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메마른 일상에 따뜻한 '시(詩)그널'을 켭니다. 행간에 담긴 마음의 떨림 속에서 바쁜 일상에 잊히기 쉬운 '인권과 존엄'의 가치를 발견합니다. 인권온에어가 전하는 詩 한 편이 당신의 오늘에 다정한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얽힘과 마주하게 됩니다. 복잡하게 꼬여버린 인간관계, 도무지 진척이 없는 일, 그리고 밤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무거운 걱정들까지. 어떻게든 예쁘게 풀어보려고 이리저리 당겨보지만, 얄궂게도 매듭은 더 단단하게 조여오고 애꿎은 마음만 다치게 할 때가 있습니다.
밤을 지새우며 끙끙 앓아도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는 순간, 과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끝까지 붙잡고 있는 것만이 능사일까요? 여기, 엉킨 실타래 앞에서 주저하며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는 우리에게 아주 경쾌하고도 따뜻한 처방전을 건네는 시가 있습니다.
해결법
얽힌 매듭
한참 고민하다
잘랐다
고민이
잘렸다.
_오명화
오명화 시인의 '해결법'은 불과 몇 줄의 짧은 문장 속에 삶을 관통하는 묵직한 통찰을 담아냅니다. "얽힌 매듭 / 한참 고민하다 / 잘랐다"라는 담백한 구절은,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것에 억지로 연연하며 스스로를 괴롭혀왔는지 거울처럼 비춰줍니다.
우리는 흔히 꼬인 매듭을 인내심을 가지고 '푸는 것'만이 올바른 정답이라고 배웁니다. 끊어진 인연은 나의 실패인 것 같고, 도중에 포기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 여기며 기어이 자신을 옭아매곤 하죠.
그래서 피가 통하지 않아 하얗게 질려가는 마음을 부여잡고, 끝끝내 그 단단한 덩어리를 풀어내려 안간힘을 씁니다. 하지만 시인은 가만히 어깨를 토닥이며 아주 명쾌하게 말합니다. 때로는 과감하게 '자르는 것'이 나를 살리는 가장 완벽한 해결법이 될 수 있다고 말입니다.
"고민이 / 잘렸다"는 마지막 구절은 가슴 한구석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매듭을 싹둑 자르는 순간 가위를 쥔 손끝으로 전해지는 통쾌한 감각처럼, 우리를 짓누르던 무거운 고민도 단숨에 바닥으로 떨어져 나갑니다.
그것은 결코 비겁한 회피나 포기가 아닙니다.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해, 나라는 사람의 온전한 가치와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내리는 가장 적극적이고 용기 있는 결단입니다.
오늘, 당신의 마음을 답답하게 옥죄고 있는 풀리지 않는 매듭이 있습니까? 아무리 피나게 노력해도 풀리지 않는 관계나 깊은 고민이라면, 이제 마음의 가위를 꺼내 들어보세요. 나를 아프게 옭아매는 낡은 매듭을 과감히 잘라내고, 한결 가벼워진 존엄한 내일을 향해 첫걸음을 내디뎌 보시길 바랍니다.
시인 소개

국문학을 전공하여 언어의 아름다움과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일에 깊이를 더해왔습니다. 동네 작은 도서관과 독서문화 현장에서 프리랜서 강사로 활동하며 책과 사람을 잇는 따뜻한 다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USK 수원어반스케쳐스로 일상의 소박한 풍경을 도화지 위에 머물게 하고, 한국감성시협회 아하시 1기 과정을 수료하며 삶의 번뜩이는 깨달음을 시어(詩語)로 빚어내고 있습니다. 읽고, 쓰고, 그리는 모든 순간이 창작소가 되기를 꿈꾸며, 공저 시집 『오늘도 아하!』를 통해 세상에 다정한 위로를 건네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