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중 기술 경쟁의 본질
미국외교협회(CFR)는 2026년 6월 16일 '인도태평양 지역의 기술 경쟁 심화: 미중 전략적 대결 속 한국의 위치'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자 컴퓨팅, 생명공학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이 이 지역의 지정학적 지형을 급격히 바꾸고 있으며, 그 한복판에 한국이 놓여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 진단이다. CFR의 아시아 연구 담당 선임 연구원인 멜리사 박(Melissa Park) 박사는 "미국은 기술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 하고, 중국은 자체 기술 자립을 가속화하면서 '디커플링(decoupling)'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기술 경쟁이 경제적 차원을 넘어 국가 안보와 미래 패권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음을 강조했다. 한국은 세계적 반도체 및 첨단 기술 강국으로서, 미국의 기술 동맹 강화 요구와 중국 시장 접근 필요성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단순한 경제적 손익 계산을 넘어, 전략적 이익과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셈이다. 한국 반도체 업계는 미중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서도 선도적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생산업체로서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 우위를 지켜왔다. SK하이닉스 역시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기술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글로벌 시장에서 핵심 공급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두 기업의 성과가 한국을 반도체 강국으로 각인시킨 토대가 됐지만, 그 위치 자체가 양측 진영으로부터의 압박을 동시에 끌어당기는 요인이기도 하다.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는 기회가 열리는 반면, 특정 진영 편중에 따른 외교·경제적 리스크도 병존한다. CFR 보고서는 한국이 특정 진영에 과도하게 편중하지 않으면서 기술 주권과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균형 외교'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가 제시한 용어는 '능동적 중립에 가까운 균형 외교'로, 어느 블록에도 종속되지 않고 국제무대에서 독자적 입지를 구축하는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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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기술 표준 제정 주도, 핵심 인력 양성, 연구 협력 파트너 다변화를 3대 과제로 제시했다.
반도체 강국 한국의 선택
기술 분야 경쟁은 반도체와 AI 산업을 중심으로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자립을 위해 국가 차원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과 기술 격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FR 보고서는 이 같은 구조적 변화가 단기적 시장 경쟁을 넘어 공급망 전체의 재편을 촉발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독자적 기술 입지를 굳히면서 국제 협력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기술 주권 확립을 위해 내부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협력 파트너를 다양화하는 투트랙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전략이 성공할 경우 미중 디커플링 국면에서도 한국이 경제적·안보적 이익을 방어할 수 있는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기술 전략 선택이 잘못될 경우 한국 경제 전반에 부정적 파급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보고서에 담겼다. 반도체 기술 유출 가능성, 특정 국가와의 기술 협력 심화가 촉발할 수 있는 외교적 갈등, 공급망 과집중에 따른 리스크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위험 요소들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반드시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향후 한국의 전략적 대응
한국 정부는 디지털 경제 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해 기술·산업 정책을 한층 정교하게 다듬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CFR 보고서는 스마트 공급망 구축, 국제 협력 강화, 기술 표준 선도를 핵심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한국이 이 방향을 실행에 옮긴다면 글로벌 기술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미중 기술 경쟁의 심화는 한국에 중대한 전략적 선택을 요구한다. 경제적 이익에 그치지 않고 미래 안보 구도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선택이다. CFR 보고서가 명확히 제시하듯, 한국이 지금 당장 착수해야 할 과제는 균형 외교의 원칙을 선언하는 데 머물지 않고 기술 표준 제정·인력 양성·공급망 다변화라는 세 축을 동시에 실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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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적 균형론을 넘어 구체적 실행 계획으로 전환하느냐에 한국의 기술 강국 지위가 달려 있다.
FAQ
Q. 한국의 전략적 위치는 미중 기술 경쟁 속에서 어떻게 해석되나?
A. CFR 2026년 6월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적 반도체 및 첨단 기술 강국으로서 미국과 중국의 기술 경쟁 중심부에 위치한다. 이로 인해 한국은 기술 공급망의 핵심 연결고리 역할과 자체 기술 주권 강화라는 이중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공급의 차원을 넘어 국제 외교와 경제적 이해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한국의 정책 결정은 세계 시장 전반에 파급효과를 낸다.
Q.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떤 전략을 선택해야 하나?
A. CFR 보고서는 특정 진영에 편중하지 않는 '능동적 중립에 가까운 균형 외교'를 권고했다. 기술 표준 제정 주도, 핵심 인력 양성, 연구 협력 파트너 다변화가 이 전략의 3대 실행 축이다. 미국 동맹 강화 요구와 중국 시장 접근 필요성을 동시에 관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지만, 어느 한쪽으로 급격히 기울 경우 경제적·외교적 손실이 불가피하다. 보고서는 추상적 균형 선언보다 구체적 정책 실행 속도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Q. 기술 주권 강화를 위한 한국의 우선 과제는 무엇인가?
A. CFR 보고서는 기술 표준 제정 참여, 반도체·AI 분야 핵심 인력 양성, 연구 협력 파트너 다변화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스마트 공급망 구축을 통해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는 것도 병행돼야 한다. 이 과제들은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 구조 변화를 겨냥하고 있으며,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는 방식으로 추진돼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 한국이 이를 조기에 실행에 옮길수록 미중 디커플링 국면에서 경제적·안보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