

이끼 재배와 치유농업을 연결한 청년 창업가의 성장 기록

오아시스 이끼농장, 수많은 시행착오를 넘어 전국 공방 네트워크를 만든 상생 경영

탄소중립과 자연 치유를 잇는 새로운 농업 콘텐츠의 탄생

자신의 이름으로 세상에 남을 가치를 만들겠다는 결심이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경우가 있다.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에서 오아시스이끼농장을 운영하는 최나래 대표 역시 그러한 선택의 주인공이다. 대규모 자본이나 화려한 시설 없이도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에서 시작된 도전은 오늘날 이끼 재배와 치유농업이라는 독특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작은 생명체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다

 

최나래 대표는 처음부터 농업을 목표로 한 창업가가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상품과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열망 속에서 오랜 시간 진로를 고민했다. 공장 설립이나 대규모 생산 체계를 갖추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지만, 그는 이를 포기의 이유로 삼지 않았다. 대신 가장 근본적인 생산 기반인 토지에 주목했다.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믿음, 그리고 정성과 노동이 더해지면 반드시 결과로 이어진다는 확신이 새로운 출발점이 됐다. 수개월 동안 다양한 아이템을 검토한 끝에 그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이끼였다.

 

이끼는 화려하지 않다.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천천히 자라지만 생태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식물이다. 최 대표는 그 강인한 생명력에서 자신의 미래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후 시범 재배와 연구 과정을 거쳐 2025년 2월 양평 지역 농지를 임대하며 본격적인 재배에 나섰다. 작은 시작이었지만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문전박대와 실패를 넘어 농장의 뿌리를 내리다

 

창업 초기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청년 창업 지원 제도를 활용해 준비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예상보다 높은 장벽이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이끼 재배에 적합한 토지를 확보하는 일은 가장 큰 난관이었다.

 

습도와 토질, 주변 환경 조건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는 특성상 적절한 부지를 찾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경험이 부족한 청년 농업인에게 토지를 임대하려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여러 차례 거절과 실패를 경험하면서 사업 지속 여부를 고민하는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최 대표는 현장을 포기하지 않았다. 직접 발로 뛰며 사람들을 만나고 농장의 비전을 설명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양평군 양서면에 안정적인 재배 기반을 마련하며 오아시스이끼농장의 토대를 구축할 수 있었다.

 

생산을 넘어 작품으로, 이끼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다

 

최나래 대표가 주목받기 시작한 이유는 단순히 이끼를 재배하는 데 머무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농산물을 판매하는 전통적인 방식 대신 이끼를 활용한 생활예술 콘텐츠 개발에 집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반려돌 이끼집과 이끼볼이다. 자연 소재와 감성적인 디자인을 결합한 작품들은 박람회와 전시회 현장에서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식물과 예술, 인테리어를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로 평가받으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자신이 축적한 노하우를 독점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공방 운영자와 플로리스트, 문화센터 강사들에게 이끼 활용 기법과 제작 과정을 적극적으로 공유했다. 이러한 상생 중심의 접근은 자연스럽게 협업 네트워크를 형성했고, 결과적으로 오아시스이끼농장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치유농업과 탄소중립을 연결하는 새로운 도전

 

최 대표가 이끼를 선택한 이유는 경제적 가치만이 아니다. 그는 이끼가 가진 환경적 의미에도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이끼는 성장 과정에서 탄소를 흡수하고 자연 생태계 보전에 기여하는 식물로 알려져 있다. 오아시스이끼농장은 고객들이 작품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체감하고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작은 식물을 돌보는 경험이 곧 자연과 연결되는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를 위해 최 대표는 현재 체험농장 전문가 과정과 치유농업사 양성과정을 병행하며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단순한 체험 프로그램 운영을 넘어 환경 교육과 정서 치유를 결합한 콘텐츠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

 

오아시스이끼농장이 전달하는 가장 큰 가치는 역설적으로 ‘쉼’에 있다. 최 대표는 농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성과나 결과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이끼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그가 강조하는 ‘이끼멍’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는 경험이다. 자연이 가진 느린 호흡을 바라보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은 현대인에게 새로운 치유의 방식으로 다가가고 있다.

 

양평의 작은 이끼농장에서 시작된 최나래 대표의 도전은 단순한 창업 이야기를 넘어선다. 이는 자연과 사람, 환경과 교육, 생산과 치유를 연결하려는 새로운 농업 모델에 가깝다. 아직 성장 과정에 있는 청년 농업인이지만, 끊임없는 학습과 실천을 통해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오아시스이끼농장이 앞으로 보여줄 변화와 가능성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최나래 대표는 이끼 재배를 기반으로 예술 콘텐츠와 치유농업을 접목한 새로운 농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친환경 가치와 교육 콘텐츠, 탄소중립 인식 확산까지 연결되는 활동은 지역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청년 창업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작성 2026.06.21 21:51 수정 2026.06.21 21:51

RSS피드 기사제공처 : 농업경영교육신문 / 등록기자: 김선주 수석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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